작년 요맘때 전.. 12 년만의 사고를 겪었습니다.
서강대교 여의도쪽에서 신촌쪽을 향해 출발하는데, 검정색 RX7 한대가 좌우미러에 걸치면서 풍차돌리기(?)를 하더군요. 처음엔 신경 안쓰다가.. 노면이 좀 젖어있길래, '터무니없이 차이나는 가속력이지만 브레이킹 타임을 늦추면 다리끝에선 잡을수도 있겠군..'이란 교만한 생각을 한거죠.

서강대교는 텅 비어있고, 서서히 스로틀을 열었습니다. FD는 훨씬먼저 중반을 지나 끝단에 이르르며 속도를 줄여가고 저는 계속 스로틀을 연 상태.. 평상시엔 일차 내리막 전에 브레이킹을 해주는데, 워낙 길이 비었길래 그대로 통과 FD를 추월해 2차선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2차 내리막에 접어들며 신호대기에 엄청난 차들이 줄지어 있는겁니다.

2차선으로 바꾸면 대기줄이 좀 짧아 정지가능 거리가 될듯했으나, FD 가 들어오려 바로 뒤에서 주춤거리길래..자칫 대형사고 예감.. 후미차량이 훨씬 가까운 3차선에 그대로 정지해보겠다고 판단했습니다. 노면은 촉촉하고 ABS가 없어, 최대한 락을 피하려 답력을 조절하는데.. 과속방지용 빨래판이라 불규칙한 그립으로인해.. 미끄러지면서 먼저 오른쪽 난간에 긁히고 좌측으로 나왔지만, FD 와의 충돌을 피하려 끝까지 2차선으로 들어가지않고, 조수석의 동료가 다칠까봐.. 운전석으로, 정지한 스타렉스의 우측 후미를 강타했습니다.

정지거리가 2,3 미터만 더 되었어도 피할수있는 상황이긴 했지만,  당시 사고는.. 12년간 별사고없이 운전했던 축적된 자만심이.. 일순간에 깨지는 계기였죠. 경기중 조차도 무사고, 무접촉을 추구하던 바였고, 클럽동료들에게도 항상 자숙할껄 권유..조언.. 나 스스로 스포츠드라이빙 중, 단한껀의 사고도 만들지 않는걸로 증명하려했는데.. 순간의 호기가 여지없이 오랜 자존심을 무너뜨려 버렸답니다.



지멘스의 테스트드라이버인 옛선배는, 수천번의 테스트드라이빙.. 수십번의 메이커 시승을 했는데, 50번 이상의 사고가 났고.. 잡지사에선 하도 비싼차를 잘 망가뜨려 블랙리스트에 오를 정도.. 운전을 정말 잘했지만, 프로토한 차들을 몰다보니 자연히.. 사고에 익숙해져 버렸답니다. 사고여파로 식사할때도 손을 떨었죠.

레이서초기때 라이벌이였던 팀동료는 공도트레이닝때, 항상 무리하게 제차를 추월하려는 습관이 있었는데, 순간적으로는 빨랐지만.. 경기에 출전하면 꼭 뒤집히거나 리타이어해 한번도 완주하지 못했고, 실제 랩타임도 저보다 느렸습니다. 결국은 공도에서 갈비뼈와 턱이 손상되는 큰 사고후, 레이싱을 접게되었지요.

주변의 매니아들과 달리기를 해보면, 순간순간.. 오버페이스로 빈번한 사고를 겪는 사람들을 봅니다. 중미산이나 남산..북악등의 단체 드라이빙때도, 꼭 한껀씩 하는 사람이 발생하는데, 의도되지 않은 사고여도.. 소지가 있는 드라이버는 눈에 보이기도 합니다.

대학땐 오프로드용 바이크를 탔었는데, 친구가 변심한 애인을 잡으러 간다고 애절하게 빌려달라는 바람에 할수없이 빌려줬더니, 갈비뼈가 부러지는 큰사고가 나서 바이크는 박살나고 친구의 어머니로부턴 원망을 듣고.. 그 친구와는 안만나게 되는 아픔을 겪은적도 있습니다.


문제는..이런 오버페이스로 인한 사고가..
자기차에 한정될때, 큰 부상만 없다면 긍정적인 경험이 되기도 하지만.. 다른오너의 차일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다른 오너의 차를 아예 운전하지않으면 좋겠지만, 스티어링휠을 빌려주는건 우정과 신뢰의 단면이기도 해서, 우리는 믿는 친구에게 차를 운전해볼것을 흔쾌히 권하기도 합니다.

자신이 타차량을 운전해도 보상이 가능한 경우나, 상대차량이 누구나 보험에 가입되어있지 않다면.. 운전을 하지않는것을 원칙으로 하는게 꼭 필요하고,  부득이 운전하게 되는 상황이라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해 최악의 상황에 꼭 대비해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스킬이 뛰어난 드라이버여도, 스티어링을 무조건 맡기는건 상대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운전을 안해보일수도 없고, 스킬의 차이를 증명 또는 지도하려면 한계영역까지 몰아부치게 될수도 있으니까죠..



베스트모터링의 '마이카배틀' 코너에서도.. 쯔지아나 최고 드라이버들이 랩타임에 도전하는 오너와 같은차로 배틀했을때, 아주 미미한 랩차이거나 때론 오너보다 느릴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익숙하지않은차를 탔을때 적응시간이 부족할 경우는, 자신의 차처럼 손바닥 보듯이 운전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스킬 수준이 높은 드라이버라면, 한수 보여주기위한 운전에서도.. 가시적으로 증명하려는 마인드에서 어느정도 욕심을 비워야하며, 타인의 차를 동승하여 운전할때는 한계치보다 아껴주려는 태도를 갖는게 옳다고 봅니다. 이는..공식적인 시승에서는 보험등의 준비가 잘되어있어 운신의 폭이 넓지만.. 동료나 지인의 차인 경우는 한결 주의해주는 신중한 모습이 하나의 매너이기 때문이죠.

드라이빙 스킬을 업시켜 라이벌을 추월하는건 어렵지않지만, 드라이빙과 관련된 드없이 넓은 영역에서 순간적인 욕망..영웅심..우월감..자만심..과시욕과 싸워 지속적으로 승리하기는.. 정말 오랜시간이 걸리고 힘든 일인것 같습니다.


깜장독수리..


* 제 업무(Auto lease & Deal) 관련 홈을 어제 오픈했습니다.
본업은 fine artist 이지만, 전업이 아니여서 생계와 성취를 위해 2년전 교육사업을 정리하고 뛰어든 후.. 그간의 경험으로 체계적인 사업으로 발전시켜볼 계획중입니다. 기존의 상업적인 싸이트와 좀 차별화 하고싶은데..아직은 준비가 미흡해서 열심히 노력해볼 생각입니다. 회원님들이 가끔 들려주시면 큰 힘이 될것 같습니다. 실질적인 도움도 드릴거고요..

홈 주소는 www.leesauto.co.kr 이고,상단의 제이름옆에 링크되어 있습니다.
꼭 한번 들려주시고..격려,조언,정보..많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