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기를 잘못해서...ㅠㅠ

폭우속에서 5박6일의 휴가를 즐기고(?)

어제 첫 출근을 하기 위해 주차장에 휴가기간 중 장기주차(?)되어있던

출퇴근용 마티즈로 다가가는 순간...

웬 왕거미 한마리가 내 마티즈 조수석 백미러와 옆의 이엪소나타와의 사이에

아주 큼지막하게 거미집을 지었더군요.. 뽀대 작살 왕거미집...보신분은 아실겁니다.

속으로 재섭서...투덜거리면서.. 거미집을 털려다가 맨손이고 별 뾰족한 수가 없어

그냥 차를 출발시키면 자연히 떨어져 나가겠지... 생각하며 운전석에 앉았네요

회사까지는 편도 50키로.. 상당히 장거리죠. 고속도로 구간만 20키로 정도 됩니다.

집을 나서고 3번째 신호쯤 되었을까... 우측 차선변경을 위해 조수석 백미러를 보는 순간

헉... 왕거미가 백미러에 달린 줄에 의지해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겁니다.

그때부터 엄청 신경쓰이기 시작...차가 좀 달리기 시작하면 맞바람때문에

자연히 떨어져 나가겠지... 기대하면서 계속 힐끔거리게 되더군요.

시속 60~80을 오가며 고속도로 입구를 향해 10여분간을 달리는데...

아... 그런데 이 넘이 공중에 매달린채로 엄청 흔들거리며 춤을 추면서도

떨어질 생각을 안하네요.

더구나 잠시 신호대기 중에 백미러 거울에 완전 붙어버리는 절정의 안전지대

대피 신공까지 구사하네요.. 이래버리면 맞바람 받기는 완전 틀린거라

신호대기 중에 열심히 수동식 백미러를 흔들어 거미를 다시 공중에 매달리게

떨쳐버렸죠..

그래? 그럼 고속도로에서 보자구...

드디어 톨에서 카드를 뽑아들고.. 가속 시작..

램프에서 본선 합류하면서 계기판은 140을 가리키고 거미는 백미러와 수평이 되면서 고무

줄 튀듯 눈에 윤곽만 보일 정도로 엄청 흔들리더군요.

곧 떨어질껴...ㅎㅎ

근데 흔들리고만 있네요...OTL

거의 120~140을 오가며 10분을 달렸거늘.. 톨에서 요금낼때 느긋하게 백미러 밑에서

흔들흔들... 아.. 짜증 지대로 나데요..

결국 50키로 회사 도착할때까지 못 떨쳤습니다.

너 진짜 질기다.. 주기삘래다가 내가 함 봐준다..

이러면서 차에서 내리면서 차안의 메모지를 접어

거미를 종이위에 얹어서 대여섯 걸음 떨어진 곳에다가 확 뿌렸죠..

거미는 주차장 바닥에 가볍게 안착하고...지쳤는지 꼼짝도 안하더라구요..

그냥 회사에 들어와서 잊었습니다.

퇴근하고....

오늘 아침 출근하면서...

회사앞의 지정주유소에서 공짜 자동세차를 하고 나와서 간단한 청소를

하는데..

헉... 어제의 그 왕거미가 내 차에 그대로 달라붙어있는 겁니다..

진짜 황당하더군요..아마 줄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았던듯..

어제 왕복 100키로에 오늘 편도 50키로에..총 150키로...

그리고 자동세차기의 엄청난 폭우와 수세미 걸레질속에서..

차에 붙어있다는게...

옆의 풀숲쪽으로 왕거미를 던져주면서...

왕거미의 생명력에 경탄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자동차 고속주행 맞바람이 머 별거 아닌것 같네요...거미보니깐..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