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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10시에 주행하면서 겪은 일 입니다.
일전에 몇번 말씀드린데로 강원도 인제에서 공중보건의 생활을 하게되었고, 제가 살게된 곳은 인제읍내입니다.
번화가라고 하지만, 하나로 마트이외에는 큰 마트는 별로 없고, 하나로 마트도 다른 지역과 다르게 식료품만 판매하는
곳입니다. 가전이나 생활용품은 미리 신청하면 횡성에서 가지고 온다네요..
어제도 부족한 생필품 보충 겸 춘천에 있는 홈플러스를 다녀오기로 하고, 10시가 조금 넘어서 춘천으로 출발했습니다.
가로등이 없는 길이다 보니 시간대가 약간 부담이 되긴하지만, 중앙 분리대가 생겨서 위험도도 좀 줄어든 편이고
몇차례 야간 주행을 해본 길이라 자신감을 갖고 그냥 출발했습니다.
과학화 전투훈련단을 조금 지났을 때인가...
전방에 대형 트럭 높이 정도의 후미등이 보이는데.. 운전자쪽 후미등이 망가졌는지.. 교통안내할 때 쓰는 막대형
경광등을 붙여놓았더군요..
주변 군의관들 이야기를 들으면 요새 뒤숭숭하면서 훈련도 많아지고 새벽 비상도 많았다고 하길래
군병력을 후송하는 큰 트럭인줄 알았습니다.
제가 속도를 좀 내서 그런지 조금 뒤에는 경광등을 위아래로 약간씩 흔들더군요...
이때 쯤에서는 훈련 병력 수송 트럭이 맞고, 트럭 짐칸에 탄 장병이 고장난 후미등 대신에
경광등을 흔드는 거라고 확신을 했습니다.
트럭은 2차선에서 주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큰 트럭의 그림자가 시야를 계속 가리는 터라
트럭 보다 앞질러 나가려고 하는 순간. 깜깜한 가운데에서 경광등 불빛이 제 차선으로 확 뛰어 들더군요..
저는 순간 트럭에 앉아있으면서 경광등을 흔들던 사람이 1차선으로 뛰어내렸다고 판단.
급 브레이크.. ABS와 함께 덜덜 거리면서 타이어 타는 냄새가.....
뒷차가 있었으면 아마 100% 후방 추돌로 이어질뻔 했습니다.
소름이 쫙 돋고 심박이 막 치솓는데,
확인을 하니 군용 트럭도 아니고, 나무를 뽑아서 싣고 가는 트럭이었는데.. 나무가 워낙 크다 보니
뒷차가 조심하도록 나무 가지 끝에 경광등을 매달아 놓은 것이었고, 나무가 휘청휘청하면서 제 차 쪽으로
경광등이 순간 튕긴 것이구요..
등에 한줄기 땀이 쭉 흐르면서 안도의 한숨을 푸욱..
늦은 시간에 그 대형 화물을 어두운 도로로 이송하다보니, 나름대로 표식을 한 것 같은데..
덕분에 저는 십년 감수한 셈이 되었네요...
혹시 가로등 없는 도로에 경광등이 흔들거리면 모두들 조심하세요~
아 큰일날뻔하셨네요. 저도 지난번 5월 22일에 인제 덕산리(합강) 갔다가 비오는밤 11시에 서울로 오는데 진짜 긴장되더군요. (저번 댓글달았다시피 인제에 친척집이 있어서요) 밤이 늦어서 빨리 집에 복귀하려는 욕심에 빗길 국도를 시속 100키로로.
그래도 지운님말씀대로 예전에 비하면 요즘은 아우토반이죠. 한 13년전에 44번국도이용하여 서울-인제를 주로 다녔는데 소양강따라있는 와인딩을 달리다보면 중앙선 넘어오는 차들도 꽤 있었고 오르막블라인드코너끝이 강인접 절벽이라 진짜 스릴만점(??)이었죠. 또 밤에는 너무 어두워서 무섭기까지.
명절때 고향 강릉갔다가 길막힐까봐 강릉-한계령-인제-홍천-양평-서울 루트도 꽤 다녔었고 운두령루트 (강릉-진부-운두령-인제-서울)도 종종 이용. 매니아들은 일부러 찾아가는 와인딩을 명절때 어쩔수없이 즐겼어요. ^^;
15년전 쯤
호남고속도로로 문상갔다가 새벽1시경 올라오는데
커브를 돌아나오니 앞에 희미한 무언가가.....
?60으로 달리는 와중이라 브레이크 생각도 못하고 무언지도 잘 보이지도 않는 상황에서 차선을 변경하여 피했는데
자나면서 보니 다름아닌 군용색 낡은 호로(군용트럭용 천막) 이었습니다.
만약에 그 속도에서 높이가 80Cm에 폭이 1m되는 기름먹인 무거운 천 호로에 부딛혔다면
너무 놀라 순간 별생각이 다 났었습니다. 생각만 해도... 쩝
그리고 한번은 브레이크등 고장난 5톤트럭 .... 차 한대 없는 곳에서는 공포 자체입니다.
그 이후로 블라인드 야간코너는 무조건 살살 댕깁니다.
그리고 추월전에는 항상 전방의 물체를 상향등을 이용해 확인하고 지나갑니다.
이상! 참조하시고 안전운전!!!
3년째 공보의 생활을 하면서.. 확실히 깨달은건...
밤엔.. 나다니지 말자 입니다.^^
시골길은... 밤엔.. 정말 ㅎㄷㄷ하더군요.

횡성으로 일다니다 보면 정말 커다란 나무를 운반하는 트럭을 자주 만납니다.
6번국도의 커브에서 적재함밖으로 10m넘게 나무가 나오게 적재한 트럭을 만나서 마치 싸대기를 때리듯 내차를 때리고 지나간 기억은
정말 아찔합니다. 교통량이 적은 심야에 이동하지만 진땀 나오게 합니다.

서두에 경광등 얘기 보고, '나무실은 차 같은데?' 했는데 역시 그랬군요. 웅..
그러고 보니 예전엔 편도 1차선 지방 도로를, 밤중에 추월까지 연신하면서 잘도 돌아다닌거 같아요. 밤중 와인딩에서 좋은점은.. 헤드라이트 빛으로 인해, 블라인드에서 대향차량을 주간보다 더 일찍 발견하고 준비할 수 있는 부분 같습니다. 평소에도 마찬가지지만,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을때는.. 모든 경우의 수를 머릿속으로 미리 상상하며 달리는 것만으로도 한결 안전한 드라이브가 될 수 있는것 같습니다.
어제 저도 10시정도에 44번 국도 인제를 지나고 있었는데 말씀하신 긴 나무를 5톤 정도의 트럭이 싣고서 나뭇가지 맨 뒤에 경광등을 달아놓았더군요. 그래도 인제부터 양평까지 쭉뻗은 4차선 도로라 옛날보다는 훨씬 덜 시껍한 것 같습니다. 미시령부터 홍천까지 편도 1차선으로 가로등도 없이 마주오는 차에 눈부시면서 4시간 이상 달렸던 경험은 지금은 다시 하라고 해도 못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