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앞쪽에 1,2로 나뉘어져있던 글의 정리 편 정도 됩니다. 중간에 딜러에서의 중고차 이야기 때문에 2번째 파트가 약간 주제를 벗어 나긴 했었지만, 하고 싶었던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일이 바빠서 정리를 못하고 있다가, 요즈음 또 '유지 보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길래 꼭 정리를 한번 해야 되겠다 생각이 들어서 부랴 부랴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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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길이 잘들게' 하려면 새차 출고후 1천킬로 정도 까지는 3천 RPM이상으로 엔진 회전수도 올리지 말고, 1천 킬로에 오일을 갈고 그때부터 수동 변속기차들은 1단 4천 5백 RPM으로 10분, 2단 4천 5백 RPM으로 10분 등등으로 달려주면 차가 길이 잘 들어서 밟아 주는데로 나간다 하는 낭설이 있었습니다.


물론 아무런 이유가 없는 말들은 아닙니다만, 과연 '길이 잘든차'의 기준은 뭘까요?


'잘 나간다', '기름 안 먹는다', '차가 조용하다' 등등 여러가지 기준이 있으실겁니다. 


일본쪽의 글중에 하나에서는 이런식으로 '길이 잘든' 차들을 '영점이 다른' 차라고 표현 하기도 합니다. 각 부품간의 벨런스등이 잘 맞아 떨어져서 동일한 차량(엔진) 인데도 대량생산에서 이루어지지 못하는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써서 만들고 조절한 차량이라고 표현하면서 이건 단순하게 '차를 사서 길을 잘 들인' 차라기 보다는 '아주 만들때 부터 다른 차원의 차량'에 가깝게 표현을 하더군요.


저보다 차에 대해 아주 잘 아시는 분들이 더 많이 계시겠지만, 주제 넘게 제가 한마디 하자면, '잘 길든' 차와 '잘 만든' 차는 확실히 다릅니다. 그런데, 일본쪽 글에서 설명 한것 처럼 '만들때 부터 신경 써서 만든 차' 가 제가 이야기 하는 '잘 만든' 차는 아닙니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들은 아주 차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이 보시면 이해가 좀 어려우실 수도 있습니다. 궁금하시면 덧글등으로 의견을 나눠 주시면 좋겠습니다.)


먼저 '잘 길들어진' 차에 대한 이야기 부터 해보지요. 영어로는 Bed-in 내지는 Break-in이라고 하기도 하고 약간 성적인 용어로 Pop the cherry (처녀막이 터진) 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이 '길들였다'라는 표현은 사실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것처럼 채찍으로 쥐여 때리고 먹을것 줘가면서 하는 '동물을 길들이다' 라는 표현보다는 '쇠를 길들이다'라는 표현에서 시작됩니다. 이건 주부님들이 잘 아실 만한 표현인데요, 흔히 '무쇠 솥' 같이 '주물' (틀에 뻘겋게 달아 오른 쇠물을 부어서 특정 형태를 만들어 내는 방식) 로 만들어진 제품들은 매일 매일 쓰기 전에 살살 달궈서 몇번을 식혔다가 하는 방법을 반복하면서 '길들여서' 쓰지 않고 갑자기 열을 받거나 하면 순식간에 반쪽이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동차의 엔진등도 이런 '주물' 방식으로 만들어 진 제품이기 때문에 '길들인다' 라는 표현을 쓰게 된것이죠.


 같은 년식, 같은 모델, 같은 엔진/미션의 차량을 타보아도 분명히 차마다 다른 느낌이 듭니다. 여기서 다른 차들보다 특이하게 엔진이나 미션의 반응성이 좋거나, 연비가 잘나오거나, 조용한 차량등 적어도 이중 한가지 이상이 차이가 나고, 나머지 부분이 '중간 이상 가면' '길이 잘 들었다' 라는 이야기를 쓰게 됩니다.


예를 들어 보지요. 한번은 2004년식 9만마일 뛴 사브 9-3 아크 6단 수동 차량을 잠시 타고 다닌적이 있었습니다. 이 차량을 타기 1년 전에 동일한 년식의 동일한 엔진/미션의 3만 마일 뛴 차량을 타고 다닐때 고속도로에서 80마일 정도 정속 주행하면 91옥탄가의 기름을 넣고 36~38MPG정도의 연비를 가졌었습니다. 그런데, 마일리지가 훨씬 많은 이 차량을 타면 에어컨을 키고도 동일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어도 최소 42~44MPG정도의 연비를 얻었습니다. 


이 차의 제로백도 괜찮았습니다. 수치상으로 평균 0-60마일에 7.2초 정도가 나와야 하는데, 실제 차량의 제로백은 16인치 타이어를 장착하도고 7초 정도가 나왔거든요.


결국, 너무 신기한 나머지, 이 차량을 다른 연구때에 '연구 차량'으로 분해를 시작했습니다. 엔진,미션을 비롯해서 각 베어링의 마모도와 모든 부품의 오리지널 여부 (제조 날자와 비교해서 3개월 이상 차이가 나는 부품), 그리고 각 부품과 새 부품과의 스펙 비교가 이루어 졌지요.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엔진의 실린더 내부를 비롯해서 트랜스 미션의 기어들과 휠 베어링까지, 구동계의 모든 마찰부분 부분이 설계상 스펙의 표준 한도 안에 위치 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보통 모든 부품은 설계상 특정한 수치가 정해져 있고, 여기에 어느정도까지의 오차를 인정해줍니다. 예를 들어 20센티 지름에 +-2밀리 미터 짜리 오차를 허용하는 부품이면 이 오차 한계를 넘어서게 되면 문제가 되는 겁니다. 20센티 2밀리를 넘어가는 지름이 되거나 하면 문제가 생겨서 이로 인해 소음이나 연비 등등에서 문제가 발생하던지 아니면 부품을 통째로 갈아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더군다나 원형의 이런 부품들 중에서 실제 차량을 조금 쓰다가 분해를 해보면 골고루 마모가 되어 있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흔히 말하는 엔진의 실린더 내부를 보아도, 원형의 지름을 재어 보면, 아무리 처음 나왔을때 완벽한 원형으로 제작 되어 나왔다고 해도, 쓰다 보면 대부분의 차량들은 완벽한 원형을 유지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엄연히 따지면 타원형 내지는 6각형, 18각형 등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골고루 마모가 되는 경우가 드물 다는 거죠. 그런데 그 차량은 거의 모든 부분이 원형으로 골고루 한계 안에 마모가 되어 있었다는 겁니다.


하다못해 휠 베어링을 뜯어서 그 안에 들어가 있는 구슬들의 지름과 그 구슬들이 굴러가도록 되어 있는 부분을 다 재어 보았는데 이 또한 거의 정확하게 원구형과 원형을 유지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브 시스템과 등등을 통해 혹 일본글에서 이야기 하던 '미디어용 차량' 내지는 '특수 목적 제작 차량'이 아닌가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결과는 절대 특수 목적으로 제작된 차도 아니고, 일반 라인에서 만들어져서 그냥 고객에게 인도 되었고, 이 고객이 '길을 잘들이고' '운이 좋았던 차' 였던 것이죠.


자동차에 대해서 조금 이해가 있으신 분들이면 제가 지금부터 드리는 설명이 좀 더 이해가 빠르시겠습니다만은, '길이 잘 들어진' 차가 되기에는 '운전자의 운전 습관'과 '운행 조건' '관리 조건' 등등이 다 연관이 있습니다.


흔히 아무리 전자 장비로 만들어진 차라고 하더라도 '길들이기'는 필요하다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저도 여기에 동감합니다. 옛날 '카뷰레터' 시절에는 '카뷰레터'의 조절만으로도 엔진의 반응성이 완전히 달라지던 시절이기는 했지만, 요즈음에는 컴퓨터가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학습해서 거기에 맞춰 최선의 방법을 찾아 내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자동차 자체가 '운송 수단'에 불과하면서 '쓰고 버리는 차' (Disposable) 차량의 개념이 더 심하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올겁니다. 


어지간한 차량의 엔진 리빌드를 하거나 미션등을 갈아야 한다면 그 시점에는 자동차 자체의 가치가 이러한 수리를 하는 비용과 맞먹거나 더 싸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쓰고 버리는" 개념으로 발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인데요.


이렇게 "쓰고 버리는" 차들 뿐만 아니라 "소장품"의 가치를 받는 슈퍼카라고 하더라도, '쇠로 만들어진' 차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길을 들이는' 행위는 당연히 필요하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흔히 말하는 '1천킬로 때의 엔진오일 교환'의 이유를 들때마다 이야기 하는 것이 '쇳가루' 입니다. 공장에서 나오고 나서 첫번째 오일 교환할때 자석을 데어 보거나 체등으로 엔진오일을 걸러 보면 이 안에 들어가 있는 눈꼽만하거나 더 작은 '쇳가루'가 엄청나게 섞여 있기 때문에 이 쇳가루를 빼내 주기 위해서 엔진 오일을 한번 바꿔 줘야 한다는 겁니다. 


이 '쇳가루'가 어딘가에 끼여서 실린더 내벽에서라도 흠집을 내게 되거나, 이렇게 '쇳가루'가 나올정도로 내부가 '깎여 나가는' 상황이므로 '쇠가 마모되고 깎여 나가면서' 나온 찌꺼기를 빼내고 새로 오일이라도 넣어주는게 좋지 않느냐 하는건데, 실제로 일반적인 대중 생산차들은 그렇지 않지만, 손으로 조립하는 셰보레 콜벳 엔진이나 BMW의 M 엔진, MB의 AMG엔진 생산 과정을 자세히 살펴 보면, 엔진 조립시에 집어 넣은 오일은 엔진 다이노를 거치고 나서 바로 오일이 교체 되고는 그 차량이 조립되어 다시 딜러나 PDI에 도착하면 차량을 최종 고객에게 전달 하기 전에 한번 더 교체 해주게 되어 있는 것을 보면 분명히 이유가 있는 방법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저는 '엔진오일 한번 바꿔 준다고' 길이 잘 든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조금더 파고 들어가서 이야기 해보죠, 자동차에는 엔진뿐만 아니라 트랜스 미션과 각종 조향 장치등 이 '쇠'로 만들어진 부품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이게 주행시에는 다 원으로 된 어떤 베어링 등에 연결 되면서 계속 회전하게 되는데요,(혹은 기어가 만나거나..) 이걸 각각 하나 하나의 주행 환경을 놓고 생각해보지요.


엔진이 시동을 걸리고 나면 피스톤이 실린더안을 왕복하게 됩니다. 다른 부품은 생각해보지 않고, 이 두개의 관계만을 놓고 생각해 보면, 흔히 '헤드 개스킷이 나가서 압축비가 새거나 냉각수가 들어오는 경우'나 '엔진 오일이 제대로 윤활을 시켜 주지 못하는 경우' 내지는 '스파크 플러그가 제대로 완전 연소를 시켜 주지 못해서 폭발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 경우'에 피스톤과 실린더 벽이 손상을 입고 마모를 당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실제로 요즈음의 차량들이 위에서 말씀 드린것 처럼 골고루 마모가 되지 않고 미세하게 수십각형의 다른 모양으로 마모가 되는것은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이건 단 한가지 만의 이유가 아닙니다. 적어도 두가지, 세가지의 이유가 합쳐져서 '완벽한 사건' (흔히 말하는 '퍼팩트 스톰')이 일어나는 사건이라는 거죠.


피스톤이 실린더 벽 안을 움직이고 휘발유와 공기가 들어와서 스파크 플러그가 불꽃을 튀거주는 순간, 스파크 플러그가 좀 오래되어서 불꽃이 덜 튀겨 주고, 냉각수가 냉각 효율이 떨어져 있는 데다가, 여름이라 외부 온도가 조금 높아져 있는 조건이고, 여기에 엉뚱하게 엔진 마운트가 마모까지 되어 있어서 변속기에서 변속이라도 한다 치면 (위의 부품들이 뭔지 아신다면, 엔진과 트랜스미션이 변속되는 순간에 얼마나 앞/뒤/좌/우로 요동 치는지도 아실겁니다.) 그 미묘한 순간 엔진전체에 상하 운동 뿐만 아니라 다른 축으로의 힘이 걸립니다. 바로 이 순간 실린더 벽에 미세한 마모가 생기면서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미세한 흠집이 생기게 된다는 거죠. 그리고 이 미세한 흠집으로 인해 연비가 영원히 0.2% 정도 나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게 수백번 계속 되면서 쌓이게 되면 눈에 보이는 차이가 생기게 되는 거구요.


다른 부품을 보죠, (위에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 분들을 위해서…) 휠 베어링이라는 부품이 있습니다. 휠 뒤쪽에서 엔진과 트랜스미션에 나온 구동축이 휠/타이어와 연결되는 곳에 구슬등이 이 차축을 들러 싸고 있고 이 베어링이 차축을 차에 고정해주는 부품인데요. 이 휠베어링에 마모가 생기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요철등을 지나면서 서스펜션이 아래 위로 움직이는 그 한번의 움직임에도 휠 베어링은 그 순간에만 살짝 마모가 더 일어나게 됩니다. 이게 동그란 형태를 유지 하지 못하고 수십각형으로 울퉁불퉁해지는게 심해지면 주행시 소리가 크게 다면서 구슬이 돌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해 문제가 생기게 되는데요, 이 도로의 요철을 지나가면서 생기는 미세한 마모로 인해 연비가 5%까지 차이 날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결국 아무 생각없이 집 앞의 울퉁불퉁한 노면 위를 지나가는 것 만으로도 이미 차량은 손상을 입게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무조건 적으로 손상을 입는 다는건 아닙니다. 위에서 엔진을 설명할 때도 말씀 드렸지만, 적어도 한두가지의 조건이 합쳐지는 순간 이러한 '마모'가 유난히 심해지는 순간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F1드라이버 중에서도 '운전만 잘하는 사람'과 '운전을 예술로 하는 사람'의 차이가 여기서 나타납니다. 무슨 이야기냐구요?


각 부품이 이런 식으로 '손상' 내지는 '마모'가 일어날 만할 상황이거나 '이상 상황'이 일어나는 순간을 잘 알고 차량을 운전 하는 드라이버는 기름도 적게 먹고 (그래 봤자 1~2% 차이지만), 타이어도 적게 손상 시키는 겁니다. 이게 일본등의 레이싱 만화에서는 '타이어 운용'등으로 표현되지만, 실제 F1이나 나스카 등의 드라이버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면 '전설'적인 사람들은 이러한 '차량을 한 몸처럼 만들어서 예술처럼 운전하는' 사람들인겁니다.


결국 잘 '길들인다' 라고 하는 것은 이렇게 자동차를 말 그대로 '한몸 처럼' 운전 할 수 있는 사람의 연장 선상에서 보는 겁니다.


미국에서는 운전면허등을 Driver's License라고 하지 않고 Operator's License 라고 하는 주들이 있습니다. 구지 한국 말로 해석 하자면 '운용 면허증'이라고 해야 할까요? 차량을 단순히 시동걸고 브레이크 밟고 핸들 돌리고 하는 행위 뿐만 아니라 차량을 관리 하고 조절하는 '운용'의 개념에서 접근 한다는 것이죠.





그럼 '길이 잘든' 개념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잘 만든 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제가 생각하는 '잘 만든 차'의 개념은 단순히 '고장 안나고 보기에 좋은 차'는 아닙니다. 구지 표현하자면 '말이 통하는 차' 라고 해야 할까요? 


진짜로 생각하는 개념은 '잘 만든 차는 어느 누가 타던지, 어떻게 타고 다니던지 간에 똑같은 반응을 보이는 차'입니다만은, 이게 '일본차'의 '100점 만점에 80점에 해당하는 차' 와 혼동하기 쉽고, 실제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아예 이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겁니다. 


"어느 누가 타던지, 어떻게 타고 다니던지 간에 똑같은 반응"이라고 이야기 하면 언더스티어나 오버 스티어, 연비 등의 성격을 생각하시겠지만, 그게 아니라 위에서 '잘 길든 차'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 설명 했던 것 처럼 외부 요철이나 순간적인 '퍼팩트 스톰'에도 추가로 마모 되거나 성격이 변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 설명일겁니다.


그런데, 위에서 '쓰고 버리는 차'의 개념에 대해서 설명 드렸었지만, 1920년대 처럼 기술이 모자라는 것도 아닙니다만, '정해진 가격과 정해진 시간에 만들어져야 하는 상품' 이기 때문에 차량을 설계하고 만들때 이 정해진 틀 안에서 만들다 보니 이러한 '조건'에 맞는 차를 만들어 판다는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차선책으로 '말이 통하는 차'라는 결론이 나오게 되는거죠.


전에 이곳 게시판에서 '자동차의 혼'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를 텐데요, 단순히 운전하면서 '뒤가 날라갈까 말까'와 같은 '대화'를 할 뿐만 아니라, 예민한 운전자로 하여금 '지금 왼쪽 앞 요철을 지나고 나서 거기에 흠집이 났어요' 내지는 '지금 엔진 오일과 실린더 벽이 알맞게 달아 올랐네요. 변속할때 충격을 주시면 제가 상처 받아요' 라고 이야기 해 줄 수 있는 차가 제가 생각하는 '말이 통하는 차'고 '잘 만든 차' 인겁니다.




결국 '차를 잘 고르고 잘 유지 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위에서 제가 설명한 부분을 이해 하신다면 바로 머릿속에 그림이 떠 오르실겁니다.




'잘 만든 차'를 '잘 길들여', '잘 유지 하는'것 전체가 어떻게 보면 불교에서 이야기 하는 '화두'와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운전을 잘하시고 싶어하시는 분은 '코너에서 어떻게 해야 더 빠르게 통과 할 수 있을까?' 를 생각하시겠지만, 정말 차와 한몸이 되시는 분들은 머릿속에서 '차가 어떻게 반응할까? 차가 어떻게 달라 질까? 그걸 어떻게 더 빠르게 가는것에, 혹은 더 안전하게 가는것과 타협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있다고 봅니다.



차를 꽤나 많이 접해 보면서, 그리고 남들이 잘 못해보는 다른 절차들을 겪어 보면서 (분해도 해보고, 만들어도 보고, 바꿔도 보고. 등등등) 어느 순간 자동차의 마일리지나 연식, 사고 유무 여부는 그렇게 중요한 여부가 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사고가 나면 차가 병신이 되어 버리는건' 사실이지만, 수 천대중에 하나는, 오히려 사고 수리를 하면서 '차가 완벽해 지는 경우'도 있고, 주행거리가 늘어가면서 쇠가 훨씬 더 '길이 들면서' '예술작품'의 경지에 이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불과 며칠전 마스터님이 올리신 '수십만 거리 주행거리의 독일차' 같은 차들이 그런 예일겁니다.



공장에서 바로 나온 새차 조차도 처음 타서 앉아 보면 어떤 차들은 위에서 이야기 한것 처럼 '딜러에서 비맞고 몇달 서 있었던 차' 내지는 '아직 험한꼴 안당하고 곱게 자란 새색시 같다.' 같은 느낌을 주는 차가 있습니다. 반대로 어떤 차들은 전혀 이런 느낌이 전해지지 않는 차가 있지요. 이런 느낌이 전해 지지 않는 차들이 저는 무섭습니다. 언제 어떻게 말썽을 부릴지, 이게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거든요. 이런 차들은 '길이 잘 들었네 어쨌네'를 이야기 하기도 힘듭니다. 이런 차들은 유지하는 방법도 '엔진 오일 가세요' 라고 계기판에서 보여주는것 내지는 정비소에서 '타이어 얼마 안남았으니 교체 하셔야 겠네요' 라고 이야기 듣기 전에는 별반 큰 도리가 없습니다.



물론 차를 단순한 '운송 수단'으로 생각하시는 분께는 '먹고 살기도 바쁜데 그 짓거리를 왜 하고 있냐? 고장나면 고치고, 고치는데 돈들어가니까 고장 안나고 잘 굴러가면 그게 좋은차 아니냐' 하실겁니다. 이것도 맞는 이야기지요.



한번, 이 긴글 읽어 주시느라 한참 시간 쓰셨을텐데, 몇분 시간 더 쓰셔서 한번 제가 생각하는 '잘 길들이는 차'와 '잘 만든차' 그리고 '잘 관리하는 운전자'에 대해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과연 지금 타고 계시는 차는 '대화가 잘 되시나요?' 그리고 '차가 건네는 이야기를 이해 하시고 조치 해줄 만큼 관심이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