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바람쐬러 통일동산에 있는 영어마을에 들려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산책 좀 하다가 헤이리쪽으로 한 바퀴 돌고 나왔습니다.
집에 가려고 자유로 방향으로 나가는데 아들 녀석이 우리가 자주 가던 까페에서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고 하여 사거리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아서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편도 사차선에 가로등은 드문 드문 켜져 있어서 좀 어두운 편이었지요.

1차로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60-70m 전방 3차로로 달리고 있던 카스타가 주춤하더니 갑자기 2로,1차로로 쭉 들어오다가 멈춰 서는 것 아니겠습니까.
불법 유턴을 하다가 갑자기 멈춘 상황처럼 보이더군요.
2차로와 1차로를 가로막고 있었죠.
대향차는 없었습니다.
제 차는 약 60km/h로 달리고 있는 상황인데 앞에서 갑자기 끼어들어 멈춰버리니 좀 놀랐습니다.
유턴할 거면 빨리 하지 왜 꾸물거리는지....3차로로 차로를 변경하려다 왠지 느낌이 좋지 않아 상향등을 깜빡이면서 1차로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이는데 그제서야 카스타가 쌩~ 하고 돌아나가더군요.
그런데 그 차가 없어지자 바로 앞에 사람이 서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카스타가 돌아나가는 것을 보고 가속하려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급브레이크를 잡는 동시에 클랙숀과 상향등을 켜면서 경고를 하고 다른 운전자에게도 잘 보이도록 하였습니다.
몇 미터 앞에서 멈췄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제 차로 걸어와서 본넷을 한 번 내리치더니 위로 기어 올라와 업드리는 겁니다.
아내는 옆에서 놀라서 경찰 부르고...
저는 아저씨 지금 뭐하시는 거냐고, 내려오시라고 했습니다.
이 아저씨가 술에 취해서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한 2분 정도 있으니 제 발로 내려오더군요.
본넷 찌그러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찰라에 이 사람이 또 다른 차 앞에 가서 차를 세우는 겁니다.
위험하니 길 가에 나가 있으라고 소리를 치니 순순히 인도로 올라가더군요. - -;
그러다가 조금 있으니 반대 차로로 넘어가서 또 그짓을...
반대편 차로에서 오다가 일을 당한(?) 여성 운전자를 안심시키고 나중에 증인 좀 해달라고 했습니다.
좀 있다가 몇 몇 차량들에게 또 그러는 겁니다.
사고가 안 나길 정말 다행이었죠.
그 와중에 경찰에게 전화가 와서 빨리 오라고 재촉을 하고...조금 있다가 경찰 도착.
잠시 후 사건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자해 공갈단에 걸렸으면 좀 머리 아플 뻔 했습니다만, 우발적인 행동으로 보였고요.
그 사람이 제 차로 다가와서 본넷에 위로 올라와서 업드리는데 뒤에서 구경하던 운전자들은 혹시 자기에게 불똥 튈까 그랬는지 그냥 지나치더군요.
( 물론 도와주는 사람도 가끔 있겠지만, 요즘은 보통 이런 분위기죠. 혼자 잘 해결해야합니다.
차 번호를 적어두면 만일의 경우에 나중에 증인으로 연락할 수 있습니다.)
불행중 다행으로 그 사람은 술이 취하긴 했지만 그다지 폭력성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경찰관들이 집까지 데려다주신다고 하셨고요.
신분이 확인되면 연락 준다고 했습니다.

본넷에 그 사람 손 자국이랑 약간의 스크래치가 생겨서 집에 들오는 길에 세차를 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약간 찌그러져 있네요.- -;
나중에 덴트 해야할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관리 잘 했는데 이상한 일로 상처가 생기는군요.
하지만 잘잘못을 떠나서 그 상황에서 사람이 다치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하고, 차량도 큰 손상이 없었던 것이 다행입니다.
눈에 띄게 움푹 들어갔더라면 서로 마음 상하는 일이 생길 수 있지요.
( 증인이 없으면 그 쪽에서도 제가 치었다고 할 수도 있고요.)

참... 요즘 왜 이럴까요?
항상 안전운전을 염두에 둬야겠습니다.


* 한 가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처음 1,2차로를 가로 막았던 카렌스 차량에 지나치게 짙은 틴팅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전혀 전방 상황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속도를 충분히 줄이지 않고 진행했다면 그 사람이 서 있던 자리는 제동거리에 못미치는 곳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칫 그 사람이 3차로로 튀어나왔을 경우 다른 차량에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운전자에게는 전방 주시 의무가 있습니다만, 지나치게 짙은 틴팅 등으로 인해 전방 주시를 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안전 거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듯, 전방 시야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출퇴근 길에도 짙은 틴팅의 차량을 가깝게 따라가다가 추돌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틴팅은 지나치게 짙게 하는 것 보다 적당한 어둡기로 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비상상황에서는 가급적 자신이 달리던 차로에서 멈추는 습관이 좋습니다.
피치 못하게 차로 변경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요.
안전 불감증이 큰 화를 부를 수 있습니다.
얼마전 있었던 서해대교 추돌 참사와 같은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사고가 났을 경우엔 곧바로 비상등을 켜고 자기 차의 존재를 알려야합니다.
짙은 안개 속에서는 안개등을 반드시 켜고, 사고 때문에 멈춰 설 경우 비상등과 함께 경적을 울려서 사고 위험을 알려야합니다.
추돌 위험 구간에서 사고가 났다면 가급적 신속하게 갓길로 피해야하며, 주행중 사고가 나서 멈춰선 차량을 만나면 무조건 감속하고 다친 사람이 없는지, 위험한 낙하물은 없는지 살피면서 천천히 안전하게 통과해야합니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사고 지점을 피해서 다른 차로로 주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차량에서 내려서 이동하는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사고가 많이 납니다.
이런 사고의 경우 아주 끔찍합니다.

지금은 모두 안전운전에 경각심을 가져야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모두 안전을 염두에 두고 운전할 때 즐거운 드라이브도 가능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운전자들은 특히 차로 변경에 있어서 위험 요소가 큽니다.
뒤에서 달려오다가 깜빡이도 없이 당연한듯 차로를 바꾸는 운전자들을 보면 한 숨만 나옵니다.
차로를 변경하는 것은 항상 위험 부담을 갖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편도 2차로 도로가 더 넓은 3,4차로 도로보다 오히려 더 안전할 때가 많습니다.( 다른 한 차로만 모니터링하면 되므로.. )
도로가 넓으면 더 조심해야합니다.
운전할 때는 항상 집중하고 안전을 염두에 둡시다.
이런 말씀 드릴 자격은 없지만....
긴 글 읽어주셔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