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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7월도 12일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처음으로 손세차를 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1월에 e38 740i를
구입하였는데, 당시는 너무도 춥고 걸핏하면 쏟아붇는 눈 때문에 세차는 엄두도 내질 못했습니다. 근데 가져온 차량
의 도장 상태가 그닥 좋지 못하여 전체 도색을 하기로 마음먹었고 덕분에 검정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쭈욱 자동 세차
기에 집어넣는 만행을 저질렀지요. ㅡ,.ㅡ;;
차일피일 미루던 전체 도색은 결국 6월이 되어서야 이루어졌습니다. 한 때 즐겁게 타고다녔던 쎄라토 유로의 색상이
검정이었습니다. 이후 절대로 블랙은 구입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중고차가 어디 생각대로 나오는 것은 아니
기에 740은 어쩔 수 없는 블랙이었습니다. 원래 색상은 COSMOSSCHWARZ METALLIC (303)입니다. 하지만
해외 포럼에서 e92 m3에 들어가는 carbon black(416)의 평이 너무 좋아 실물은 보지도 않고 선택을 했습니다.
은은하게 푸른빛이 감돈다는 말에 그냥 넘어간 것이죠.
암튼 그렇게 740은 깨끗한 모습으로 제게 다시 왔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비도 자주 왔고 바쁘다는 핑계로 출고된 이
후로는 전혀 세차에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결승전 핑계도 있고 해서 퇴근하고 들어와 출고 석달을 향해
달리는 딸래미 얼굴 한 번 들여다보고 세차장으로 향했습니다. 오랫만에 해보는 손세차... 새롭더군요. ㅋㅋ
암튼 비눗칠하고 휠 좀 닦아내고 물에 젖은 녀석을 지하주차장으로 끌고와서 왁스칠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부터
불행은 시작됩니다. 지금까지 소유했던 가장 큰 차량은 e34 530이었습니다. 때문에 이 녀석은 제가 가져본 가장 긴
차량인 셈이죠. 정말 길고 크더군요. 7시 30분에 우동 한 그릇 먹은게 마지막 저녁 식사였는데... 왁스칠 하면서 점
점 지쳐가더군요. 엄청 크구만.. 드럽게 크구만.. 다시는 왁스칠 못하겠다.. 별별 푸념이 다 튀어 나옵니다.
늙어가고 있다(ㅋㅋ)는 것을 절감합니다. 자다가 비소리에 잠이 깨면 늙은 증거라더니 어젯밤에 그랬습니다. 늙으면
물건을 잘 일어버리지 않는다더니 제 돈주고 산 라이터는 가스 다 떨어질 때까지 열 개쯤 사용하고 있습니다. 시도때
도 없이 잃어버리던 지난 시절이었는데 말이죠. 심지어 듀퐁도 세 개 잃어버렸드랬습니다. ㅋㅋ
11시40분에 시작한 세차는 12시 20분에 왁스칠로 접어들어 1시 20분이 되니 끝이 났습니다. 온 몸은 땀으로 젖어
들고... 이제 벗겨내어야 하는데 팔이 후달거리면서 말을 듣지 않습니다. 정말 들어가서 자고 싶은 생각 밖에 없습니
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는 상황... 있는 힘 없는 힘 쥐어짜내며 안간힘을 써서 드디어 다 벗겨내었습니다. 휴....
왁스칠 하는데 한 시간 걸린 것이 벗겨 내는 것도 그만큼 걸리더군요. 다 벗겨내고 들어와 씻으려는데... 와우... 아닌
밤 중에 난리를 피운 보람이 나타납니다. 그리 밝지 않은 상황임에도 휘황찬란한 광채를 느낀 것이죠. 그래, 이 맛에
검정차 타는 거야... 애써 위로합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카메라 챙겨들고 내려갑니다. 연신 셔터를 눌러 댑니다.
넵... 반딱반짝 광나는 것이 흘린 땀의 보람으로 되돌아오네요. 덕분에 오랫만에 운동도 하고... 어서 씻고 결승전 시
청해야겠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한 주 시작하시길...

신차포스가 ㄷㄷ.. E38 740i 멋집니다! 제차도 원도장이 날림칠화(?)되어서 재도색을 했지만 검정색 관리... 어렵네요.

호..반짝반짝 정말 녹셔리하고 예쁘군요.
보신좀 하셔야겠습니다. 그나이에 손세차와 왁싱이 글케 힘드시니..ㅎㅎ
귀연 딸래미가 벌써 3개월 됐나요? 훔훔

역시나 차는 손세차를 해봐야합니다..
저도 쎄라토 타고 다니지만 타고 다닐땐 크기가 안큰데 손세차해보면 갑자기 차가 커지는것 같습니다.
요즘은 하다못해 마티즈도 왁스칠해보니 엄청나게 크더군요..타고 다닐때는 쪼끄만한데..ㅡ.ㅡ
아이들도 너무 이쁘고... 차도 너무 이쁩니다.. ^^
몸이야 피곤하시겠지만.. 마음은 정말 뿌듯하실것 같습니다..^^
전에 타던 미니밴을 한번 손세차하며 왁싱까지 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차가 작아져도 쉽게 손세차가 안되네요 ㅠ_ㅠ;;
번쩍 번쩍 광나는 모습에 손세차 지름신(?)이 또 다가옵니다.

카본블랙 정말 오묘한 색깔이죠....와전 검정색으로 완전 진청색으로 변신이 가능한 컬러라는....아마 앞으로 "이차가 검정인지 알았는데...청색 이었어??" 하는 소리좀 듣게 되실겁니다...ㅎㅎㅎ
정말 은은하게 푸른빛이 도네요. E38에는 장착하고 계신 5스포크 순정 휠이 가장 잘 어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