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안오준님의 글에 답글을 달다가 길어져서 따로 적습니다.

수동을 많이 타는 것이 문화적으로 성숙했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수동의 영역이 사라져간다는 것은 문화의 다양성이 없이 모든 것이 일방적으로 간다고는 이야기할 수 있다고 봅니다.

흔히 미국은 오토천지라고 하지만 포르쉐나 기타 스포츠 모델들은 수동이 더 많습니다. 오토로 타야할 차와 수동으로 타야할 차를 최소한 구별을 한다는 뜻이지요.

우리는 세그먼트, 장르할 것없이 모조리 오토로 간다는 것이 안타까운 일입니다.
유럽은 여전히 수동이 강세이며, 고급차들도 6기통 엔진까지는 거의 모든 차종이 수동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 수동변속기 운전못하면 그야말로 병신됩니다.
아줌마 할머니도 다 운전하는 수동변속기를 운전못하고 빌빌대면 챙피하지요. 그것도 젊은 친구들이...

렌트카회사에서도 소형차를 선택하면 95%이상이 수동입니다. 작은차 렌트하면서 자동변속기 찾으면 그야말로 또한번 꼴이 우습게 되는 것이지요.
독일인들이 수동을 선호하는 이유는 걔네들 나라가 길이 안막혀서가 아닙니다.
대도시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고 길도 많이 막히고, 복잡하기 짝이 없습니다.

하지만 운전의 재미와 경제성면에서 수동이 월등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제 수동변속기가 주는 경제적인 이익은 별로 이야기하지 않지만 독일에서는 자동변속기의 비효율적인 동력전달방식에 따른 불이익이 편리함이라는 장점으로 덮어질 수 없다는 논리가 강합니다.

운전의 재미에 얼마나 집착하는지는 독일차를 오래 타보면 알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여기서 강조하지는 않겠습니다.

차를 좋아한다는 사람이 최소한 수동변속기는 다룰줄 알아야한다는 것이 제지론이고, 아무리 좋은 자동변속기가 나와도 수동의 즐거움을 대체해지준 못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차를 움직이는 과정에 운전자가 얼마나 개입할 수 있느냐를 볼 때 수동변속기를 100%라고 보면 자동변속기는 50%밖에 안된다고 봅니다.
이유는 조향이외에 동력전달하는 과정에 운전자가 개입하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수동변속기가 자동변속기가 나오기 전에 할 수 없이 사용하던 구닥다리로 전락하는 듯 보이는 현시점에서 특정 그룹의 매니어들은 그 영역을 사수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고 봅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서 혹은 판매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문화를 까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즉 특정 문화가 없는데 생소한 특이 상품이 팔릴리가 없습니다.

우리가 사수해야할 것은 바로 문화입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