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양재에 생긴 새로운 포르쉐 딜러 오프닝에 갔다가 오랜만에 Mr. Hennig씨를 만났습니다.

이분은 제가 과거에 함께 드라이브를 간 이야기를 비롯해 테드에 소개된 적이 있으신 분입니다.
당시 한창 E34 M5엔진 오버홀에 관한 것이 진행중이어서 오랜만에 수다를 떨다가 그분이 최근 2달 동안에 있었던 이야기를 듣고 너무 인상적인 스토리라 소개합니다.

<Story 1>

Mr. Hennig씨는 일리스 엔지니어링의 대표이사님이십니다.
나이는 40대 중후반이며, 독일에서 964 스피드스터를 모시는 포르쉐 매니어이면서 스피드 매니어이십니다.

독일에 출장이나 휴가를 가면 현지 본사 회장과 만나게 되는데, 그분은 60대 초반이시랍니다.
Hennig씨가 항상 자동차에 미쳐있는 사람이다보니 은근히 장난감을 한대 사시라고 조심스럽게 압력을 가하는데, 전혀 꿈쩍도 안하시다가 Hennig씨가 한국에 돌아와 있는데, 회장님께 어느날 전화가 와서는 지금 포르쉐 딜러에서 997을 계약하는 중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구입한 997은 60대가 넘은 회장님의 장난감이 되었고, 그로 인해 거의 매일같이 이메일이나 전화로 Hennig씨에게 911에 대한 정보를 묻거나 사진을 보내거나 해서 예전보다 몇배는 더 접촉이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회장님이 지난주에 Hennig씨에게 전화를 해서는 다짜고짜 후회를 한다며 한마디 하시더랍니다.
"내가 왜 50살때 이차를 사지 않았을까?"

비단 포르쉐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애마를 가지면서 인생이 달라지는 것을 느끼고, 그 희열에 취해 왜 하루라도 먼저 이 세상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을까?에 대한 후회 아닌 후회인 것이지요.

차를 즐기는 것은 차종과 연식, 가격에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좋은차를 늘 동경하게 되지만 카라이프의 기쁨이 좋은차 비싼차 빠른차에서 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도 알지도 못하면서 짓걸이는 거짓말쟁이입니다.

길게 고민만 하시는 분들 계시다면 경제적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한도내에서 과감하게 질르셔도 될 것 같습니다.

<Story 2>
Hennig씨는 독일에서 타던 할리데이비슨을 가져와 한국에서 자기집에서 정비하고 관리를 직접 하시는 분입니다.

어느날 BMW바이크를 보러 갔다가 할리를 주고 500만원을 계약금으로 주고가면 BMW바이크를 지금 출고하실 수 있다는 말에 충동적으로 새 BMW바이크를 몰고 집으로 갔답니다.
집에 도착해서 와이프에게 BMW바이크를 보여주니, 와이프의 반응이(제가 들은 것 그대로 번역하자면)

'할리를 맡기고 BMW바이크를 가져왔다구요?'
'당신 미친거 아니에요?'
'Half plastic, half metal인 이런 바이크를 당신이 수년동안 애정을 쏟아 관리한 할리와 어떻게 바꿀 수 있어요?'

이러는 와중에 학교를 파하고 아들이 왔답니다.
엄마가 아들에게 아버지가 할리를 팔았다고 하니 아들이 울기시작하더라는 겁니다.
아주 꼬맹이때부터 아버지가 바이크와 씨름하던 것을 보아온 아들에게 자기 가족이라고 생각했던 할리를 다시볼 수 없다는 슬픔이 작지 않았나봅니다.

아들이 우는 모습을 보고, 그길로 BMW를 몰고 다시 샾으로 돌아가 정말 미안하게 되었는데, 다시 할리를 찾고 싶다고 했더니 샾주인이, 다시 물어보지도 않고 그렇게 하라면서 500만원을 그자리에서 내주더라는 것입니다.

샾주인이 할리를 안그래도 유심히 봤더니 너무 정성스럽게 관리가 되어있어서 이런 애마를 파는 것이 쉽지 않은데 하고 있던차여서 그리고 그 맘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며, 완전 새바이크가 적산 거리 20km가 되어버린 것으로 인해 분명 손해가 있을것이 뻔한데도 흔쾌히 할리의 키를 내주더라는 것입니다.

Hennig씨말로는 그 샾주인은 그분이 봤던 사람중에서 정말 스케일이 크고 멋진 사람이라면서 너무나 감사했다는 당연히 그 샾주인은 한국인이었지요.

자동차 매니어들은 때론 늘 가족에게 죄를 짓는 기분으로 살아야할 때가 있습니다.
차와 씨름하느라고 투자한 시간과 돈을 식구들이 항상 긍정적으로 봐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겉으로는 남친이나 남편이 차와 씨름하는 것이 꼴보기 싫다해도 은근히 그 모습을 존중하거나 남자가 차에 집중하는 모습을 매력적으로 느끼고, 무엇엔가 빠져서 고민하는 모습을 멋지게 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애지중지 죽고 못산다고 좋아라했던 애마를 한방에 처분하는 모습에 분노하는 식구들의 모습에서 아무생각없이 남편이 무슨짓을 하던가 말던가 무슨 바이크를 몰던가 말던가 상관안했던 사람이었다면 와이프가 마치 오래동안 기르던 애완동물을 팔아버리고 온 사람 취급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자신이 오랜 시간과 정을 들여 관리한 애마를 소중하게 생각합시다.
인간사에서 사람에게 실망하고 상처를 받는 빈도와 비교하면 자동차는 사랑받는만큼 관심을 쏟아준만큼 보답할 줄 아는 의리가 있습니다.

위의 두가지 이야기를 듣고 참 가슴이 뭉클해졌었습니다.
새로운 세상에 합류한 회장님 이야기도 그렇고, 남편의 모터 라이프에 집안식구들이 깊숙히 관여되어있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