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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로 인사드립니다.
세계 잉여 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선발을 목표로 고군분투(?) 하다보니 한동안 거의 눈팅만 했네요 ㅎㅎ
지난주에 친한 친구(라고 하기에는 제가 멤버중 가장 어리긴 했습니다만...)들과 함께 예천에 다녀왔습니다.
이런저런 경로로 친해진 멤버들인데, 그 중 한 명이 본가가 예천인지라, 자연스럽게 휴가철이 될 때마다 한 번씩 쳐들어가는게 연례행사처럼 굳어졌습니다.
올해는 엄청난 더위때문에 다들 회의적이었습니다만(작년에 안좋은 추억이 있었습니다... 뒤에 적도록 하죠 ㅎ), 방학을 스타2나 하면서 보낼거냐는 집요한 설득으로, 지난주 수요일 밤에 출발하여 토요일 오전에 돌아오는 2박3일같은 3박4일 일정으로 다녀왔습니다.
출발 직전의 모습. 홍대입구에서 서울 출발멤버 셋이 저녁 6시라는 애매한 시간에 모였습니다. 홍대앞에서 사다줘야 할 것도 있고, 또 먹거리라도 조금 사가는게 며칠씩 폐끼치는 입장에서 최소한 예의다 싶어서 가까운 코스트코 양평점에도 들르기로 했죠.
휴가가는 차량들을 피하려고 일부러 평일 저녁에 출발하는 일정으로 잡았습니다.
모처럼 기름도 가득채웠죠. 학생신분인지라 이렇게 많은 기름이 들어있는건 제가 인계받은 이후 처음입니다 ㅋㅋㅋ
가는 길에는 충주휴게소에 들렀습니다. 예천군은 정확히 문경시와 안동시의 사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대문에 서울에서 갈 때는 경부를 타고 가다가 신갈 IC에서 영동고속도로로 빠진 뒤(용인 스피드웨이 가는길이죠 ㅎㅎ) 여주에서 중부내륙고속국도를 이용했습니다. 거리상으로는 편도 250km정도... 이미 코스트코에서 식사까지 마치고 나온지라 딱히 출출하지도 않아 화장실만 다녀와서 곧 출발했습니다.
가는 길에는 이미 꽤 늦은 밤이라 별로 차가 많지 않았습니다. 도중에 맹렬하게 추격해오던 순정 티뷰론, 트라제 등을 상대하면서 주거니 받거니 달려오니 그렇게 오래걸렸다는 느낌은 아니더군요. 괴산을 지나 문경새재 IC로 빠져나가 국도로 1시간정도를 더 달리니, 겨우 예천이라는 이정표를 확인. 친구 아버님께서 직접 마중까지 나와주셔서, 좁은 산길로 구비구비 들어가 장장 세시간만에 도착했습니다. 첫 날은 이미 늦은 시간이라 방에서 뒹굴거리다가 잠들어 일정을 마쳤죠.
둘째날 느즈막히 일어나 움직였습니다. 차양 아래에 차를 넣어뒀더니, 폭염경보가 내린 지독한 더위에도 차에 탔을 때 덥지가 않더군요. 집앞 주차장소에도 차양이라도 하나 생기면 좋을텐데 말이죠 ㅠ
텃세부리던 개님.... 집에서 개 세 마리를 키우는데, 이녀석만 유독 짖더군요. 저희뿐 아니라 주인이고 뭐고 없이 짖어대는...
이 집에서 생활했습니다. 아버님께서 직접 지으셨다고 하는데, 산속이라 바람도 선선하고 공기도 정말 좋았습니다. 평소 맑은 날에는 인근에 불빛이 없어 별도 잘 보인다는데, 저희가 갈땐 유독 늘 흐리던...
한가지 흠이라면, 차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점.... 걸어서 읍내까지 내려가는데에만 한시간여가 걸리는 깊은 산중입니다. 올해는 제 차로 이동을 해결했지만, 지난해에는 땡볕더위에 걸어서 내려갔었는데.... 으 생각도 하기 싫네요 ㅎㅎ;
둘째날 오전에 경주에서 올라온 또다른 멤버를 마중나갔습니다. 읍내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올라오는 길에 잠시 찍은 사진입니다.
읍내의 포장도로에서 어느 골목으로 돌아서는 순간, 바로 한 블럭 밖과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좀 더 아랫쪽에는 넓은 논이 있고, 산기슭을 조금 올라오면 버섯농장 하나를 제외하고는 사람손이 거의 닿지 않은, 그리고 굉장히 좁은 외길입니다.
이런 길로 5분 정도를 올라갑니다. 사진만 보셔도 아시겠지만, 행여라도 다른 차와 마주치면 대략 난감할 정도로 협소한 길입니다. 그나마 울퉁불퉁해도 포장이 돼있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겨울에 눈이라도 오면 고립될 정도라고 하네요. 벌레도 많아서 창문 꽉 닫고 1단으로 낑낑거리며 올라가다보면...
저 멀리 집이 보입니다. 멀리서 보면 펜션처럼 보일 정도로 예쁘죠 ㅎㅎ
휴대폰 통화가 잘 안되고, 인터넷선도 올해 중순에 들어왔다고 하네요.
하지만 다른 불편함보다도, 벌레를 무서워하는 저로서는 팅커벨들의 습격이 가장 두려웠습니다 ㅋㅋㅋ
이런 녀석들이 밤만 되면 굉장히 흔하게 보입니다... 쿨럭; 멀리서 날아다니는걸 보면 진짜 조류가 아닌가 싶을 정도의 크기인 녀석들이 밤중에 창문을 열어놓고 불을 켜고 있으니 창문에 와서 '퍼덕퍼덕' 소리를 내면서 붙어있습니다... ㅡㅡ;
워낙 커서 그런지 살충제도 듣지 않고... 그나마 작년에는 저 거대한 놈들이 방충망을 뚫을 정도라 창문을 열지 못해 완전 찜질방에서 생활하던 것이 올해는 철제 방충망으로 강화돼서 얼마나 다행인지....
그렇게 또 늦게까지 방에서 뒹굴거리면서 둘째날을 보냈습니다. 날은 덥고 바람도 잘 불지 않아서 힘이 쫙 빠졌달까요.. 낮에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도 했고. 코스트코에서 사온 치즈케익을 야참으로 먹으며 놀았습니다.
셋째 날입니다.
출발 전부터 살살 아프던 사랑니가 식사를 하지 못할 정도로 아파져서 인근 보건소에 갔습니다.
그런데 제가 사랑니 발치를 하러 온 줄 알고 약만 줘서 돌려보내더군요....;
그래도 타지에서 병원에 가면 복잡한 수속을 하는데에만 해도 시간이 꽤 걸리는데, 꽤 약발이 강한 진통제를 처방받아서 어찌저찌 가라앉히기는 했네요.
예천 읍내입니다. 군에서 가장 번화한 곳 중 하나라는데, 보시다시피 한가하죠.
일전에 '1박2일'에서 예천을 방문했을 때 -시간이 멈춘 고장-이라고 표현했었는데, 그 표현이 잘 들어맞는다는 느낌입니다. 정신없는 서울에 비하자면 정말 한가롭고, 느긋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었네요.
오후부터는 비가 쏟아졌습니다.
하늘이 이렇게 맑더니...
불과 10분여만에 이렇게 어두컴컴해졌습니다.
조금 뒤에 다시 집으로 올라갈 때부터 비가 쏟아지더니, 급기야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돼버리더군요...
비가 그칠때까지 공수해갔던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놀려고 했는데, 번개와 동시에 TV 화면이 파파팟! 하고 점멸하는 걸 보고, 게임기 상할까봐 바로 포기.... 냉장고를 제외한 모든 전기기구를 꺼두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습니다.
저녁때가 되어 비가 그치고, 집 앞에서 어머님께서 구워주신 고기를 맛나게 먹은 뒤 어제 사둔 수박을 들고 가까운 정자로 올라갔습니다.
집으로 올라가는 길보다 더 좁고 테크니컬한 산길인데, 이게 굉장히 재밌어서(ㅋㅋㅋ) 다시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네요.
아무튼 집 바로 옆 산 정상에 위치한 바람 선선한 정자입니다.
정자에서 수박을 먹고 있자니 노을이 멋지게 지더군요. 집은 산 중턱에 있는지라 노을이 잘 보이지 않았는데, 이곳에서 보니 정말 멋졌습니다. 비가 그치면서 어느정도 하늘도 개고요.
사실 오기로 했던 멤버가 사흘에 걸쳐서 나눠서 온지라 생각한 만큼 이것저것 많이 하면서 놀지는 못했습니다만, 그래도 이 풍경 하나만 기억에 담아도 본전이구나 싶었습니다 ㅎㅎ
마지막날인 만큼 열심히 밤늦도록 또 놀고...
별로 시간감각이 필요하지도 않고, 또 잘 느껴지지도 않는 곳이라 자꾸 깜빡깜빡 했는데, 어느 새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일요일까지 남기로 했지만, 저와 한 명은 서울에서 낮부터 볼 일이 있어 아쉬움을 뒤로 하고 먼저 귀경했습니다.
어쩌다보니 올라올 때도 충주 휴게소...
돌아오는 길은 이놈의 내비게이션이 엄한 길로 안내를 해서 괜히 빙빙 돌았습니다. 킁...
내려갈때랑 똑같은 길로 안내를 해주면 될 것을, 시키는대로 오다보니 동서울로 들어오더군요. 그것도 모자라서 올림픽대로도 아니고 외곽순환으로 안내를 해서 막히는 길 돈만 더내고...ㅡㅡ 중고로 팔아버리든지 하고 TPEG기능이 있는걸로 바꾸든가 해야겟습니다.
무튼, 길지만 짧았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너무 오래 머물러서 친구 부모님께 폐만 끼치고 온 것 같네요.
원래는 동해바다를 보러 가려고 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그 계획은 취소되고, 올 여름은 예천에 다녀온걸로 만족해야겠습니다.
그래도 처음으로 편도 200km이 넘는 장거리, 것도 한번은 심야주행을 다녀오면서 나름 운전에 자신감도 생기고, 또 많이 배우기도 한 것 같네요. 어둡고 블라인드 코너 투성이인 국도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라든지, 고속도로에서 어두운 밤에 차간거리가 어느정도인지 같은 경험데이터를 많이 얻은 것 같아 뿌듯합니다 ^^
이제 보름정도면 개강이네요. 기회가 된다면 개강전에 한 번 더 어디든 다녀올 기회가 있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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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을 다녀오셨군요~ 예천하면 비행장 가느라 몇 차례 다닌 기억뿐.
충북, 경북권이 조용하고 피서 즐기기엔 더없이 좋은 명소가 많은데
막상 가려고 알아보면 괜찮은 숙박시설이 좀 부족한 듯 해서 포기하곤 하네요.
아.. 문경새재-고모산성 가족여행으로 계획했는데 결국 아침에 안면도로 출발합니다!

저도 3일전에 안면도에서 하루 쉬고 왔는데 김동욱님도 안면도로 가시는군요 ^^ 학부시절 방학을 이용하여 여기저기 여행다녔었는데 시끌벅적한 바다도 좋지만 한적한 시골에서의 휴가도 좋았던거 같습니다. 저도 대학교 1학년때 친구들 모여서 차에 짐 잔뜩 싣고 놀러 갔던 기억이 다시금 나네요 ^_^

여행사진을 보니 열심히 여행다녔던 기억들이 나네요. 잘봤습니다^^
여행만큼 효과적인 투자는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학생 때.. 기회있을때마다 마음껏 다니세요~

재미있는 여행기 잘보았습니다. 제가 무지하게 징그러워하고 무서워하는 나방의 사진이 보이는군요. 제가 사는곳에 근처에 산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그런지 밤만되면 어른손바닥만한 나방들이 정신없이 푸드득대면서 날갯짓을;;

남자가 벌레를 무서워하다니..
난 재욱님 만 할때 추자도에 다이빙 원정갔다가, 저 나방 날개편거 만한 바퀴벌레도 봤어요.
매미만한 쇠파리한테 물려도 보고.
기절할뻔 함..ㅋㅋ

^^
어제 이야기를 듣고 다시 읽으니 더 잼나네요...
벌레는... 저도 뭐 별로 (만지는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ㅋㅋ
제 볼에 툭 떨어졌던 바퀴벌레를 제손으로 싸대기쳐서 잡은 이후로는 손에 벌레가 닿는게 싫더라는...ㅡ.ㅡ;;
(그때의 그 느낌은... 아직도 짜증이 나네요...ㅋ)
재욱님 엔드 소리가 생각보다 차분하더라고요...
창문 닫고 있으면 그냥 좀 오래된 순정인 것 같을 정도로...
와... 재미있으셨겠네요ㅋ 아직 고3인 저에게 대학생활은 로망입니다ㅋㅋㅋㅋ 전 언제쯤 이렇게 자동차 여행을 갈 수 있을까요? 카니발2 물려받으면 '디젤차니까 유류비는 조금이나마 덜 나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좀 하고 있는데.. 그래도 장난아니겠죠?ㄷㄷ
벌레는 저런 게 날아다니면 식겁하겠네요;; 개인적으로 벌레는 무섭다기보다도 '불결한'느낌이 강해서(그냥 접촉하면 왠지 살이 썩을 듯한 기분;;; 진짜 이상한 벌레 붙으면 그 부분 도려내고싶을 정도이기도ㄷㄷ) 정말 싫어합니다..
암튼 재욱님 부러워요~ 수능 끝나고 뵙겠습니다..ㅎㅎ
와 좋은데 다녀오셨네요.
예천은 멀지 않은것같지만 내륙 깊숙히 위치해서 인적이 좀 드문 동네입니다.
대신 공기도 좋고 풍광도 수려하죠.
작년에 외국손님들이랑 양수발전소 현장을 견학하고 왔는데 정말 조용하고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