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투스카니 터보에 관련된 글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우리가 보통 20대 중반부터 마이카를 굴리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면 우리나라 평균수명이 78세이고, 왠만하면 85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최소 70세 전후까지는 건강상의 문제가 없는 한 운전이 가능한 연령입니다.

즉 카라이프를 40~50년을 즐기는 셈이지요.
나이가 들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리고 경험의 종류에 따라 인간의 취향은 변하게 되어 있습니다.

경험이 달라지면 주관도 바뀌고, 역시 이게 아니었어. 하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고, 자신이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차종이나 세계로 접어드는 것을 보면 주관이 바뀌면서 추구하는 바가 달라져 경험해보지 못한 다른 영역을 추구하는 본능 자체는 아주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극한 튜닝을 추구하다가 결국 돈을 허튼 곳에 사용했다라는 푸념을 하는 것은 오너의 몫이지 그것이 잘했다 못했다 주변에서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카라이프를 즐길 긴 시간을 고려했을 때 극한 튜닝에 대한 회의는 후회로 남을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앞으로 남은 카라이프를 후회없이 즐기는데 좋은 교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간접경험을 많이해서 '난 남들의 전처를 밟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직접 이 바닥에 발을 들여놓으면 남들이 "너 정말 이상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어"라는 소리 듣기 쉽지 않습니다.

튜닝에 들어간 비용에 대한 보상은 튜닝후 얼마나 즐겼느냐와 얼마나 배웠느냐에 의해 결정된다고 봅니다.

물론 산수적으로 맞춰서 손해를 봤다 이득을 봤다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튜닝이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보았을 때 그리고 항상 목적을 수반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어쩌면 좀 오버했다는 생각이 들지라도 그건 당사자의 만족도 문제라는 것입니다.

저 역시 튜닝에 대한 주관이 뚜렷한 편이고 가지고 있는 차들이 크고 작은 튜닝이 되어 있기 때문에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말에 항상 동의하는 편은 아닙니다.

물론 제가 다뤄본 차종중에서 만약에 이차를 산다면 아무것도 안만지고 그냥 순정으로 타겠다고 생각하는 차종도 많습니다.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크고 작은 튜닝이 가해질 수 있습니다만 많은 분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저 역시 순정 상태에서 손을 안대도 되는 밸런스가 좋은 차를 선호하긴 합니다.

제 주관으로 튜닝의 강도는 차가 가진 원래의 장점과 특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엔진이 원래 고유의 가진 장점이나 특징은 때론 그차가 가진 아이덴티티의 전체를 대변하기도 합니다.

예를들어 2세대 GTI 130마력짜리 엔진은 고회전을 쥐어 짜면서 타는 맛이 일품인 차인데, 이런차에 터보를 장착하면 파워는 얻을 수 있지만 이 엔진 고유의 장점은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것입니다.
그래도 운전자가 만족한다면 '당신 실수했다'고 훈계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조언은 할 수 있지만 전 당사자의 의견과 결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VR6도 순정 172마력인데 현재 270마력으로 튜닝되어 있습니다.
그 이상의 출력을 얻는 것도 어렵지 않지만 이정도에서 만족하는 이유는 동력과 관련된 모든 부품이 순정 상태에서도 아무런 무리를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주행의 감성으로 보았을 때 VR6엔진의 회전 성격을 그대로 유지해주는 컨셉에 마치 순정과 같은 편안함을 주는 점을 아주 높이 평가합니다.

반면 M5나 A6는 엔진쪽은 에어필터 조차 건식 순정입니다.
서스펜션은 모두 되어 있지만 파워트레인은 아무런 변경을 하지 않았지요.

자동차는 특이 차종이 아닌 경우 대부분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엄청나게 떨어지는 애물단지인 것이 사실입니다.

차를 운행하는 거리에 관계없이 매년 손해보는 감가상각과 차를 사고팔면서 발생하는 비용들을 잘 따진다면 한차를 오래타는 것이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한차를 오래타는 것은 질려서 싫고, 신차가 나오면 아무래도 맘이 흔들리는 등 쉽지 않지만 자신이 특정 차종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소장을 하는 경우 대수가 많아도 의외로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기가 직접 경험하고 그 경험을 통해서 깨닫는 모든 것은 소중합니다.
특히 자동차는 간접경험으로 접근할 수 있는 지식의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 올바른 결정을 하고 그 결정에 120% 만족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관심과 최소한의 경험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