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5월부터 공중보건의사로 목포시에서 복무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모터스포츠에 관심이 많다보니 F1을 둘러싼 이 곳의 분위기에 안테나를 맞춰두고 있습니다. 아래 신수철님께서 포스팅해주신 글(http://www.testdrive.or.kr/816712)을 읽고 제가 느낀 바를 몇가지 적어보겠습니다.

 

1. 해당 게시물에 링크된 기사(http://bit.ly/buarGs)에서 소개된바와는 달리, 목포 신시가지에서 영암서킷까지는 출퇴근시간 외에는 20분 정도면 접근 가능한 거리입니다. 현재 도로 확장 공사가 꽤 진행되어 있으며 문외한인 제가 보기에도 10월쯤에는 완공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2. 그간 여러차례 지적된 바와 같이, 서킷 주변은 농업지역으로 대회 유치를 위한 인프라가 취약합니다.  식당, 슈퍼마켓 등의 편의시설은 거의 전무한 것으로 보이며, 숙박시설은 5성급인 목포현대호텔(서킷 바로옆에 있습니다. 다시 한번, "목포"현대호텔입니다.)을 제외하면 그다지 깔끔해보이지 않는 몇 개의 모텔 뿐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목포와의 거리가 가까우며 현재 도로를 확장중이기 때문에,  목포에 숙소를 두고 경기를 관람하셔도 불편이 없으실것입니다.

 

2-1. “입장권 구입에 100만원을 내고 F1경기를 보러 오는 사람들은 그래도 돈이 있는 사람들인데, 모텔에서 자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라는 지적도 있다지만... 글쎄요, "포르쉐 모는사람이 연비 신경쓰겠냐?"는 리플이 문득 생각나는건 괜한 생각일까요. 목포 신시가지 평화광장쪽으로 깔끔한 모텔이 꽤 많고, 가격도 1박에 3만~3만5천원 선으로 부담스럽지 않으실겁니다. 만약 실제로 연비를 신경 안쓰는 분이시라면, 샹그리아비치호텔, 신안비치호텔 등의 더 고급스러운 옵션도 있습니다.

 

2-2. 이 분야의 전문가는 아닙니다만,  제가 알기로는 해외 유수의 서킷들 중 상당수도 영암 서킷과 비슷한 수준의 인프라스트럭쳐를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 보니 이동식 편의점이라고 해서, 메이져 편의점 체인의 간판을 달고 콘테이너박스를 이용해서 행사장에 임시로 가설하는 경우가 있던데요, 이런 방법을 잘 활용한다면 편의시설 이용이라는 측면에서 영암 GP가 엄청나게 쳐지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모나코 GP나 싱가포르 GP쯤 되지 않는 이상, 밥 사먹고 음료수 사먹는데 약간의 불편함이 있는점은 어디나 비슷하지 않을까요?

 

3. 지난 주말에 지나가면서 보기로는, 그랜드 스탠드 설치가 진행되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어디서 듣기로는 트랙 포장을 완료했다고도 하구요. 이 곳에 처음 배정받고 영암 서킷 구경을 갔을 때에 비하여 훨씬 서킷의 형상에 가까워 진것으로 보였습니다. 10월까지 완공을 못할까 걱정이 되지는 않습니다.

 

4. 한편, 목포에는 F1 개최를 위해 많은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거리마다 F1의 깃발이 나부끼고 육교마다 플래카드가 붙어있으며, 7월 15일부터는 주차단속을 대폭 강화 (원래는 단속 안하다가 이젠 가끔 합니다.)하였고, 그 밖에 시민의식 고양을 위한 캠페인이 꾸준히 전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동호회의 분위기를 볼 때 목포시가 가장 먼저 해야될 일은 "목포에 묵으면서 F1 관람하세요."라는 내용의 홍보가 아닐까 싶네요.

 

5. 유치 순간부터 있어온 영암GP를 둘러싼 우려는, 현지에서 제가 느끼기로는 다소 과장된 것 같습니다. 특히 링크된 기사와 같은 글들을 읽어보면, 일부 네티즌들의 까고보자니즘과 일부 매체의 황색 저널리즘이 (목포에서 영암까지 2시간 걸리는 것 처럼 보도한 부분이나, KTX 대전 운운한 부분은 어처구니가 없을 뿐입니다.) 이와 같은 우려에 기여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대회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더 이상 걱정하지 마시고 저와 함께 마지막 순간의 티켓 덤핑을 기다리시죠.

 

 

결론. 영암 GP를 보러 오실분은 목포에 숙소를 잡으시고, 토요일 예선전 관람 후 목포로 복귀하셔서 관광 겸 휴식을 취하시고 다시 일요일에 결선을 관람하시길 추천합니다. 얼핏 듣기로 그때쯤이면 낙지나 꽃게 등으로 이 동네 식탁이 아주 풍요로워진다 하네요.

 

 

 

마지막으로 5월에 찍어둔 사진 몇 장을 첨부합니다. 물론, 지난 주말에 제가 본 것과는 많이 다른 모습입니다.

달리는 차 안에서 말 그대로 주마간산으로 찍은거라 큰 참고는 안되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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