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굉장히 많은 눈이 왔죠.


전 어제 저희회사를 통해 판매된 항공기의 착륙장치 시험이 월요일부터 계획되어
주말까지 조립 및 테스트가 예정되어있었는데, 다소간의 문제가 생겨서 직접 영종도까지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2-3시간이면 넉넉히 끝나리라 생각했던일이 생각보다 늦어져서 그곳 직원들과 저녁을
먹고 있는데 누군가 '눈이다!' 하더군요... 들어보니 천둥번개 까지 치고... ㅠ0ㅠ


결국 11시가 되어 일이 끝나도 서울로 출발하려보니 참 기가막히더군요.  발목까지
눈이왔고, 더구나 얼마전 갈아끼운 타이어가 눈/빗길 그립 나쁘다는 R-S2라 걱정이
많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눈길이야 어느정도 경험해봤기 때문에, 남이 박지만 않으면 별일이야 있겠냐 싶어
기름을 넉넉히 넣고 출발했는데, 생각보다 공항고속도로에 차가 많더군요.


중간중간 팽이쇼를 연출하는 FR세단들, 택시들 등등  공항고속도로를 30-40킬로로
달린건 정말 잊지못할 경험이었을 겁니다.


어차피 집에 애기는 며칠째 제대로 못본 아빠를 기다리다 지쳐 잠이 들었다고 하는터라
그냥 천천히 가자 하고 즐겨듣는 CD를 걸어놓고 나름 낭만있는 눈길드라이브를 즐겼습니다.



대부분 30-50 정도로 주행하는 와중,  상대적으로 빠른속도인 70-80으로 쌩쌩 지나가는
차들을 보니 대부분 공항버스이거나, 항공사 통근버스들, 혹은 택시들이더군요.



눈길의 무서움을 모르지는 않을테고, 눈이 얼기설기 다져져 차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렇게 달리고 싶어 달린분은 그리 많지 않을것 같았습니다.   시간에 맞추려다보니 회전율에
맞추려다보니 그런것도 같고,  택시같은 경우엔 손님이 재촉하고 하면 어쩔 수 없을수도
있었겠지요.



저야 뭐 어차피 오늘 일요일이니 늦잠자면 되니(재조립이 어설프게 되었으면 오늘도 나와야
했을 상황이었긴 합니다만 -_-)   가서 뜨거운물로 샤워하고 맥주나 한병 마시고 자자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참 제가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가끔 아직은 젊다는 혈기로 과속도
하지만, 적어도 제가 저의 안전은 콘트롤 할 수 있다는 얘기니까요.  



빨리 갈 수 있다는 것, 그럴 만한 성능의 차를 갖고 또한 다룰 능력이 있다는 것도 감사할
만한 것이겠지만, 때론 마음껏 여유부릴 수 있는 것도 꽤나 중요한것이구나 하는 걸 새삼
느낀 경험이었습니다.





* 헌데, R-S2 눈길그립 정말 나쁘더군요.  뭐 눈길에 장사야 없겠지만, 유독 심한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아마도 패턴이 큰것도 한 이유일것 같은데... 차라리 SPT가 나을까요?
   창고에 바꿔끼울 수 있는 SPT가 2짝 있는데, 차이가 많다면 겨울 지날때까지만
   앞바퀴라도 갈아끼워놓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도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