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마치 낚시성입니다만, 정말 그렇습니다.

 

올해 1월말인지 2월초인지 e38 740i 스포츠 패키지를 구입했습니다. 스포츠 패키지란 말에 눈 돌아서

이것저것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당시 급성 위궤양에 걸려 메롱메롱한 상태도 한 몫 했습니다만-성급

하게 데려왔습니다. 가져오던 날, 라디에이터 터지고 스티어링 파워 펌프 사망하고... 암튼 그랬습니다.

 

결정적으로 트랜스미션에도 하자가 있었습니다. 암튼 추가로 차량 가격 깎기로하고 그렇게 등록했구

요, 아파서 헤롱거리는 상태임에도 740을 기어코 지하 주차장에 끌어다 놓은 저의 저력을 보며 마누라

는 할 말이 없다더군요. ㅋ

 

암튼 그렇게 시간을 흘렀고 미적거리다 마침내 트랜스미션 오버홀을 하게 됩니다. 토크 컨버터가 완전

망가진 것이나 다름없더군요. 그 상태로 1만 km 가까이 운행을 했다는 것 자체가 기특하면서도 미련하

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아니구요, 트랜스미션 분리하면서 발견한 매니폴더와 촉매가 이어지는 부분의 크랙이었

습니다. 차 맡겨놓고 집으로 와 점심을 먹고 있는데 미케닉에게서 전화가 걸려옵니다.

 

'형, X됐어... 매니가 깨졌어...'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마누라 차 끌고 부리나케 달려갔습니다. 깨지긴 했는데 뭐 그닥 심각한 상황은

아니더군요. 사진을 못찍어서 설명드리기 애매합니다만, 아래 그림에서 검게 칠한 부분이 깨졌더군요.

손으로 흔들어보니 달랑달랑...

26[2].JPG

 

 

아... 저 부분 때문에 엔진 체크등이 들어왔을 것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암튼 어쩌겠습니까? 작업은 해

야지요. 추가 비용이 들겠는데... 문제는 작업 난이도가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이지요. 용접을 해야하는

데 작업 공간이... 미케닉에게 알아서 하라고 해놓고 돌아왔습니다.

 

시간은 흘렀고, 차량은 출고되었습니다.

 

아직 길들이기 중이라 제대로 밟아보지도 못하고 조심조심 몰고 있습니다만, 오늘 아침의 출근 길...

연비를 확인하고는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질 않습니다. 평소 아무리 조심스레 다녀도 7.5kpl 이상은 나

오지 않던 연비가... 다음과 같았던 것입니다.

 

 

untitled.JPG

 

이거 완전 대박입니다. 원래 연비가 이렇게 좋았다는 것인지... 화성시 봉담읍에서 출발하여 대치동 은마

상가까지 오면서 측정한 것입니다. 일요일 오전이라 차량이 적었던 것도 원인이겠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연비가 나왔습니다. 7월초, 안면도로 휴가가면서 고속도로를 110kph로 크루징할 때 연비가 9.5kpl이었음

을 생각하면 제겐 경차 연비나 다름없는 것이었습니다.

 

퇴근하면서 한 번 더 확인해야겠지만 이정도면 돈들여 수리한 보람이 있네요. 뒤집어 생각하면 의례 큰차

는 연비가 안좋을 거라 생각하고 자세히 살피지 않은 제 자신의 멍청함에 심한 자책감이 들기도 합니다.

출퇴근 연비가 10정도만 나와도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ㅋㅋ

 

아, 컴퓨터 상의 연비와 실연비는 0.4~0.5kpl 정도 더 나왔으니 실연비는 표시된 값에서 0.5정도 빼면 됩니

다. 1을 빼도, 아니 2를 빼도 저는 만족합니다^^,

 

시간 지나 좀 더 테스트해보고 추후 결과를 보고토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