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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번주 월요일부터 독일어 회화를 배우는데, 어떤 아줌마 집으로 가서 1:1로 개인레슨을 받습니다.
영어를 잘하는 아줌마이기 때문에 현지인에게 배우지만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업이 끝나갈 무렵 독일의 아우토반 이야기가 나와서 여기서 생활하면서 아우토반을 즐길 수 있어서 너무 재미있다고 했더니 아줌마 왈 유럽연합에서 독일 역시 정규속도제한 규정을 적용시킬 것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고, 환경론자들이 아우토반 속도제한 의무규정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최소 5~20년후의 이야기라고 봅니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아우토반에 대해 수분에 걸쳐서 설명한 내용을 옮깁니다.
1.일단 아우토반은 독일의 자동차의 독특한 주행특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이 가진 환경과 독일이 가진 자동차에 대한 주행환경의 차이로 인해 독일차는 높은 속도에서 굉장히 안정적이고, 미국차에 비해서 숏턴에서 강하며, 승차감이 단단한 등 여러가지 특성을 가지는데, 아우토반의 고속주행환경에 적응하는 차를 만들기 위한 기술 개발로 인해 결국은 독일사람들이나 독일차를 타는 사람입장에서 능동적 안전개념이 가장 선진화된 안전한 차를 타게 된 것 아닌가?
2.환경론자들이 주장하는 배기가스 문제 역시 현재 디젤 엔진기술을 독일이 주도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해보면 초고속주행이 가능한 디젤엔진과 가장 강력한 디젤엔진 모두 독일이 가지고 있고, 배기가스 규정은 이미 EU5를 만족시키는 수준, 그리고 초고속주행에서의 배출가스 역시 과거와 비교하면 혁신적으로 줄였다.
이 역시 독일의 아우토반이 없었다면 250km/h를 달리는 디젤엔진의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깊고 진지한 노력이 있을 수 있었겠는가?
3.물론 빨리 달리면 연비가 안좋다. 하지만 현재 최고속도 220km/h정도 되는 최신 디젤엔진을 탑재한 승용세단이 180km/h로 달릴 때 연비가 13-14km/h가 나오는 것을 고려한다면 가솔린 엔진의 두배에 해당하는 효율이고 자원고갈 차원에서 보면 선진기술은 인류에게 많은 혜택을 주었다.
게다가 가솔린보다 훨씬 적은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역시 다른나라에서 평상시에 고려하지 않는 초고속주행시의 연료소비 역시 자국의 주행환경을 적극반영하지 않았다면 이런 결과를 얻지 못했을 것이고, 고로 차가 빨리 달리는 상황이 반드시 아니더라도 혁신적인 연비효율을 보여준 것은 독일만의 주행환경과 연관이 없다할 수 없다.
4.전세계 어느 국가도 앞으로 혹은 미래에 속도제한을 없애거나 높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는 정치적인 문제와도 관련이 깊다.
속도제한을 높이는 식의 논의는 국회에서 이루어져야하고 국회의원들의 동의가 있어야하는데, 독일처럼 세계최초의 고속도로를 만들어서 그에 맞는 교육을 처음부터 진행했던 나라와 이런 교육이 없는 나라의 경우 후자의 경우 속도제한을 10km/h높이는데 따라 높아지는 사고율등에 대한 분석으로 논의가 되기도 전에 매일 시끄러울 것이다.
고로 이런 부담스런 짐을 짊어지고 속도제한을 높이고 교육을 강화시키자고 주장하는 어리석은 정치인은 아마 없을 것이다.
5.아우토반의 속도제한이 생기면 독일의 자동차 메이커입장에서는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며, 기술개발에 대한 여러가지 중요한 동기를 잃게 될 수도 있다.
환경론자들의 주장이 틀리다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기술개발과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남다른 노력이 반드시 빠른차를 즐기는 사람에게 그 혜택이 돌아간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타는 차의 안전성과 주행성능, 연비, 배기가스 모든 것이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독일어 시간이었지만 물론 영어로 이야기한 내용입니다.
독일인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당연히 회사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개 독일의 속도제한이 생기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합니다.
반면 자동차회사에서 근무하지 않는 일반인들중 나이 많은 사람들의 경우 속도제한에 찬성하는 독일인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따라서 독일인이라고 모두가 속도제한이 없는 고속도로를 지향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
저 개인적으로는 독일만큼은 속도제한이 없어도 된다고 강하게 믿는 이유중에 하나가 운전자들이 이미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십년동안 이어진 주행환경과 이에 맞는 확실한 교육시스템은 속도대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고속도로를 가진 유일한 나라가 되었고, 이런 운전자 교육시스템은 다른나라에 벤치마크 대상입니다.
제생각에는 아시아국가중에서는 유일하게 일본이 독일의 교육시스템을 잘 적용한 것으로 보이며, 우리나라는 이런 것에 대한 연구조차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아우토반에 대해서는 world stories란에서 여러번 다루었지만 타면 탈수록 신기하면서도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되는데로 아우토반과 우리나라 국내의 환경에 적용되어야할 부분에 대해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testkwon-
2007.02.01 08:00:59 (*.152.211.243)
마스터님, 저도 독일(뮌헨)에서 살고 있습니다. 여기 온지는 4개월 되었고, 저 역시 독일어를 배우고 있는데, 저는 개인교습을 하지는 않고, Goethe Institut에 다니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날마다 아우토반을 타면서 감탄하고 있습니다. 180km/h 정도로 크루증을 할 때 느껴지는 안정감은 한국 고속도로에서 120km/h 정도로 주행시 느껴지는 정도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타던 차(new EF)와 독일에서 타는 차(BMW 3er)의 고속 주행안정성에서 오는 차이도 있겠지만, 왠만하면 곡선구간도 없고 눈이와도 금방금방 치우며 곡선구간은 마치 경주 트랙처럼 완만하게 경사가 져 있는 등 여간 신경써서 만든 도로가 아닌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통행료가 없다는 게 가장 맘에 듭니다.
2007.02.01 08:03:32 (*.152.36.113)

전지구적인 환경문제는 중국과 미국만 잘 지키면 될 듯한데... 역시 독일분들은 사려가 깊으시군요.
만약 아우토반에 속도제한이 모두 적용된다면 대단히 아쉬울겁니다. 세계 유일의 문화를 갖고있는 독일이 스스로 그것을 포기하다니... 안될 말이죠
만약 아우토반에 속도제한이 모두 적용된다면 대단히 아쉬울겁니다. 세계 유일의 문화를 갖고있는 독일이 스스로 그것을 포기하다니... 안될 말이죠
2007.02.01 08:30:56 (*.149.144.140)

독일에서 환경오염때문에 속도제한을 한다는건 전세계 배기가스의
총량을 생각할때 조족지혈인듯 합니다. 모든 독일운전자가 무작정
고속으로 달리는것도 아니고, 그렇게 따지려면 대배기량의 차들이나
환경규제가 턱없이 약한(그런 개념조차없는)후진국의 차량들이
만들어내는 배기가스의 양이 엄청난데 말입니다.
참고로 배기가스에대한 유로규제나 미국규제 단계를 그래프로 보면
근래의 차종들은 예전 차량들에 비하면 완전 저공해차 입니다.
모 앞으로는 더더욱 심해질 것이고...참고로 지금의 기술은
차값만 올리면 얼마든지 규제에 대응이 가능합니다. 차량의 축전량과
사용전압을 늘리고 시동전에 시간만 투자하면 말입니다...ㅋ
문득 화석연료는 언젠가 바닥 날테니 어쩌면 지구가 커버할수 있는
만큼의 화석연료만 존재 하는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총량을 생각할때 조족지혈인듯 합니다. 모든 독일운전자가 무작정
고속으로 달리는것도 아니고, 그렇게 따지려면 대배기량의 차들이나
환경규제가 턱없이 약한(그런 개념조차없는)후진국의 차량들이
만들어내는 배기가스의 양이 엄청난데 말입니다.
참고로 배기가스에대한 유로규제나 미국규제 단계를 그래프로 보면
근래의 차종들은 예전 차량들에 비하면 완전 저공해차 입니다.
모 앞으로는 더더욱 심해질 것이고...참고로 지금의 기술은
차값만 올리면 얼마든지 규제에 대응이 가능합니다. 차량의 축전량과
사용전압을 늘리고 시동전에 시간만 투자하면 말입니다...ㅋ
문득 화석연료는 언젠가 바닥 날테니 어쩌면 지구가 커버할수 있는
만큼의 화석연료만 존재 하는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속도 무제한 구간이 있는 건 어차피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인데다가, 독일산 차량이 아닌 다른 유럽산 차량을 몰아보아도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상대적으로 불안하게 느껴지니 굳이 걸고 넘어질 문제는 아니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