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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남산 근처라서 남산은 와인딩을 좋아하는 제게 집 앞에 있는 놀이터나 다름 없는 곳이었습니다.
단지 노면의 상태가 좋지 않고 간혹 맨홀 뚜껑이 튀어나와 있거나 들어가 있는 곳이 있어 이런 곳은 피해서 지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스트레스가 조금 있긴 했었죠.
한동안 일이 바뻐 집 앞임에도 불구하고 남산을 찾지 못하다가 어제 귀가길에 한번 돌아보고 완전 감동했습니다.
새롭게 포장한 노면상태가 정말 예술이더군요.
맨홀의 높이도 마치 일본처럼 매끄럽게 맞추어져 있는 듯 보여 정말 마음 놓고 달릴 수 있었습니다.
한동안은 남산에 빠져들 것 같습니다.
차를 e92 M3로 갈아 탄지 한 3개월 쯤 되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에 즐거움을 주는 이 녀석을 대략 백일 동안 타 본 느낌을 좀 적어보려 합니다.
아시다시피 e46 M3가 e92로 넘어오면서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엔진입니다.
6기통 인라인 엔진이 8기통 V형 엔진으로 바뀌고 배기량도 4L로 늘어났지만 오히려 무게는 가벼워 졌다니 전 그냥 신기할 뿐입니다.
운전석에 앉으면 앞 유리창을 통해 불룩 솟아오른 보닛은 뭔가 머슬카스러운 느낌이면서도 일반 3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는 근육질을 선사하죠.
차를 바꾸고 처음 느낀 느낌은 너무나 편안하다입니다.;;
이렇게 빠르면서 이렇게 편안한 차는 저는 처음 타 보았습니다.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은 저속에서 반클러치 역할을 대신 해 줄 때 좀 어색하긴 하지만 일단 30km/h만 넘어가면 너무나도 빠르고 브드러운 변속에 불편함을 느낄 수 없습니다.
변속될 때 마다 뒤쪽에서 "철컥"하고 들리는 소리는 마치 게임 속에서 경주용 차에 앉아있는 듯한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전에 타던 차에 장착되어있던 KW가 너무나 민감하고 하드했던지라 가장 단단하게 세팅해 놓은 M3의 서스펜션이 차가 가진 힘에 비해 롤링이 조금 있게 느껴지긴 합니다만 대신 전자장비들이 바퀴가 슬립을 하기 시작하면 여지없이 자세를 잡아주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크게 불안했던 적은 없습니다.
(예전에 고속도로에서 차선 바꾸다가 겨울철에 뿌려놓은 염화칼슘을 밟고 스핀 후 가드레일 처박처박 하고 나서는 후륜구동차를 몰 때 조금 공포심이 남아 있습니다.)
새롭게 장착된 V8엔진은 정말 너무나도 부드럽게 움직입니다.
예전에 335i 하드탑컨버를 탔었지만 BMW 6기통 엔진을 왜 실키식스라고 부르는지 이해가 안될 정도로 그 실키식스를 탈 때 느껴보지 못했던 엔진의 부드러움을 V8에서 비로소 느끼고 있습니다.
게다가 저 RPM에서 고 RPM으로 넘어갈 때, 으르렁 대는 느낌에서 까랑까랑한 느낌으로 성격 자체가 바뀌는 듯한 느낌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다운쉬프팅 할 때 꽈릉~ 하고 울리며 정확하게 물리는 레브매칭은 중독성이 있습니다.
연비는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석유라는 자원이 사라지기 전에 최대한 써 보려 최저연비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시내에서만 타니 한 4.8km/l 정도 찍히는 군요.
근데 정말 연비가 잘 나오면 안되는 스타일로 운전을 하고 있어서 크게 불만은 없습니다.
BMW를 탈 때 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점이 하나 있다면 주차시 후방 카메라 대신 무슨 초음파 방식으로 사물과의 거리를 보여주는 시스템은 좀 불편하네요.
그냥 후방 카메라가 훨씬 직관적이고 빠르게 대응 할 수 있습니다.
오일 교환 딱 두번만 해 주는 쿠폰북과 타 차량과 달리 2년의 보증수리 기간은 뭐랄까 좀 아쉽긴 합니다.
과연 언제까지 타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 차의 대안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좀처럼 들지 않습니다.
쉽게 차를 바꾸지 못하는 제게 이번 M3는 기대 이상의 만족을 주는 그런 차 인것 같습니다.
남산에서 미친듯이 달리는 흰색 M3를 보면 피해주시기 바랍니다.
저 운전 잘 못해요..;;
2010.10.10 11:47:01 (*.99.198.2)

가드레일에 처박처박. ^^;
왠지 저도 뜨끔하는 표현입니다. 좋은 차 오래 안전히 타시기 기원합니다.
다음 대안은 포르쉐 정도 되겠네요.
2010.10.10 12:05:30 (*.149.4.15)

가끔 남산 가시는분들 많던데 남산이 어딘가요?? 제가 알기로는 남산 올라가는 도로는 2004년??쯤 장애인차량과과 버스를 제외하고
막아버린거로 알고 있는데 다시 풀렸나요?
2010.10.10 12:45:08 (*.155.218.108)

'반클러치 역할을 대신 해 줄 때 좀 어색하긴 하지만' 이 어떤 위화감인지 살짝 궁금합니다...
오토보다 덜 부드러운? 혹은 살짝 울컥거림? 문득 궁금하여 여쭈어 봅니다~~~^^
2010.10.10 12:59:27 (*.36.215.93)
이게 뭐냐면 일단 정지하면 클러치를 완전히 떼 버립니다. 악셀을 다시 밟기 전까지 동력이 완전 차단이 되는 것이죠.
엔진이 정지하지 않게 하기 위해 수동차량에서 클러치를 밟는 것과 같은 이치겠지요. 단 출발을 시작할 때 수동차량의 경우는 서서히 발로 밟고 있는 클러치를 놓아주면서 클러치를 붙이는데 그런 역할을 하는 구간이 있습니다.
이게 뭐랄까 붙이고 떼주고의 역할 사이에 있는 중간 역할이라고나 할까요?
이걸 차가 대신 해 주니 수동차량처럼 순간순간 원하는 대로 원하는 양만큼의 반클러치가 아닌 뭔가 정해진 양만큼의 반클러치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느낌입니다.
기계가 반클러치를 대신 잡아주는데 이게 기본적으로 수동차량처럼 자신의 느낌만큼 즉각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그런 상황에서 비롯된 어쩔수 없는 부분이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이런 부분 때문에 수동을 선택하기엔 이번 듀얼클러치 너무 좋네요. 내구성도 좋다고 하고.
2010.10.10 16:08:35 (*.51.122.197)

쉽게 설명하자면 미세조절이 잘 안됩니다...
예를 들어 차를 딱 3cm만 뒤로 움직여야지... 라고 마음먹으면 수동미션 차량은 비슷하게 움찔움찔하면서 거리를 좁힐수있고 오토미션이라면 브레이크의 답력조절로 거리가늠이 쉽게 되지만 듀얼클러치 장착 차량들은 그런 미세 조절은 힘들더군요.. 익숙해지면 나름 마음먹은 만큼 다룰수있다고 오너들이 이야기하긴하는데.. 제가 잠깐씩 움직여보기엔 좀 쉽지않더군요;;;
정확히 어느시점에 클러치가 붙었다가 떨어지는지 예상해서 악셀링하기가 조금 난해합니다.. 아마 그런 타이밍 맞추기에 관한 부분을 설명하신듯..
그래도 예전 SMG미션에 비하면 DCT 미션은 정말 많이 좋아지긴했더군요.. SMG는 좀 피곤하게 느껴졌는데 DCT는 .. 이정도면 정말 탈만하네... 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는..
2010.10.10 13:50:04 (*.62.2.67)

쏘고 다니면서 4.8km/l면 좋은편 아닌가요?
제 328 컨버...
서식지가 주로 강남이여서 그런점도 없진 않습니다만, 평균 주유를 한번에 55~58L정도 하는데 300km조금 못탑니다.
좀 쏘고 다니면 250km를 채 못타는데, m3나 328이나 연비차이가 거의 없다는 결론이군요 ㅡㅡ;
2010.10.10 21:03:20 (*.166.183.59)

그런데 재포장하면서 빨래판과 세로방향 배수홈들은 다 없어졌는지 궁금하네요.. 그넘들 때문에 주행감이 상당히 떨어졌었는데요.
2010.10.11 09:59:58 (*.216.32.146)

재수시절 ㅈㄹ학원~집까지 83-1번 버스에서 손 떼고 버스안서핑을 즐기던 괴테문화원 앞길은 이젠 못 다니는 건가요? 리라초등학교 앞쪽길만 있는 건가요? 이젠 너무 먼 곳 이라 가기도 힘들지만(울산~서울), 상경하면 일부러 함 다녀오고 싶네요. 벌써 사반세기 넘은 옛 이야기가 되었다는게 인정하기 힘들뿐...
2010.10.11 11:55:46 (*.88.115.137)

재포장 소식 듣고.. 토요일 밤 일요일밤 천안에서... 올라왔습니다..ㅋㅋ 노면상태 예술 입니다....
다만 .. 늦은 밤 시간에.. 안개로 인한 노면습기만... 주의 하신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