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업로드된 사진은 GM 프루빙 그라운드에서 제 차인 2001 9-3 비겐 컨버터블을 탑까지 내리고 달릴때의 사진입니다. 완전 Max한건 아니구요.. 저 속도에서도 크루즈 컨트롤이 되더군요. 거기에 뱅크에 올라가니, 핸들에 두 손을 다 올리고 있을 필요도 없구요.. (일반 도로에서 찍은 사진일까 궁금해 하시는 분이 계실까봐 덫 붙입니다.)

처음 학생이면서 우연한 기회를 통해 시작했던 자동차에 관한 글을 쓰고, 조언을 하는 일이 사람의 인생이라는 길을 따라 오면서 직업이 되어 버렸습니다.

프리첼때부터 회원이었으면서도 활동 한번 안하다가 요즈음 갑자기 다시 여기 테스트 드라이브에 들어오기 시작한건, 아무래도 주변 사람들의 영향이 큰것 같습니다.

특히나 여기 테드에서 많은 활동을 하시는 분들과 같은 직장(?)에서 일을 하다 보니 그만큼 그 분들의 영역(?)이라는 생각에 여기에서 활동하는 것을 주저 했었죠..

(지금은 한분과는 아쉽게 각자의 길로 헤어지고, 한분은 멀고먼 캘리포니아에서 이곳 미시간까지 저를 믿고 오십니다. )

많은 분들이 자신이 미쳐서(?) 하던 일을 기회가 주어져서 직업으로 가지게 되었을때 그 일을 더 이상 즐길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십니다. 거기에 저도 어느정도는 동의 합니다. 특히 몇가지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경우 말이죠..

예를 들어서, 벌써  얼마 안되는 저의 포스트(?)속에서 제가 가진 특정 브랜드에 대한 애착을 발견 하신 분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되다 보니 그렇게 제 '직업을 통해 이야기 하게 되는 글'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까지 그런 '특정 브랜드에 대한 애착'을 조금이라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노력 하게 됩니다.  특히나 개인적인 '자동차에 대한 편견' 같은 것들은 더욱더 드러내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의 직업 윤리 첫번째 조항이나 마찬가지더군요. 물론 꼭 모두가 그런 '윤리 조항' 따위를 지켜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의 위치에서 특정 브랜드나 회사에 대한 애정을 나타낸 글을 쓰다 보면, 모두에게 미움을 받게 됩니다. 편향된 시각을 가졌다고 외치는 독자와 그 '사랑 받는 메이커'의 부담스럽다는 의견, 그리고 '사랑 받지 못한 브랜드들'의 원망 섞인 소리들..

그동안 저의 글을 글로벌 오토뉴스나, 스트라다, 혹은 카비젼이나 올로드(전 4WD&Rv) 혹은 다른 잡지나 언론을 통해 보신 분이라면, '아니 유승민씨 저 사람은 시승기도 잘 안쓰고, 주로 업계 관련 소식이나 혹은 칼럼에 가까운 글이나 쓰면서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라고 할지도 모르시겠습니다만은.. (저 역시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글들만을 써온 이유가, 또, 자동차 동호회에서의 활동을 오히려 ROM족에 가깝게 밀어 붙였던 이유가, 바로 그런게 아닌가 합니다. 바로 '저의 편견' 이나 '혼자만의 애정'을 표현 하지 않고 어떤 이야기들을 한다는것, 그리고 그러한 활동을 하더라도 '편견 없이 이해 해줄 사람들'이 그다지 많이 계시지 않다는 것이죠.

한 경험을 비쳐 보면, '제가 애정을 가진 브랜드'에서 몇년전 새로운 모델을 런칭했습니다. 당시 저는 이 이벤트에 초청 받지 못했고, (언론인으로서..) 메이커 홍보 담당에게 연락을 취해, 언론인으로서, 제 자비를 들여서라도 이 행사에 참여 하겠다고 하면서, 저의 '그 메이커에 대한 사랑'을 표현 했습니다. 그런데, 이 것은 제가 '한국언론을 위해 일하는 언론인'이 되다보니 본사에서 아시아 지역 담당을 거쳐 수입원 홍보 담당에게까지 연락이 갔었죠. 그런데, '그 메이커'의 동호회 당시 회장이셨던 분이 수입원 홍보 담당자로 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공개적으로 저에게 화를 내시더군요. 어디 자기네 회원(임원)을 사칭하면서 그딴 요구를 하냐고....

뭐 '자세한 뒷 이야기' 야 굳이 할 필요가 없을듯 합니다. 그쪽의 이야기 역시 들어야 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때 부터 이런 부분에 대해 더욱더 조심하게 됩니다. 단순히 '그 메이커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순수하게 이해해 주는 사람들이 모였다는 동호회에서 마저도 그런 일이 벌어진다는건.. 여하튼. 제 직업관(?)에 대한 생각을 조금 더 확고하게 만들어준 게기였습니다.

이제 글을 쓴지도 6년이 넘어 갑니다. 한국의 잡지사나 신문사에서 글을 쓰시는 분들보다 글의 양은 적을지 모르지만, 이정도의 경력(?)이 쌓이다 보니 이제는 서서히 이런 저의 '열정'과 '직업 윤리' 사이의 중점을 찾아 갈수 있게 되는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테스트 드라이브는 몇 안되는 '편견 없는 사람들' 이 모이는 '자동차에 미친 사람들의 모임' 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자동차에 미친 분들"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겠죠.

원래 저와 직접 만나 본 적이 있는 분들이라면 '저 하고 싶은 말 많고, 잘난척 잘 하는 인간이, 어떻게 저런 글을 보고도 한마디도 안 할 수 있지?' 라고 물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글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닐까 합니다.

'경력'이 아닌 '연륜'이 쌓이고, 또 '아집' (고집이 아닙니다) 이 쌓이다 보면, 탑기어의 Jeremy Clarkson같이 편견처럼 보이는 '독설'을 할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 사람의 '독설' 까지도, 직접 포드의 GT40나 페라리, 람보르 기니를 포함해 그러한 자동차 프로그램을 10년 이상 해오면서 수많은 차종을 여러번에 걸쳐 수주일씩 몰아본 후에 나오는 말들이기 때문에, 딱히 그 사람을 뭐라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자랑은 아니지만, '프리랜서 라이터'로 일을 하면서도, 학생이라는 본분은 접어 둔채, Used car dealer, Used car wholesaler(딜러에서 트레이드 인 한 차량을 대신 경매에서 팔아주고, 딜러에서 필요한 차량을 경매에서 사주는 일), Insurance company's salvage agent (사고난 차량을 보험 회사 대신 폐차장이나 딜러등에 파는 일), Dealer's Agent to Closed auction(신차 딜러들이 차량을 주문했다가 캔슬하면 메이커들은 그 차들을 경매장에서 다른 딜러들에게 판매 합니다, 이 차량을 사는 일을 했죠..)  그리고 신차 딜러쉽 에서 한달동안 제네럴 메니져도 했었고.. 아, 자동차 부품 회사 (Tier 1,2)에서 부품 설계 할때 메이커와의 중간에서 방향이 맞게 돌아가나 맞춰 주는 일도 했었고, 마케팅 전략에 관한 조언이나, 관련된 프로젝트도 진행해 봤습니다. 신차 개발 팀과 함께, 컨셉을 세우는 일을 도와 주는 것도 했네요..

짧은 기간이지만 자동차와 관련된 일을 하면서 전공도 Mechanical Engineering에서 Engineering Management 로 전공도 바꿨습니다. 정확하게는 엔지니어가 MBA 과정을 수료 하였을때 하는 일과 비슷하죠, 품질 관리( TQC)에서 부터 로지 스틱 까지..

그러면서 지금까지 제 손을 거쳐간 차량이 꽤나 되네요, 종고차 딜러/홀세일러 등으로 사고 판 차가 4천대 정도 되고, 개발에 참여했던 부품이나 차량으로 따지면 모델도 두자리 숫자를 넘어 섰습니다.

언론인으로서 시승한 차량도 벌써 세자리 숫자를 넘어서네요. (물론 저와 같이 일하셨던 분에 비하면 아직 세발의 피랍니다.. )

그런데도, 아직도 모터쇼장의 프레스 데이에서 장막을 뚫고 나오는 차들을 볼때 마다 가슴이 쿵쾅 거리면서 침을 흘리고, 자동차와 관련된 행사에 가기 전날 밤은 잠을 설치게 됩니다.

그런데 운전석에 앉아서 새로운 차를 운전해 보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입니다. 흥분 되기 보다는 온 몸의 모든 신경이 곤두 서서는, 이 차의 기본적인 5감은 어떤지, 혹시 중고 차라면 기존에 타본 차와 무엇이 다른지, 그것이 어떤 부품의 고장인지 혹은 어떤 부품의 차이에서 나오는 것인지를 알아 채기 위해 몇 분이면 기진 맥진 해 버릴 정도로 긴장해 버리고 맙니다. 오히려 매일 타는 제 차들 (회사차를 가장 해서 제가 하루에 바꿔 타는 차량은 여러 가지입니다. 컨버터블에, 웨건에, 세단에, 픽업 트럭에 SUV 까지.. )을 탈때면 맘이 편안해 지고, 그제서야 자동차가 주는 '흥분'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제 주변 사람들 중에 저에게 차를 안태워 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냥 뒷자리에 타서라도 한 4~5분쯤 타고 가다 보면 제 입에서 "어, 뭐 뭐뭐 언제 가셨어요? 뭐가 좀 이상한것 같은데요? 뭐뭐뭐는 한번 살펴 보세요.. 제가 봐드릴까요?" 가 직업병처럼 튀어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건 아마도 중고차 딜러를 하다보니 몇 초만에 그 차의 상태를 파악 해야 하고, 이런 쪽으로 능력을 기르니 그렇게 된듯 합니다만...

여튼.. 제가 새로운 모델을 타보게 되었을때는 절대적이고 이해가 쉬운 그런 문장들 보다는 경쟁차량들에 대한 상대적인 평가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글을 쓰기는 쉬워도 그 글이 대중의 눈에 읽혀 지기는 힘듭니다. '언론인으로서의 직업 윤리'가 다시 개입하기 때문이죠.

'눈가리고 아옹' 하는 식이지만, 여기 '테스트 드라이브'에서 저의 '다듬어 지지 않은 면'을 보시게 된다면.. 부디 '편견 없이 가지는 자동차에 대한 애정'으로 이해 해 주셨으면 합니다. 길게 쓴 글이지만, 결론이 너무 짧네요..

오늘도 "애정과 열정을 가진 애마"와 함께 편안한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