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카트' 만드는 과정


배선이 주렁주렁 하네요^^


떨렸던 첫 테스트 코스인!


각종 센서들을 통해 데이터들을 확보 했습니다.


초창기 테스트때 모습


이건 데이터들의 일부인데요. rpm, 횡G, 종방향G, 랩타임 등이 나와있네요.


안녕하세요.
유령회원 득희라고 합니다 ^^;;
매일같이 들어오긴 하지만 쉽게 글 써지지가 않네요.
그러다가 아래 카트 글이 올라왔길래 저도 나름 재밌는 이야기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사실 저는 중학교 2학년인 99년도 부터 카트를 시작해 지금껏 타고 있는데
지금은 카티노 팀에 소속돼 있습니다.
아마 카트빌이나 카트랜드에서 저를 보신 분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저희팀에서 일반인들을 위해 2005년도 부터 개발 & 테스트를 끝마치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일반인들을 태우고 있는데, 제가 간단하게 그 개발 스토리를 올려볼까 합니다.


카트 이름은 일명 '빈 카트'라 해서 이 카트를 전문적으로 만든 미캐닉형의 딸(수빈이) 이름입니다^^
카트 전체를 만든건 아니구요. 엔진을 일반인들이 쉽게 탈 수 있도록 스쿠터 엔진을 개량해 카트에 얹은 것입니다.
보통 카트서킷에서 렌탈해주는 렌탈카트는 너무 느리고, 그렇다고 곧바로 레이싱 카트를 타기엔 버거워 그 사이를 메워주기 위해 만들게 된건데요.
100cc 스쿠터 엔진에 CVT를 조합해서 서 있어도 시동이 꺼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개발초기부터 나름 경험많은(?) 제가 테스트 드라이버로 현재까지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계속 업그레이드 되고 있지만, 첫 주행부터 마무리 테스트 단계까지 주행량만 1,000랩 가량 될 것 같네요.
각종 부품들을 교체해보고, 서킷에서 겪을 수 있는 대부분의 날씨와, 다양한 엔진오일도 사용해보는 등의 각종 테스트 때문에 그정도... 아마 더 주행했을수도 있을것 같네요.

아무튼, 첫번째 테스트땐 저도 엄청 긴장했었습니다 ㅎㅎ
사실 아무것도 입증되지 않은 엔진을 가지고 서킷에 들어가 달려야 한다는게...
다행스럽게도(?) 아무 문제 없이 첫 테스트를 끝냈지만, 배기음이 너무 커서 일반인이 타면 놀랄것 같다는 의견과 아직 전체적으로 다듬어지지않은 성능, 그리고 신뢰성 확보 등의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음번 테스트땐 배기쪽을 손봐 배기음을 줄이는 형식으로 매 테스트때마다 하나씩 하나씩 개선해 나갔습니다.
어느정도 성능이 안정됐을때 랩타임은 초기 개발 컨셉에 걸맞게 렌탈카트와 야마하 SD엔진 사이의 랩타임이 나왔는데, 아직 엔진의 한계가 많이 남아있었기에 출력을 더 높여서 최고 성능이 어느정도인지는 나중에 도전해보기로 하고 우선은 엔진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매 연습 세션마다 대략 50~100랩 가량을 달려보고 한여름에도 그렇게 달렸지만 엔진은 꾸준하게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CVT 벨트가 견디지 못하는 문제가 생겼죠. 그 문제는 순정 벨트가 아닌것을 써서 그랬던 것으로 순정 벨트를 사용하니 금방 해결됐습니다.


이제 남은건 최고 성능을 뽑아내는 작업.
다른 부분은 노멀 세팅으로 놔두고 엔진만 최고로 돌아가도록 바꿔서 테스트에 들어갔습니다.
엔진은 대략 1만5천rpm까지 올라갔지만 엔진자체의 특성상 그렇게 높은 rpm에선 오히려 쓸모없는 과부하만 걸려 rpm을 적정수준까지 내리는 대신 저속 토크를 살리고, CVT 또한 저속에서 치고 나가는 힘을 더 키우는게 좋겠다는 제 의견을 바탕으로 그쪽으로 수정해 나갔습니다.
사실 일반인이 타기엔 고rpm대에서 힘이 좋은것 보다는 저rpm에서 힘이 좋은게 다루기도 편하고 안전합니다.

그래서 최종 테스트땐 코스인 하기 위해 액셀을 힘껏 밟으면 휠스핀이 날 정도로 엄청난 저속토크를 발휘했죠.
제가 '빈 카트'를 가지고 기록한 최고 랩타임은 야마하 SD 레이싱카트와 비슷한 26초 중반대.
하지만 일반인들의 안전과 엔진의 내구성을 위해서 성능을 약간 낮춰놨습니다.
물론 실력이 좋은 분들에겐 리미트를 풀어드릴수 있게 해놨죠 ^^

지난해 중후반 부터 본격적으로 일반인들을 태웠는데
결과는 예상했던 그 이상이니 성공이죠? ^^
털털거리는 레져카트보다 빠르면서 레이싱 카트 수준의 성능과 CVT덕택에 서서 시동버튼만 누르고 그냥 타고 나가면 되고, 스핀해도 그냥 돌아나가면 되니... 실제로 타본 분들의 반응도 좋고, 팀 입장에서도 신뢰성 좋은 카트 덕택에 사람들을 안정적으로 태울 수 있으니 이런걸 보고 '윈윈 전략'이라고 하나요? ㅎㅎ


언제 카트빌에서 뵙게 되면 한번 태워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