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교차로나 비슷하겠습니다만 이곳 제주의 대부분의 교차로는 직진과 좌회전 동시신호이거나 양방향 모두 좌회전후 직진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날은 제가 교차로의 맨 앞에 신호대기중이었고 업무처리가 밀려있던 터라 업무진행상황들을 마음속으로 점검하던 중이었습니다.

옆차로의 자동차들이 출발을 해서 신호등으로 눈을 급히 돌렸더니 어느새 녹색불이더군요. 좌측방향지시등이 켜져있는 것을 보면서 클러치를 밟고 1단연결 클러치 떼고 브레이크에서 액셀러레이터로 발을 옮기면서 부드럽게 교차로에 들어서는 순간 전방 상대차로의 24톤(어쨓든 너무 거대했습니다.) 덤프트럭이 전조등을 휘날리며 경음기를 울려대며 굉장히 위협적인 모습으로 마치 정면충돌을 하기로 작정했다는 듯이 달려오더군요.

의외로 저는 '운전한번 독특하게 하네. 취향도 가지가지...'를 중얼거리고 있었는데 왠지 이상한 느낌. 후사경을 통해 본 뒷 차들이 신호받고(?) 출발하고 있다고 생각한 저를 뒤따르지 않는 게 아닙니까? 아차 하는 순간 이미 저는 교차로를 유유히 좌회전해서 돌아나간 상태였습니다.

만약 시간이 조금만이라도 어긋났다면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사고가 났거나, 보행자를 건드리거나...등등의 심각한 상황을 만났을 수도 있었겠죠. 천만다행이었구요. 그 교차로에는 신호위반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서 과태료가 부과되겠구나, 벌점은 몇점이더라, 별별 생각들이 들더군요. 그 와중에 트럭운전자는 나를 얼마나 나무랐을까 싶었구요. 트럭운전자의 운전취향이 남다른 게 아니라 실은 내가 공격운전을 하고 있었던 거 잖아요.

테드회원님들 신호위반하지 맙시다. 아울러 교통사고로 아파하는 모든 분들의 쾌유를 빕니다.
(산타페러브(www.santafelove.com)와 중복 게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