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권님 안녕하세요. BMW4U 시절이 그립습니다.

이종권님의 계산중 수입차 본사도 VAT 10%를 부담하고, 그 물건을 받은 딜러도 10% VAT를 부담한다는 계산은 정말이지 부가가치세의 개념이 없으신 겁니다. 부가가치세란건 마지막 판매되는 시점에 소비자에게 부담되는 세금입니다.

제가 예전에 계산해본 바로는 CIF 가격이 100 이면, 여기에 관세, 특소세, 교육세, 부가가치세를 더하면 133 정도가 됩니다.

미국 MSRP 가 5000만원인 차를 들여와서 마진 하나도 안남기면 국내 소비자가가 6650만원이 되어야 하는데, 미국MSRP는 미국내에서도 딜러마진등이 포함된 가격이기도 하고 더군다나 MSRP로 차를 팔지도 않습니다. 더 많이 할인해서 팔죠. 따라서 6650만원에 이미 우리나라 딜러마진도 들어간다고 봐야 합니다. 규모의 경제때문에 마진을 더잡아야 한다고 쳐도 감각적으로 6650만원의 10% 마진인 7315만원 이상의 소비자가격이 된다면 문제가 있다고 보이고요.
우리는 미국 MSRP 5000만원 짜리차가 7315만원 이상이 되는 경우를 너무나도 흔하게 보고 있습니다.

종권님은 딜러의 입장에서 글을 쓰신것 같으나, 수입차 가격이 항상 이렇게 문제가 되는 것의 핵심은 시장이 완전 경쟁이 이루어지는 시장이라서 그럴겁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공산품은 공급자보다는 유통업자가 우위의 시장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공급자는 유통업자 눈치를 봐야 합니다. 한 매장에서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취급하죠. 따라서 시장가격이 경쟁에 의해서 최저가로 수렴하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자본주의의 핵심은 공정경재에 있다고 봅니다. 입법부와 행정부는 부지런히 공정경쟁을 깨려는 세력을 단도리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산품중 유일하게 자동차만이 공급자 우선의 시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시장의 건전성 유지에 힘써야할 공정거래위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유통업자가 공급자 눈치를 봐야 합니다. 미국처럼 딜러가 여러회사 차 전시해놓고 맘대로 팔수가 있어야 합니다.

수입차도 마찬가지로 수입사(공급자)가 절대적인 권력을 딜러(유통업자)에게 휘두르고 있습니다. 금감원공시페이지 dart.fss.or.kr 에서 수입사들 사업보고서 보시면 각 수입사마다 매년 수백억씩 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반면 딜러사들은 우리들이 알다시피 죽을 맛이죠. BMW코리아는 매년 수백억씩 독일로 송금하지만, 딜러사들은 엄청 망해나가지 않습니까?  딜러들 부도나도, BMW코리아는 전직원 중국연수 같더랬죠.. 결국 수입차 마진의 대부분은 딜러사나, 영업사원이 챙기는 것이 아니고, 수입사에서 먹고 있는 거입니다.(정부에서 가져가는 관세, 특소세, 교육세, 부가가치세는 수입차 가격의 논쟁에서는 고정변수이므로 여기선 논외하겠습니다. )

그러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여기서 부터는 소설입니다.
(1) 담합이 일어난다고 밖엔 볼 수가 없습니다.
첫째, 현대차와 정부간에는 확실한 담합구조가 있는 것 같고요.
둘째, 현대차와 수입사 끼리도 경쟁적 담합관계로 긴장상태가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현대차는 각종 말도 안되는 인증절차, 비관세장벽등을 통해 수입차를 자유경쟁을 통해 들여오기 힘든 구조를 유지하게끔 로비합니다. (좀만 생각해보면, GM대우나 르노삼성도 여기에 반대할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다른 공산품은 이런 로비가 전혀 먹힐 수가 없습니다. 오로지 차만이 가능합니다. 왜냐면, 차라는 것은 인증 및 등기를 해야만 하는 물건이기 때문에 로비를 한만큼 효과가 큽니다. (SONY 캠코더 같은 것은 등기를 안하기 때문에 SONY코리아 가격이 마음에 안들면 얼마든지 일본서 직수입하면 그만입니다) 그리하여, 현대차는 국내시장에서 이익을 많이 챙기고, 세계최강의 노조도 이틈에 좀 챙기고, 현대차회장은 3조원 챙겨서 아들 기아차사장에게 경영권넘기는 자금으로 씁니다.

(2) 개인이 수입 및 인증, 등기 절차가 매우 힘들기 때문에 공정경쟁이 이루어 지지 않으며, 독일 본사로부터의 독점 공급자인 수입사가 전횡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됩니다. 게다가 딜러를 하겠다는 사람은 많은 실정입니다. 가진 돈 가지고 강남고기집보다는 명함에 때깔나는 사업하고 싶어하시는 분들은 상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재벌2세들이 수입사 딜러권을 따려고 한다는 기사도 많이 봤습니다. 이런 실정이니 수입사 맘대로 딜러계약이 이루어지죠. 딜러는 한마디로 노예같습니다. 영업사원은 이런 와중에 역시 딜러의 노예가 되는 것이죠.

(3) 원래 시장이 제대로 되자면, 수입사는 시내 목좋은 데 그야말로 전시만하고 홍보하는 기능위주로 하고, 딜러들은 땅값 싼 교외 외곽에 매장차려놓고 A회사, B회사차 딜링하면서 그 만큼 물건 싸게 팔아야 하는게 당연한 겁니다. 강남대로변에 자기 빌딩 차려놓고 사업하니, 그 돈이 다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것이죠. 게다가 각종 허레허식 골프이벤트등을 남발하죠. BMW코리아는 페이스리프트 BMW7 론칭할때 부산까지가는 전세비행기에 고객들 싣고 쇼를 했더랬죠. 이런 돈이 거져 나오겠습니까?

또 AS는 당연히 공급자인 수입사가 챙겨야 하는 거죠. 용산에서 SONY 캠코더 산거 고장났다고 용산판매자에게 가서 고치진 않듯이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입사는 심하게 얘기하면 아무것도 안하고 있죠. 땅 값 엄청난 강남대로 사거리에 매장차리는 조건으로 딜러권 내주는 것도 모자라 수십억 수백억 들어가는 수리공장 짓는 것도 강요하죠. 그래도 좋다고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분들이 줄을 서니 수입사는 아쉬울 것 없습니다. 자기들이 써야할 돈 딜러한테 다 뽑아내고 마진까지 많이 챙겨서 딜러에게 차를 넘기게 되는 것이죠.

(4) 최근 제가 리컴번트 자전거에 미쳐서 테드에 예전보다 자주 오질 못했습니다. 자전거도 차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판매량은 극소수지만, 수입사 가격이 마음에 안들면, 개인이 직수해버리면, 10일 만에 배달되고, 인증등록도 없기때문에 바로 주행가능하죠. 따라서 수입사로서도 높은 가격을 붙이질 못합니다. 얘를들어 챌린지 자전거의 경우 관세랑 세금 제외하면 미국내 판매가와 우리나라 판매가가 차이가 없습니다.

결론 : 수입차 가격이 합리적으로 내려가려면, 지금같은 말도 안되는 수입차 인증, 등기 절차가 없어져야합니다. 개인이 마음껏 독일이나 미국에서 직접 싸게 들여올 수만 있게 된다면, 경쟁에 의해서 수입사는 시장에서 작동하는 가격에 딜러가 팔 수 있는 구조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게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