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이 새차!


그동안 여러가지 이유로 중고차만을 타오던 제가 이번에 처음으로 새차를 사게 됐습니다.
유럽에서 유학을 하며 처음으로 사게 된 Alfa33을 시작으로 그동안 참 많은 차들을 타 왔지만 하나같이 중고차였었습니다.
그런 제가 소문으로 평이 좋은 뉴G35세단을 별 생각 없이 딜러를 찾아가 시승을 하고는 별 고민없이 바로 사게 되었습니다.
아..색깔을 뭘로 할지 좀 많이 고민했었습니다.
블루계열이 너무 채도가 낮아서 망설이다가 평소에 좋아하는 색아닌 색인 검정으로 결정했죠.

결코 제게 작은 결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쉽게 신차구입을 결정한 데에는 뉴G35세단이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중고차만의 매리트가 없다는 점도 작용했습니다만 다른 차들에 비해 착한 가격과 무지막지한 성능때문입니다.
핸들 뒤에 달린 플리퍼로의 변속이 DSG나 SMG처럼 기계식이 아니기에 반응이 좀 느려 아쉬운 부분이 없진 않지만 그 이외의 모든 것들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후륜구동이라는 점에서부터 315마력의 파워풀하면서도 빠른 반응의 엔진, 적당히 딱딱하면서도 적당히 부드러운 서스펜션, 적당한 크기의 차체와 묵직한 핸들,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최근의 독일차처럼 자주 고장나지는 않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편하게만 느껴지는 전자장비들 까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차를 타면 제 또 다른 차인 AUDI TT는 너무도 초라해집니다.
K04터빈에 대용량 인젝터와 앞에 위치한 커다란 400마력 대응 인터쿨러, 아이젠만 머플러, 18인치ABT 06휠과 PS2타이어, KW Varient 3 서스, APR ECU, 경량 플라이휠로 무장한 놈이지만 G35세단 앞에선 단지 3000rpm까지 터보랙으로 굼뜨고 그 이후의 폭발력 또한 G35에 못미치며 낮은 서스는 울퉁불퉁한 노면에 불편하기 짝이 없고 코너에서의 느낌 또한 G35의 후륜구동에서 오는 느낌을 따라가지 못하는 녀석일 뿐이네요.
물론 TT만의 장점이 많겠지만 단지 주행성능만을 비교하면 그저 수동이라는 점에서 위안을 삼아야 할 정도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렇듯 가격대비 엄청난 주행 성능에 반해 G35를 사게 되었고 제 인생에 첫 새차로 기억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이 차는 제 아내가 타게 됩니다.(나름 반전)
제 앞으로 등록을 했으니 분명 제 차이긴 하지만 아내가 탈 용도로 산 차이기에 전 가끔 가족나들이 할 때에나 운행을 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36개월을 할부에 시달려야 하지만 차량가의 40퍼센트에 달하는 인도금은 아내가 벌어서 낸 돈입니다.
지난 겨울에 저만 열선있는 시트달린 차를 타는게 너무 미안해서 이번에 꼭 열선시트있는 차를 타게 해 주려고 알아보던 중 국산차가 너무 비싸 돈 좀 더 보태 G35를 사기로 결정하게 된 것이죠.
그동안 1.5리터의 국산엔진에 익숙한 아내는 당장은 차가 너무 힘이 좋아 겁을 내고 있지만 곧 제 TT를 웃으며 제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길..이제 아내와의 승부처는 다운힐이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