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양상규입니다.
어제 뜨거웠던 날씨만큼이나 격렬했던 ddgt 경기를 마치고
오랜 단골이던 대치동 함흥냉면집을 다녀왔습니다.
집사람과는 맛집을 주로 찾아 다니는데 장안에 유명 하다는
냉면집을 모두 설렵해 봤지만 변함없는 맛집으로 꼽는 냉면집이죠
집에서 가까워서 늘 애용하던 곳인데 이제는 신촌으로 이사를 한터라
거리가 거리인지라 간만의 맛집이었습니다.
어제의 피로가 가시기도 전 새로운 엔진을 오버홀 하고자 열고
이길현님 과의 약속시간에 쫒겨 부랴부랴 찾아뵈었습니다.
덩그라니 내려져 있는 996엔진을 보면서 양산이지만 그 형태나
모습은 역시 포르쉐라는 생각을 하며 찬찬히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크랙이라고 말씀 하셨던 부분은 크랙이 아니고 실린더 블럭은
멀쩡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일과 냉각수가 섞였다는
말씀에 다른 무언가가 있었을거라고 판단해서 탈거한 해드가스켓을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오랜시간 진행이 된 상태라면 그 흔적이
여실히 남겼지만 제 생각으로는 진행이 된지 얼마되지 않았고
또 그 상태 또한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에서였습니다.
그만큼 엔진은 상태가 훌륭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독일엔진에서 풍기는 그 내구성의 모습 그대로
20만키로가 넘은 상태에서도 가이드고무의 경화와 노후에 따른
오일소모의 흔적도 없고 말끔한 해드를 보며 가스켓을 찬찬히
훑어보았습니다. 제가 보기엔 분명 가스켓쪽으로 냉각수 유입이
되었을것이라는 판단에서였습니다.
그리고 그흔적이 발견되었고 메탈가스켓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은
잘 발견하기 어렵지만 분명 해드가 열에 의해서 변형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실린더나 피스톤 스커트 부위는 정말 말끔하리만치
노킹의 흔적도 없었고 과도한 피스톤 팽창으로 인한 스크래치 하나
없는 말끔한 엔진이었습니다.
해드가 열변형을 일으키고 그에 따른 냉각수의 유입이 이루어진데는
반드시 그 이유가 있을것이라 판단해서 냉각라인쪽을 찾아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워터펌프를 좀 보여 달라고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상당히 고성능의 토출량을 보이는 워터펌프가
제 눈에 들어왔고 이미 베어링 소손으로 인한 흔들림이 감지가 되어
워터펌프의 소손에 의한 냉각수 순환의 문제로 해드의 변형임을
알수가 있었습니다. 결국 폴쉐의 알미늄 블럭에 라이너를 압입하고
새롭게 피스톤 클리어런스를 설정하여 재탄생작업을 갈망했던
제 소망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단순 수리나 인스톨이 아닌 새로운 설정과 새로운 메카니즘의
도입을 위한 제 바램은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아직 아무도 하지 않은 영역...,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부분
아직 누군가 발자국을 남기지 않은 하얀 눈밭을 걸을 수 있을거란
기대는 그대로 무너졌습니다.
그래도 비싼 엔진을 새로 사오고 멍쩡한 엔진을 버리는 "우"를
막을 수 있어서 그걸로 만족하며 새로운 커스텀작업에의 도전에
대한 기대를 접으며 돌아왔습니다. 내일은 오늘 내린 다른 엔진의
오버홀을 하며 또 새로운 하루를 시작해야 할것같습니다.

p.s 길현님 음료수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