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말 미국에 출장갈 일이 있어, 국제면허를 발급받으려고 자동차등록사업소에 갔습니다. 마침 올 봄에 적성검사 기간이라 해외 출장을 이유로 하여 조기 적성검사를 받았지요.

 

그런데, 제가 미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오른쪽 눈의 황반을 지나는 혈관이 터진 일이 있었는데, 그 효과가 나타나네요. 이런 황반변성은 치료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냥 이러고 사는 수 밖에 없습니다. 증상은 이렇습니다. 오른쪽 눈으로 사물을 보면 초점이 잡히는 위치에 물방울이 맺힌 것 같습니다. 워낙 오랫동안 이 상태로 지내다 보니 눈이 적응되어서 초점을 잡을 때에는 왼쪽 눈으로 보게 되는 현상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시력검사결과 왼쪽은 교정시력 0.9 오른쪽은 교정시력 0.3(많이 봐줘서)입니다. 그리고는, 1종보통에서 2종보통으로 면허가 강등되었습니다. 뭐, 제 삶 자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15인승 이상을 몰아야 하는 처지도 아니고, 대형 면허를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도 아니죠. 그런데, 이제는 자동차로 뭔가에 더 도전하기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 웬지 씁쓸합니다.

 

간혹 집사람과 함께하는 농담도, 대형 면허를 받은 후에 고속버스를 구입해서 자가용으로 쓰자는 말도 못하게 되었죠. 이 시력으로는 경비행기 면장도 신청하지 못하지요. 이제는 그저 자가용 모는 것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되네요.

 

시력보호에 주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