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퇴근길에 테드 회원분들과 연이어 만나게 되네요. ^^

일이 늦게 끝나는 편이라 오늘도 야근 후 저녁 9시 40분쯤 퇴근해서

꽃시장 사거리를 거쳐서 양재 IC로 서서히 진입하고 있었죠.

금요일 답게 정체 중이었고, 본선으로 진입하려는데 끝 차선에

은색 911 (넘버 끝 수가 66이었습니다.)이 보이더군요.

막히는 길이라 배기음이라도 들어보려고 본선에 합류하면서 뒤로 붙었고

포르쉐다운 배기음을 천천히 감상하려는데 뒷 유리에 붙은 낯익은 스티커가 있었습니다.

유리 경사각이 거의 누워 있어 처음엔 테드 스티커라는 것을 잘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 맞더군요.

항상 도로에서 만나는 테드 스티커는 반가움 그 자체라,

뒤에서 하이빔이라도 올려볼까 하다가 배틀 신호로 오인할 수가 있어 틈을 노려서

잠시 우측 끝차선(5차선)으로 슬쩍 옮기면서 앞으로 나가

제 뒷 유리창의 스티커를 보십사~ 했죠.

아마 보셨으리라 짐작하고 다시 911 뒷쪽으로 붙으려고 했는데, 서초 IC로 빠지려는

차량에 방해가 되는 듯 해서 어쩔 수 없이 비어있는 5차선으로 먼저 진행하다가

다시 본선 합류.

서초 IC 지나서 약간의 소통이 풀리길래 80km 정도로 정속 주행하면서

기다렸더니 금방 뒷쪽에 제논 불빛이 비치더군요.

서로를 재확인한 순간 특별히 어떤 의사소통 없이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간만에

재미있게 달릴 수 있었습니다.

이전 구간 보다는 차량 간의 틈이 확보되어 있었기에 911 뒤에서 개스 냄새라도 제대로

맡아보기 위해 죽기살기로 페달을 부러져라 밟았습니다.

틈과 틈을 예의주시하면서 뒤에서 따라가는 약점을 감수하면서 포르쉐의 뒤를 밟고

싶었던거죠. ^^;

그나마 약간의 정체가 있던 상황이라 따라 갈 수 있었지 아마 길이 확보되었으면

소위 "쩜"되는 상황이었을텐데 한남대교 중반까지는 어찌어찌 잘 따라갔네요.

저야 뭐 발판이 부서져라 밟고 있었는데 너무나 여유있는 크루징과 순간 가속에는

당할 재간이 없어보였습니다.

비머의 스티어링 감각만 믿고 있었고, 갑작스럽게 달리는 상황이라 미처 S 모드로

바꾸지 못했던터라 E 모드 4단~3단으로 간신히 간신히 같이 달렸던 것 같습니다.

차량의 틈과 틈을 적절히 이용하면서 달려야 하는 상황이라 제작사에 계시는

테스트트라이버들이 하시는 범퍼투범퍼 같은 상황으로 한동안 달렸네요.

한남대교 남단 통과 이후부터는 길이 뚫려서 (버스 전용 차로를 잘못 들어갔다가 나오는

실수를 범하는둥 ..) 조금 더 밟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역시나 시야가 여유있게 확보된

상황에서 더 따라가는 것은 무리였고, 연대에 볼일 보러 가는 길이라

어쩔 수 없이 저는 고가도로 우측으로 내려왔습니다.

상황 종료의 뜻으로 비상등을 켰는데 보셨나 모르겠습니다. ^^;

순간적으로 911을 따라 남산 방향으로 갈까 생각도 해 봤는데, 금요일 시내 정체를

감당하고 목적지로 갈 수 없을 듯도 하고 전의 상실로 꼬리를 내렸습니다.

996이었던 것 같았고 까레라S 였는데 역시 발군의 파워와 오너의 과감하면서도 깔끔한

드라이빙 실력을 감상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어쨌든 간만에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었던 것과 테드 회원과의 조우라 즐거운

퇴근길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뵙게 되면 아는체 하겠습니다.

(테드 회원 간의 배틀이라 Street Battle란에는 어울리지 않을듯 하고 넘 짧아서

이 곳에 올려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