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5 RS4에 대한 느낌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B5 RS4는 아우디 B5플랫폼 A4바디를 베이스로, 코스워스에서 튜닝을 해서 아우디에서 제작한 팩토리튜닝 작품입니다. 팩토리 튜닝인 만큼 사외 튜닝작보다는 안정성에서 앞설거라 짐작합니다.


요샌 숫자별로 RS가 있어 흔하지만, 이때 당시(99년~01년)에는 포르쉐와 아우디의 콜라보로 탄생한 전설적인 RS2 의 후속으로서, 두번째의 RS 머쉰였고, 당시 유일한 RS였습니다.


같은 A4를 베이스로 한 S4에 비해서 다른 점이 많습니다. 터빈이나 흡배기부품, 강화 커넥팅로드, 냉각계통 등 완전히 다른 차라고 할수가 있습니다. 넓어진 트래드때문에 같은 차량폭을 사용할수가 없어 부풀려진 펜더덕분에 차량폭이 6.6cm 넓습니다. 때문에 범퍼등 바디킷은 물론 앞뒤펜더, 문짝등 차양 외판 자체가 S4랑은 달라 외관에서 부터 특별한 느낌을 줍니다.


게다가 이후의 RS 시리즈와는 달리 유럽에서만 판매(50대정도는 일본에 정식으로 판매됨)하는 것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자동기어는 배제되어 오로지 수동기어만 있고, 아예 세단 버전이 없이 왜건 버전만 존재합니다. 북미판매를 배제했기 때문에 차체도 요즘 RS보다 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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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스실버 색상이라고 합니다. 아가미가 순정입니다.]

[앞뒤 255/35R18가 순정사이즈이고, 휠도 순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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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이 참 당차게 생겼어요. 오버펜더와 넓어진 트래드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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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건 주제에 스포츠카 처럼 의외로 넢대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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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카로 시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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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복원할 것이 거의 없는 상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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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도 짐을 실은 적이 거의 없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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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5 A6 2.7,  C5 올로드Q에도 쓰였던 2.7 트윈터보 엔진. 코스워스 튜닝에 의해 다른 엔진으로 재탄생됨]


첫인상은 차가 참 낮다는 느낌과 앞범퍼의 스포티한 모양과 측면의 상어아가미 모양이 멋집니다.. 뒤에서 보면 아래로 갈수록 폭이 넓어져 삼각형의 안정적인 차돌맹이 같은 스타일입니다. 아우디의 왜건 디자인 능력은 독일3사 중에서 최고의 감각이라고 생각하는데, RS4는 이에 더해 오버펜더까지 더해지니 그 스타일링에 더욱 감탄하게 됩니다.


입양하는 날. 첫 10분 주행해보고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힘들게 구했지만, 보람되구나 싶었습니다. 저같은 하수로서는 이렇게 재밌는 차는 997 카페라4를 7년전 시승해본 이후로 처음이었기 대문입니다. 중형의 E63, M5류의 고성능 차량과는 차체 크기로 인한 느김 자체가 다르고, 같은 컴팩트급인 M3나 C63에 비해서도 저로서는 훨씬 재미가 있네요.


하지만, 입양하고 간단한 점검을 해보니 문제가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은근히 실내 담배 냄새 밴것은 차츰 잡아나가면 되겠지만, 누유도 심했고, 첫날 엔진오일 교환할때부터 알아봤는데, 오일팬 나사는 빠가가 나있었서 나사선을 별도로 내야했습니다. 조금만 조지면 언제든 머플러에서 흰연기를 재현할 수가 있었습니다. 흰연기와 동시에 검댕이가 차량 뒷면에 계속 들러붙었구요. 살살 달려도 실내로 휘발류 냄새가 상당히 올라 왔었구요. 단 1주 주행에 엔진오일은 1리터 정도나 먹어버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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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을 내리고 헤드를 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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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주황색 내열 실리콘으로 떡칠 되어 있었습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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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팔로워도 상태가 영 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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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이 새는 K04 터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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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도착한 터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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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도착한 캠팔로워와 체인]


이 처럼 엔진을 내려보니 가스켓이란 가스켓은 모두가 주황색의 내열 실리콘으로 떡칠되어 있어, 임시 방편으로 누유를 막고 있었던 걸로 추정되었습니다. 증세로 봐선 터빈이 의심스러웠는데, 튼튼하다고 하는 K04 터빈은 2개 모두가 누유가 있었습니다. 배기관에는 비닐같은 게 녹아진 채로 들러붙어 있구요.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전차주가 마구잡이로 튜닝을 하지는 않았던거 같습니다. 모든 부품은 순정상태였기 때문에, 문제 있는 부분을 제대로 진단해서 부품만 교환해주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엔진블럭, 실린더 쪽은 문제가 없는 점도 희망적이 었습니다.


오랜 점검후,

보그워너 K04 터빈부터 모든 가스켓,  각종 호스, 타이밍벨트, 워터펌프, 써모스탯, 옥셔리펌프, EGR밸브, 엔진마운트, 변속기마운트, 캠팔로워, 캠체인, 가이드고무 등 부품을 모아 작업하는데 까지 2달이 걸렸습니다. 당연히 작업결과는 대만족이구요.



B5 RS4의 느낌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바디의 느낌 : 왜그런지 모르겠지만 B7 바디의 RS4를 타보면 차체가 너무 단단해 피곤하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이에 반해 B5 바디는 특유의 유연함이 있어, 제 차의 경우 빌슈타인 PSS와 어우러져  위화감 없는 최상의 (부드러운) 승차감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냉각 : 냉각능력이 지나치게 좋은거 같습니다. ^^ 저같은 사람은 아무리 달려도 엔진오일 게이지에서 바늘을 가운데까지로도 올리지도 못합니다. 마스터님 말로는 외기온도 15도 일때 250으로 순항하면 그때 오일온도가 90도라고 하네요.


@배기 : 순정의 배기소리는 전혀 위화감 없이 조용합니다.


@클러치 페달 : 클러치 페달 답력이 무겁습니다. 포르쉐 수동이나 페라리를 몰아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암튼 제가 운전해본 수동차중 클러치페달이 제일 무겁네요.


@회전느낌 : 제차는 서스 말고는 올순정입니다만, 칩튠이 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순정 리밋이 278km/h인데, 이 리밋만 풀어도 순정 380마력에서 400마력으로 상승한다고 합니다만... 시운전 해보신 분이 400마력도 절대로 아닌것 같다고 하네요. 엔진 회전질감은 너무 부드러워서 나긋나긋할 지경입니다. 하지만 3500rpm 넘어가면 미친듯이 회전이 상승하며 블랙홀에 빨려들듯이 7000rpm 까지 단번에 상승합니다. 시운전 해보신 분이 250까지는 단한번의 멈칫거림 없이 순식간에 도달한다고 하네요. 이렇게 부드러운 엔진이 이런식으로 회전상승을 해준다니! 어이없을 지경입니다. 참고로 가속시 1.5바는 확실히 넘고요. 홀딩시는 정확히 1바를 찍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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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속연비 : 조지게 되면 당연히 터보가 터지며, 기름을 듬뿍듬뿍 먹습니다만. 엔진 작업전에 맘 먹고 연비주행으로 새벽 출근(일산-신대방)을 해보니 11.2km/L 가 나온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엔카연비대회처럼 파렴치할 정도(6단으로 60km/h)로 정속연비주행을 하면 아마도 18km/L 도 가능할거 같습니다.^^


@정비성 : 극악의 정비성을 가졌습니다. 엔진오일교환 외 대부분의 작업은 아마도 엔진을 내려야 할정도로 골때립니다. 엔진을 내리고 나서도 원하는 부품을 적출하려면 뭐하나 수월하게 분해가 되지를 않습니다.


@결론 : 이런 감각의 독일차가 이제는 더이상 출시 되지 않는 다는 점에서 많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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