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시물은 제 개인 블로그에 올려놓은 내용을 그대로 옮겨와서 평어체를 경어체로만 바꿨습니다)



현대자동차 홈페이지에서 투싼 수소연료전지차 시승회를 한다고 해서,

전화로 신청 후 지난 목요일(5월 28일)에 현대자동차 원효로 서비스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엔진이 없는 자동차...

"어떤 느낌일까?"



모터쇼에서 여러번 보고 브로셔를 통해서만 이 차를 알고 있었는데,

이 자동차를 내가 만져보고, 운전할 수 있다니..^^



원효로 서비스센터에서 시승 담당자인 하이테크 팀장님을 만나뵙고, 기본적인 설명을 들으면서 출발했습니다.

보통 30~40분 정도의 시간동안 시승을 하게 되는데, 제가 타기 전에 기자분들의 시승이 있었다고 하시면서

충전이 필요한데, 시승을 겸하여 충전하러 가는 코스는 어떻냐고 하시길래 냉큼 "네!" 라고 대답했습니다.


일단 운전석에 앉아서 주위를 둘러보니 길에서 보이는 투싼과 크게 다른점이 없습니다.


일반 자동차의 시동을 걸듯이 똑같이 열쇠를 돌리면 시동이 걸린다고 해서 열쇠를 돌렸는데,

반응이 없었어요..;;


아주 작게 모터 구동하는 소리와 칙~ 하는 소리가 들리고,
클러스터(계기판)에 초록색으로 Ready가 점등되면 출발준비 완료.


자동변속기 레버와 똑같은 레버를 후진과 전진으로 이동하니
살짝 '통' 하고 느껴지는 것 역시 일반 차와 같았습니다.


다른점은 정말 조용하다는 것...







정비경력이 우수하시고, 학교에 강의도 나가시는 자동차 전문가께서 옆에 앉아 차에 대해 상세히 설명을 해주시는데..

이만큼 좋은 현장실습이 있을까 싶었습니다.^-^

자신이 모르는 부분은 두툼한 메모지를 꺼내셔서 직접 찾아서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해주셨어요.







전국에 열 곳이 되지 않는 수소 충전소..

서울에는 연세대학교 안에 충전소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FCEV (Fuel Cell Electric Vehicle)를 한국말로 바꿔보면,

'연료 전지 전기 자동차'


이 차는 일단 수소를 주 연료로 사용하며,

수소는 액체 상태가 아닌 기체 상태로 차량에 주입됩니다.
(그 양을 kg 단위로 환산하면 총 용량은 약 3.5kg 정도)

차량 아래에는 택시 등의 LPG차량에 장착된 가스통과 비슷한 크기의 수소탱크 3개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수소 자동차에 대해서 안전성 여부가 논란이 많이 되는데,
연세대에 계시는 전문가의 말씀은 아주 안전하다는 것입니다.

차량에 장착된 탱크는 찢어서 불 속에 넣기도 하고,
총으로 쏴보기도 하는 등의 테스트를 거치면서 개발되었다고 하시네요.


수소는 대기중의 공기보다 가벼워서 금방 날아가 버리고,

만약 폭발하게 된다고 해도 그 주변의 파편의 영향이 있겠지만,
실제 수소연료의 폭발 위험성은 아주 낮다고 하셨습니다.


액체를 사용하는 LPG 자동차와는 다르게 기체상태의 수소를 고압(350 bar)으로 충전하고,

엔진룸 쪽으로 흡입되고 걸러진 공기(산소)는 가습작용 등을 거쳐 순수 산소의 상태로
수소와 화학반응을 일으키게 됩니다.







수소와 산소가 반응하면 에너지와 물이 발생되는데, 이 때 발생한 에너지(전기)로 모터를 구동합니다.

전기가 많이 필요로 하면 커패시터(capacitor / 콘덴서) 라고 불리우는 전기 저장장치에서도 힘을 얻고,

정속주행이나 감속시에는 발생되는 전기는 커패시터에 저장됩니다.


커패시터는 사진으로 볼 수 있듯이 차량의 트렁크에 장착되는데,

이는 화석연료(엔진)와 전기에너지를 같이 쓰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전기 저장장치와 같은 위치 입니다.


에너지와 함께 발생된 물은 엔진룸 아래쪽에 호스를 통해 일정 주기마다 '칙~' 하며 뿌려지는데,

한번에 분출되는 물의 양은 종이컵 절반 정도..


이렇게 생성되고 저장된 전기에너지는 전기모터를 구동시키고, 그 힘으로 차는 움직이게 되는데,

움직이는 느낌은 서울에서 가장 비싼 차인 전동차. 즉, 지하철을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쉽게 비교하기 위한 대상이지만, 전동차보다 훨씬 조용하고 훨씬 부드럽게 그리고 힘차게 나아간다는..)






일반 투싼과는 다른 포인트.







연세대학교에 도착해서 차량의 여기저기 구경을 하다가 담당자가 오셔서 충전하러 이동하는 중..







이곳에서는 수소를 직접 얻어낸다고 하시네요.

화석연료에서 얻을 수 있는 수소도 있고, 물을 전기분해 해서 얻을 수 있는 수소도 있다고 합니다.







기체상태의 수소를 탱크와의 차압을 이용해서 고압으로 충전하는데, 양에 비해서 시간이 다소 걸립니다.

약 2kg의 수소를 주입하는데 걸린 시간은 일반 자동차에서 휘발유를 가득 채우는 정도..







실내는 앞서 언급했듯이 일반 투싼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 차의 베이스가 수출형 모델이기에 차량 후면의 엠블렘과 전면 범퍼에 장착된 미등이 수출형 사양 그대로이고,
실내에서는 변속기 레버 등이 조금씩 다르네요.







연료게이지에서 약 1/4 정도 남은 상태에서 2kg 정도의 수소를 충전했는데 게이지는 이만큼,

그리고 이 연료로 갈 수 있는 거리를 나타네는 트립컴퓨터는 저만큼의 거리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정체가 심한 시내주행을 한 뒤라 다소 적게 측정되어 있긴 한데,

실제로 가득 충전하고 달릴 수 있는 주행거리는 약 300km 정도라고 하셨어요.







스티어링휠 왼쪽에는 위와 같은 스위치가 있는데,

여쭤보니 ESD는 차량의 전체적인 에너지 공급을 담당하고,

그 옆에 있는 CSD는 LPG 차량의 LPG 차단 스위치와 그 역할이 같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변속기라고 말할 수 있는 변속기는 장착되어 있지 않고,
변속기 레버를 조작하면 모터의 회전 방향을 바꿔주는 시스템 입니다.

하지만 차량을 리프트에 들어올려 보면, 커다란 모터 옆에 변속기와 비슷한 형태의 장치가 있는데..

이는 변속기라고 하기 보다는 그냥 차동기어 정도의 역할을 한다는...







이 차를 타면서 느껴지는 것...


우선 전기모터가 생각보다 둔하지 않고,

변속기가 없이 밟으면 밟는 만큼 밀어주기 때문에 가속 페달의 반응 역시 뛰어나다는 것 입니다.


한적한 곳에서 잠깐 풀가속을 해보기도 했는데,
저속에서 순간적으로 치고나가는 힘은 약 250~300마력 정도의 힘?..

배기량으로 말하자면 3.0L급의 힘을 가지고 있는데 정말 놀라웠습니다...;;


다만 시속 100km 쯤에서 힘이 확 죽어버리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그리고 소음에 있어서는 최고급 세단 수준..

에어컨과 브레이크, 파워스티어링 등의 장치가 구동 모터와는 별개의 모터로 구동되기 때문에,

에어컨을 켠다던지 하면 추가적인 모터 구동음이 들려 옵니다.

하지만 그것 마저도 잔잔한 음악소리에 거의 묻혀질 만큼...


또 하나의 특징은 핸들링이 가볍다는 점..

클릭과 베르나에 적용된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시스템(MDPS)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승용차에 적용된 것은 스티어링휠 아래쪽에 모터가 장착되는데,

이와는 다르게 SUV 차량인 이 차량에는 랙&피니언 기어박스(스티어링 기어박스) 바로 위에 모터가 장착됩니다.

MDPS가 장착된 결과, 핸들 조향이 저속에서는 매우 가볍고, 속도가 올라갈수록 묵직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시험용 차량의 가격은 약 2억원..

양산시스템이 갖춰지고 어느정도 수요가 예상되면 그 가격은 4~5천만원대로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데,

모터와 커패시터 등의 부품가격이 비싸지만, 일반 자동차와 비교할 수 없는 효율과 내구성이 장점이기 때문에

구입하더라도 타이어나 브레이크 패드 등의 소모품 유지비만 들어갈뿐..
일반 자동차의 엔진과 변속기 오일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사실 저는,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도 않고, 많은 정보 조차 얻기 힘든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수소연료전지차 등의
친환경 차량에 대해 공부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약 1시간 반 정도의 시승을 하면서 전문가에게 들은 지식으로 아직 부족한 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포스트를 작성한다는게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모터쇼에서 받아보는 브로셔의 약간의 그림과 글자로는 전혀 알 수 없는 것들..

슈퍼카를 경험하는 것과는 또 다를 것 같은 미래형 친환경 차량을 접해볼 수 있었다는 것이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참고로, 현대자동차에서 하이브리드와 연료전지 시스템을 일컫는

블루드라이브 "Blue Drive" 웹페이지로 접속하면 더욱 자세한 설명과 그림 등이 있습니다.

http://www.hyundai.com/kr/ 접속 후,
상단에 "하이브리드" 클릭 -> 왼쪽에 "블루드라이브 바로가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