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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라는게 원래 차 상태를 잘 보여주지도 않는데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보면 괜찮아 보입니다.



하지만 조금 가까이 가 보면 군데군데 찌그러진 곳을 비롯해 페인트 상태가 나쁜 곳도 꽤 있습니다.




찌그러진 부분으로는 운전석측 뒷문 손잡이 부분이 제일 두드러집니다. 사진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누군가가 못같은 것으로 길게 긁은 곳이 트렁크와 동반석측 뒷문에 있고 문콕자국도 많이 있습니다.




원래 틴팅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데 동반석측 뒷유리 틴팅은 들고 일어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햇살이 강렬한만큼 아무래도 벗겨내버리는 것보다는 재시공을 해야 할 듯 합니다.




실내 상태는 나이에 비해 상당히 좋습니다. 운전석 등받이 부분에 재봉이 터진 곳이 하나 있습니다만

나머지 부분은 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시보드와 우드그레인의 상태도 아주 좋으며 계기판 하단의 디스플레이 픽셀도 양호합니다.

순정 오디오의 표시창이 낡은 티를 내지만 정보를 읽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엔진룸




엔진 커버를 들어내고 한 컷




새로 이사한 아파트는 2가구당 하나씩 차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리모컨으로 문을 여닫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차 꺼내고 세울때마다 내려서 자물쇠를 열쇠로 풀고 문을 열어야 하는 방식이라 귀찮기는 하지만 차고가 있다는

것은 분명히 큰 잇점이지요. 통근용 자전거를 구하고 나면 주중에는 거의 집에 세워둘텐데 캘리포니아의 강렬한

햇살을 피해 검정색 차를 보관할 곳이 있다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중고차는 전주인으로부터 정비 이력을 충분히 전달받지 못했다면 기본적인 메인터넌스는 처음부터 시작해주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가져온 직후 친구네 정비소에서 오일체인지부터 했고 그 후 며칠 뒤에는 점화플러그와 커넥터를

 

교환하면서 아이들 컨트롤 밸브를 청소했습니다.  그랬는데도 아이들이 불안정한 것은 잡히지 않네요

 

흡기쪽에 새는 곳은 없는지 보았는데 아직까지 발견된 곳은 없습니다  

 

 

 

점화플러그를 교체할 때 엔진 압축도 재보았는데 8개중 하나는 170psi, 또 하나는 140psi였고 나머지 6개는 모두

 

150psi였습니다. 헤드커버를 열어보니 점화코일이 모두 BREMI 제품이던데 BMW 순정품도 초기에 BREMI였다가

 

나중에 모두 BOSCH로 교체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조만간 코일도 교체하려고 합니다만 8개 다 교환하려니 이것도

 

가격이 만만치 않군요.  우선은 아이들을 빼면 다른 부분은 양호합니다.  회전이 올라갔을 때 느낌도 좋고 출력도 괜찮게

 

느껴지며 잦은 단거리 시내주행과 일주일에 한두번 장거리 운행을 포함한 평균 연비는 7~9km/l 정도 나오고 있습니다.

 

엔진 본체 하부에 적힌 번호는 1 7026379 였는데 검색해본 번호에서는 실린더라이너가 북미에서 문제가 많았던 Nikasil

 

인지 괜찮은 Alusil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하체를 보니 로워 컨트롤 암의 볼조인트 부트는 세월로 인해 찢어졌지만 볼조인트 자체는 헐겁지 않더군요. 

 

동력계통의 마운트와 하체 부싱들도 의외로 상태가 좋았습니다.  스티어링의 유격은 기어박스 때문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부품 사진을 보니 유격 조정을 할 수 있는 것 같았는데 스티어링 기어박스의 위치가 V8의 운전석쪽 뱅크 바로 아래에

 

들어가 있어서 조절나사가 아예 보이지도 않더군요. 

 

 

트랜스미션과 디퍼렌셜에 누유가 조금 있습니다만 바닥에 떨어지는 정도는 아니고 하부에 조금 비쳐나오는 수준입니다.

 

누유가 얼마나 진행된 상태인지 알 수 없어서 오늘은 기어오일과 디프 오일을 교환하라고 맡겨두고 왔습니다 

 

검색해보니 수동변속기인데도 ATF를 넣으라고 나와있더군요.

 

 

530i를 데려온 지 며칠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만한 드라이브를 하지 못했었습니다. 

 

회사 가까이 이사를 왔기 때문에 출퇴근 거리가 무척 짧았고 일요일에 교회 다녀오는 것은 프리웨이 타고 달리는

 

것이니까 평일보다는 재미있기는 해도 BMW의 참 맛을 느낄만한 구간은 아니죠. 

 

물론 이 차를 그냥 타고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습니다.  클러치 페달의 움직임 거리가 길 뿐더러 반클러치

 

구간마저도 넓어 접속감이 좀 늘어지는 느낌이 있고 시프트레버의 작동거리도 길지만 그래도 수동의 손맛이라는 것은

 

여전하여 기어를 바꿀때마다 레버를 통해 손바닥에 전해지는 체결감은 상당히 좋습니다. 

 

 

며칠 전에는 Ortega Hwy로 밤늦게 드라이브를 다녀왔습니다.  사실 좀 피곤한 상태여서 갈까 말까 고민을 좀 했었죠. 

 

마음속 천사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착한 직장인이 되야지라고 하고 마음속 악마는 오랜만에 이동이 아닌 즐거움을

 

위한 드라이빙을 하고 싶지 않아?  BMW를 사놓고 저렇게만 탄다는 건 죄가 아닐까?  게다가 530i가 와인딩로드에서

 

너와 호흡이 얼마나 잘 맞을지 궁금하지도 않냐고오~!!!’라고 채근하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 악마 승.  10 다 되어 집을 나섰습니다. 

 

인젝터 클리너와 함께 가득 채워둔 고급유를 태우며 남하하여 오테가 하이웨이로 들어섰습니다. 

 

예전에 살던 동네에서는 Angelest Crest Hwy가 가까웠는데 지금 사는 곳에서는 평일 밤에 거기까지 가는 건 무리였죠.

 

엔젤레스 크레스트 하이웨이에 비하면 오테가 하이웨이는 교통량도 많고 고속도로 순찰대도 자주 보이는 곳이라 재미는

 

좀 덜해도 꽤 괜찮은 코스입니다.  5번 프리웨이에서 오테가 하이웨이로 접어들고서도 한참을 들어가야 와인딩 코스가

 

시작됩니다.  곡률이 꽤 있는 구간임에도 제한속도는 시속 55마일입니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이곳에서 속도위반으로

 

딱지 뗄 일이 없을 정도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5단으로 얌전히 주행하다가 본격적인 와인딩 구간에 접어들면서 3단을

 

주로, 가끔씩 4단을 쓰면서 신나게 달려보았습니다.  

 

엔진은 공회전을 제외한 모든 회전영역에서는 워낙 부드럽게 돌아가는데다 배기음도 조용해서 그리 빠르게 달린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잠깐잠깐 힐끗 본 속도계의 바늘은 제한속도를 10~25마일 정도 넘긴 숫자를 가리키곤 했습니다. 

 

브레이크 성능도 믿음직스럽고 다소 유격이 있는 스티어링이지만 코너에 들어설 때나 빠져나올 때나 어색한 느낌이 없이

 

잘 받쳐주더군요.  스티어링을 제대로 조이고 나면 얼마나 즐거워질까 생각하니 슬슬 웃음이 나옵니다. 

 

정상을 넘어 내리막으로 접어들면 Lookout Roadhous라는 곳이 나옵니다.  룩아웃 로드하우스는 간이 매점 같은 곳으로

 

주말이면 바이크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하지요.  여기서 잠깐 쉬다가 차를 돌려 나왔습니다.

 

오테가 하이웨이를 빠져나올 때까지만 해도 정신이 초롱초롱 했는데 집에 가까워지면서부터 꾸벅꾸벅 졸음이 쏟아집니다.  

 

몸은 피곤했지만 기분은 참 좋더군요. 집에 돌아오니 자정, 거리계를 보니 100마일 정도 올라갔더군요.

 

이런걸 생활의 활력소라고 하기는 어떨지 모르지만 아무튼 오랜만에 느껴본 야간주행의 즐거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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