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처음 '자동차'라는 것에 빠지게 만들었던 절대적인 차가 바로 사브의 클래식 900입니다.


제가 어릿적 살던 잠실 아시아 선수촌에 있던 남색의 C900을 처음 마주치던 그때가 생각납니다.


저의 20대는 거의 이 '사브'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겁니다. '자동차' 라는 주제를 가지고 목표를 정하고 인생을 살아 왔지만, 그중에서 '사브'가 차지하는 비율이 엄청나게 크니까요.


지난해 사브와 관련된 여러가지 소식들이 사브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참 걱정하게 만들었었죠?


여기 테스트 드라이브나 다른 사이트에는 알리지 않았었지만,  '행동하는 젊은이'로서 전 세계의 'Save Saab' 켐페인을 시작할때 Saabhistory.com의 운영자인 Ryan Emge와 함께 행사를 기획하고, 함께 했습니다.


(http://www.autoblog.com/2010/01/05/saab-owners-gather-in-wintery-detroit-urge-gm-to-sell-brand/ 여기 사진에 보면 중간에 "Save Saab" 플랭카드를 벌서듯이 들고 있는게 접니다. http://www.autoblog.com/photos/sell-saab-rally-in-detroit/#2581984 에 보시면 그 전날도 플랭카드 준비하느라 잠도 못자고 해서 추리하게-.-; 나와 있는 모습을 클로즈 업으로 보실 수 있을겁니다.)


얼마전 LA 에 출장 갔다가 이곳 테드에 계신 다른 회원님들과 '파워 블로거' 주제와 '자동차 전문 잡지/미디어가 망하고 있는' 시스템 붕괴의 상항에 대해 열띈 토론을 했었습니다. 이에 대한 구지 자세한 이야기는 이곳 사진방에서는 하지 않겠습니다만... 한가지 그래도 하고 싶은 말은 '자기가 믿고 있는 것에 대해 행동 하지 않으면서 잘난척만 하는건 정말 못난 짓이 아닐까?' 라는 이야기 입니다.


여하튼.. 저에게는 참 애정이 가득 담긴 이 클래식 900을 지금 여러대 복원 하고 있습니다. 


전에 박진수님과의 Q&A란 글에서도 밝혔었지만, 클래식 900 컨버터블 두대를 한꺼번에 복원 하고 있습니다.


이차는... 사실 가장 처음에 복원하기로 결심했던 차량인데, 막상 페인트를 벗길려고 놓고 보니 Full Body Off해서 복원 하기에는 상태가 그다지 놓지않아, 간단하게 차량 전체 도색과 추가적인 방청 처리만으로 소위 '야매 복원'을 하는 차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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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지난해 11월 겨울 막 눈이 오기 시작 했을때의 상황입니다. 차량의 컨버터블 탑과 이와 연계된 뒷자리를 뜯어내고 모든 몰딩들을 거의 다 제거 한 후 Full Body Off (엔진을 비롯해 모든 부품을 탈거하는) 를 하기 시작하기 전,  그냥 간단하게 도색만 다시 하기로 결정하고 바디샵에서 막 작업을 끝낸 직 후의 사진입니다.



IMG_1993.jpg 유리도 깨져 있었어서 새로 유리를 장착했는데, 요새 유럽차량들과 미국 차량들에 OEM으로 많이 장착되는 Pilkington유리인데 인도산이라 상당히 신기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유럽에서 OEM으로 장착되는 Pilkington사의 유리들의 절반 이상은 인도산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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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지금 현재의 사진입니다. 엔진/미션도 들어 낸 상태이고, 인테리어는 기본적인 공조부분등만을 남기고 완전히 분해된 상태입니다.


여기서 바로 들기 시작한 고민이... 그냥 클래식 900 그대로의 인테리어를 가죽등으로 고급스럽게 업그레이드만 하느냐, 아니면 새로운것을 시도해 보느냐의 고민입니다.


한 두달 동안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가끔씩 생각이 들때쯤 여러번 생각을 한 결과... 지금 Full Body Off로 복원 작업을 하고 있는 또 다른 컨버터블이 있기 때문에 이 차량은 정말 새로운 시도를 한번 해 봐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게 결론이었습니다.


외국에서도 CUSTOM 카라는 이름으로 기존에 나와 있는 에프터 마켓 제품들이나 화이버 글래스로 만든 각종 인테리어 교체 차량들은 참 많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이 차에서의 비젼은, 단순한 '나만의 차' 라는 비젼과는 좀 다릅니다. 


요즈음 테스트 드라이브를 통해 알게된 많은 분들중에 자동차 디자인으로 유명한 CCS (College Of Creative Studies)에서 공부 하고 있는 이동석 군을 만나면서 이 친구의 재능이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며칠전 잠시 식사를 같이 하기 위해 만난 와중에 이 차량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한번 동석군의 '디자인 포트 폴리오'에 들어 갈만한 새로운 인테리어를 만들어 보는게 어떻겠는가 하고 토의를 했습니다. 


마침 이번 학기에 군용차량(?)관련된 프로젝트를 하면서 인테리어 디자인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짜느라 상당히 많은 밤을 지새운걸 알기에, 이렇게 제한된 수치 속에서 (물론 완전히 새로 제작되는 신차의 인테리어 또한 어느정도의 수치적인 제한은 있습니다) 단순히 Alias로만 그려보는 디자인이 아니라, 한번 직접 그 디자인을 실제로 만들고, 그걸 통해 남들이 쌓아 보지 못하는 경험을 새로 쌓아 보는건 어떻겠느냐 하고 이야기를 꺼냈는데, 동석군의 눈빛이 순간 반짝이는것을 본것은 저만의 착각은 아니었을듯 합니다.


차량의 오너로서 제가 원하는 것은 기본적인 사브의 컨셉을 기반으로 해서 '사브'라는 아이덴티티를 잃어 버리지는 않지만, 그 안에서 차량 개발후 거의 30년이 지난 인테리어를 현대적으로 얼마나 발전 시킬 수 있느냐의 포커스입니다. 당연히 아이폰/아이패드로 불리우는 이동형 기기의 인테그레이션이나, 나이트비젼/HUD로 불리우는 운행 보조 장치의 추가도 포함 되어 있지요.


솔직히 말씀 드리면, 각종 이유로 엔진/미션이 나와 있는 현재 상태에서 인테리어의 새로운 디자인과 함께, 파워 트레인도 EV(Electronic Vehicle)로 변경해보자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몇달전 로터스의 엘리제를 기본으로 한 테슬라의 로드스터 모델을 약 3개월 동안 타고 다니면서 저에게 익숙하지 못한 차체 구성에 익숙하지 않은 파워 트레인이라는 여러가지 악조건(?)에 고생하면서, 이러나 저러나 EV를 한번 타보아야 한다면, 제가 익숙한 차체를 써야 하겠다라는게 그중 하나의 결론이었거든요. 


결국 이녀석은 인테리어의 리 디자인과 함께, 파워 트레인도 포드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에서 나온 베터리 2개와 (트렁크 하단에 장착되는 유닛으로서, 대강의 계산상으로는 이 바디의 2열 시트가 자리하는 곳에 설치가 가능 할 것 같습니다.) 2세대 프리우스에서 나온 2개의 하이브리드 유닛 (모터와 트랜스미션, 재 발전 브레이크가 하나에 들어 있습니다)을 설치하는 방법으로 해결이 날 것 같습니다. 부품은 이미 구해놓은 상태이구요...


이 덕분에, 동석군은 계획 되어 있던 한국에서의 휴가도 줄이고 일찍 들어와 한번 시도해 보자고 합니다. 이게 단순한 저와 동석군의 시간 떼우기(?)가 되기 보다는, 여러가지 안 좋은 소식들로 인해 침체 되어 있는 사브 커뮤니티에 새로운 비젼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일꺼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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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yer No.1 - the first ever airplane made by Wright Br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