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 신입 신승철입니다. 


제가 회사에서 파견을 나와서 이곳 아틀란타에 머물고 있습니다. 코카콜라와 아쿠아리움을 제외하면 관광거리가 전무한 이곳에서 한 달 전에 NASCAR 경기가 열렸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티켓을 구매하고 보고왔습니다. 제가 관람한 경기는 ORAL-B USA 500 이고 Atlanta Motor Speedway에서 열렸습니다. 



1. 경기장 가는길 

미국의 모든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경기 자체도 재밌지만 경기가 시작할 때 까지의 과정이 정말 즐겁습니다. 나스카도 마찬가지 입니다. 수 십만평은 되어보이는 넓은 공터에 수많은 캠핑카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다들 정말 즐거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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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주차하자마자 가장 먼저 걱정했던 것이 나중에 내 차를 어떻게 찾지? 였습니다. 다행히 전봇대 같은 곳에 숫자와 섹션이 나눠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경기장에서 차를 찾으러 나가는데만 30분이 걸렸습니다) 




2. 스캐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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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캐너를 빌려줍니다. 팀들간의 Radio를 듣거나 중계진의 방송, 현재 상황을 청취할 수 있는 장비입니다. 대여료가 조금 비싼 편이기도 했고, 경기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 영어가 안들려서 쿨하게 패스했습니다. 


3. 기념품 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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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레이싱 경기 답게 트럭에서 장사를 합니다. 한 선수당 저런 트럭이 하나씩 있고 각종 다이캐스트와 응원도구, 티셔츠 등을 팔고 있네요. 사고 싶은건 많으나 쿨하게 지나칩니다. 


4. 경기장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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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좌석 아래입니다. 기타 다른 종목에 비해 굉장히 썰렁합니다. 그리고 잘 보시면 다들 아이스 박스 하나씩 들고 있죠? 저게 전부 얼음과 맥주입니다. 저런걸 몰랐던 저는 한병에 무려 6USD를 내고 맥주를 사먹었습니다. 



5. 식전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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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시작되기 전입니다. 아직은 8월이라 7시이지만 여전히 해가 쨍쨍하고 (당시 기온이 33도정도) 좌석은 철판처럼 달궈져 있지만 사람들의 열기는 농담 안하고 더 뜨거웠습니다. 아래쪽에는 경기에 참가하는 차량들이 줄을 지어있고 사람들이 트랙에 내려가서 사진 촬영도 하고 드라이버와 얘기도 나눕니다. 저렇게 개방되어있는걸 보니 무슨 가족 행사 같기도 합니다. 




6. 경기 시작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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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을 알리고 사람들이 전부 자리로 들어간 다음 차량들이 시동을 걸고 예열하고 있습니다. 이때부터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기 시작합니다. 저기 기둥은 좌우에 하나씩 있고 1등부터 순위를 보여주고 잇습니다. 



7. 경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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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보이 차량이 들어가고 직전주로 시작지점에서 갑자기 차들이 워프를 합니다. 그리고 귀마개를 안가져온것이 후회가 될 정도로 엄청난 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자료화면에서 많이보는 차들이 범퍼와 범퍼를 맞대고 300킬로로 달리는 바로 그 장면입니다. 사진에는 잘 안나와있는데, 이때 사람들 모두가 기립해서 환호를 보냅니다. 



8. 피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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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0바퀴 정도 돌자 황색 깃발이 올라가고 차량들이 한대 두대 피트인하고 타이어를 교환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조금 특이했던 점은 다들 피트인하고 난 후에 알아서 달리는게 아니고 콘보이 차량 뒤로 다시 가지런히 정렬합니다. 순서가 조금 꼬여서 자기 순위보다 앞에 가있는 차량들은 재빨리 한 바퀴를 돌아서 뒤에 섭니다. 



9. 경기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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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경기가 재개되고... 시작할 때의 그 범퍼끼리 맞댄 상태에서 전력질주를 다시 합니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열렬하게 환호하구요. 이걸 335바퀴를 했습니다. 


10. 경기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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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서 우승한 5번 Kasey Kahne 선수입니다. 그런데, 335바퀴중에서 330바퀴를 주도한 선수는 4번 Kevin Harvick 선수였습니다. 무슨 나스카의 페텔을 보는 듯 했습니다. 경기 내내 앞도적인 실력으로 2위 이하의 선수들을 안드로메다로 보내고 대부분의 선수들을 한바퀴 이상 따돌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판에 피트인 후 경기 재개 과정에서 5번 선수가 갑툭튀 하더니 그대로 우승해버렸고, 4번선수는 이성을 잃고 무리하게 치고 나가다가 벽에 부딪치고 맙니다. 

11. Joey Log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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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스카를 보러 갔을때만해도 걱정을 좀 했습니다. 코스는 거의 원형에 가깝고, 브레이킹 대결도 없고 선수들의 핸들링이나 기교를 보기도 힘들고 차량 성능도 거의 상향평준화되어있어서요. 결국 한 선수를 찍어서 유심히 지켜보긴 해야했는데, 그 선수가 22번 로가노였습니다. 경기 극초반 혼전 속에 중위권에 있던 선수였는데, 그 속에서 눈에 뛸 정도로 발군이었습니다. 한명 한명 제끼고 순위를 올리는게 정말 심상치 않더군요. 굉장히 차분하면서도 집중력을 잃지않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20번 선수와 30랩째부터 거의 300바퀴를 싸우던 장면은 그날 경기의 꽃이었습니다. 수십 명의 선수를 추월하면서 로가노 선수가 20번 선수를 한랩에 몇 센티미터씩 격차를 좁히더니 결국 300랩째에서 추월하고 결국 2위까지 올라섰습니다. 그런데 경기 막판 4번 선수의 무리한 행동에 말려서 중위권으로 경기를 마칩니다. 


드라이빙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경기가 끝나고 22번 선수의 악세사리 트럭에서 다이캐스트를 하나 샀습니다. 그리고 프로필을 잠깐 봤더니 90년생이더군요. 90년생인데 2008년에 18년 13일의 나이로 나스카 내셔널 와이드 우승을 하면서 최연소 우승 기록을... 그 다음해에는 스프린트 컵에 우승하면서 기존의 최연소 우승 기록을 무려 1년이상 당기면서 양쪽 모두 최연소 기록을 세우고 있는  선수였습니다. 


이 22번 친구는 올해 2*2번의 우승을 차지했고 현재 2위를 하고 있습니다. 

이 22번 친구는 올해 2*2번의 우승을 차지했고 현재 2위를 하고  있습니다. 


12. Jeff Gor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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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 안드로메다로 향해 나가는 4번을 가장 치열하게 따라가던 24번 드라이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첫번째 피트인쯤에서 차량 이상으로 4번 연속으로 피트인하고 메카닉과 얘기하고 세팅을 바꾸고 하고는 최하위로 쳐졌습니다. 그리고 나서 시작된 분노의 질주... 이미 한바퀴 이상 뒤져있었던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여 결국 중위권으로 경기를 마칩니다. 같이 갔던 동료분이 24번에 꽃혀서 24번만 봤다고 하는데 세상에 이 드라이버가 제프 고든이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현역으로 뛰고 있을줄 몰랐습니다. 


고든은 3일전에 열린 도버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 이번 시즌 4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종합 5위를 기록중입니다. 



13. 포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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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들렌즈임을 이해해주세요. 포디움입니다. 결국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줬던 4번도, 제가 응원했던 22번도, 24번의 제프고든도 포디움을 밟진 못햇지만 너무너무 재밌었습니다. 



그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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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량 8M이상이 되면서 사진이 더이상 등록이 안되네요. 글로 대체합니다. 

저는 나스카가 이렇게 자극적이고 재밌는줄 몰랐습니다. 경기가 대략 5시간정도 진행됐는데 정말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사진에는 빠졌는데 경기장은 완전히 매진이었고, 경기장에 못들어온 사람들은 경기장 바깥 캠핑장에서 맥주를 마시며 TV로 감상하더군요. 


덕분에 이후에 중계되는 경기도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지간한 경기는 귀마개 없이 보는편인데, 나스카는 귀마게 없으면 큰일나겠더군요. 그래서, 애들 입장을 제한하지는 않지만 아무도 데리고오지 않았습니다. 


경기장에서 멀 수록  좌석 가격이 올라가는데, 경기장 전체 뷰를 볼 수도 있지만 소음과 타이어 타는 냄새... 지난 1년간 매연과 타이어 타는 냄새 맡은 것 보다 훨씬 더 많이 맡았습니다. 경기장을 나갈 땐 차량이 너무 많아서 2시간 정도 놀다가 차를 찾아서 나갔네요. ㅎㅎ



마치며... 

게임에서나 접해봤던 나스카.. 데이토나 USA 게임과 그란투리스모에서 맛만 봤던 나스카는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재밌었습니다. 나스카가 미국의 드라이빙 행사였다면 내일은 유럽의 드라이빙 이벤트인 뉘르부르크링 드라이빙 데이에 참석합니다. 기회되면 또 글 남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신승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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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리 늑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