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에 살거나 다녀오신 분들은, 남쪽 끝 keywest 에 꼭 가보라고 추천하시더군요.

해안을 끼고 달리는 100 마일이 넘는 길이 낭만적이고,  썬셋과 헤밍웨이 집을 꼭 방문하라는 조언을 해줬습니다.

전시장서 만난 폴쉐오너인 친구는, 키웨스트 가는 길 중간의 7mile bridge 에선 눈치 안보고 스피딩이 가능하니

거기서 밟아보라고  귀뜸도 해주었습니다.  (요게 젤 솔깃.ㅎ)

 

학창시절 미쿡에 유학했던 친구가,  한국노래를 틀어놓고 끝도없는 미쿡 하이웨이를 3천cc 가 넘는 차로

200 키로 이상 밟는 기분을 얘기해준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기분을 상상하며 호텔주인과 렌트카 브로셔를

살펴 봤습니다.  요즘은 울나라서도 별 로망이 아닌 얘기지만, 80 년대 초반엔..상상만 해도 꿈같은 일이였죠.ㅋ

 

승합차나 어코드급 승용차는 하루 70~120 불 정도..  머스탱 카마로는 180 불 대 더군요.

둘 중 하나를 렌트할까..하고 잠시 고민중인데, 그 두차종은 마이애미에 너무 많아 조금 식상한 기분이 드는중,

호텔 쥔이 '몇이 탈거냐?' 묻길래,  '걍 혼자 탈거다.' 했더니 콜벳 컨버터블을 권하더군요.

원래 마이애미에 머무는 일주일간 적당한 차를 풀로 렌트할 생각이였는데.. 생각해보니 해변이 코앞이라 별로

다닐 일도 없고, 갤러리에는 관장님 차로 왕래할 수 있어서 아껴놓은 여비로 가능하겠구나..했습니다.

 

콜벳C5 는 운전도 해봤고 해서, 위화감도 없겠다 싶어 낼름 그걸로 예약을 했습니다.

렌트비는 하루 220 불, 하이웨이 패스프리 장치까지 이틀 간 450 불 정도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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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키웨스트로 출발하는 날 아침..

픽업하러온 직원과 함께 렌터카 회사로 갔더니, 한결 매력적인 녀석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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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cc 8기통, 머스탱 GT 였습니다.

매력적이긴 하지만, 마이애미에 워낙 흔한 스타일(아랫급 머스탱)이라 잠시 망설이는 동안..

렌터카 직원이 머스탱GT 의 시동키를 슬쩍 돌립니다.

 

"와르릉~" 하는 머슬카 특유의 우렁찬 배기음이 주차장에 울려퍼지고..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 냠.. 

게다가 콜벳은 얌전한 자동이고,  녀석은 수동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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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머스탱과 자동밋션은 타봐서 별 호기심이 없었지만,  GT 급에 수동이라니 급 솔깃..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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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5분 간 두대의 옆을 둘러보며 망설이다, 

결국.. 우렁찬 배기음에 무릎 꿇게 되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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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음이 워낙 크고,  매캐한 매연냄새가 나길래 " 튠한거냐?" 고 물었더니,

머플러만 바꿨답니다.

렌트비는 같다길래, 마음을 정하고 녀석을 끌고 나왔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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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클러치가 무겁기도 하겠지만, 렌터카 특성상 이늠저늠이 타서 그런지 클러치 답력이 무쟈게 단단하더군요.

2000 년도에 몰아본 600 마력짜리 트윈터보튠 RX7 이후로 가장 무거운 클러치 답력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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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음식이 바뀌어 나흘째 화장실도 못보고 있던 참이였는데,

변속할때마다 가스찬 배에서 뿡뿡~ 방귀를 밀어냅니다. ㅋㅋㅋ

"뿡~부앙~ 뿡~부앙~" 그럼서 변속음과 몸진동이 머스탱 GT의 시트를 들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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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년 형이라 우직한 5단 밋션인데, 머슬의 토크감이 좋아 중저속알피앰부터 힘차게 밀어줍니다.

M3 나 폴쉐 카레라, 마제라티의 쥐어짜는 가속감과는 다르게 둔탁하고 터프하지만,

분명 매혹적인 머슬카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토크감을 보여줍니다.

 

"와르릉~ 구루루루루~  투둥투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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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드디어 미쿡 본토에서, 가장 미쿡적인 차를 타고.. 200 키로를 넘겨 크루징하는 꿈을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흐흐..

키웨스트 가는 길은..  160 마일 정도 거리의 대부분이 양옆에 바다를 끼고 달리는 길입니다.

노면 퀄리티가 그리 좋은편은 아니지만,  우리처럼 생뚱맞은 이음매가 없어 대체적으로 유유한 드라이빙이 가능한 정도.

 

머스탱GT 의 하체는 그리 하드하지 않고, 타이어 편평비도 높은편이라 별로 스포티하지 못하지만,

이나라에선 이래도 괜찮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 젊은이들.. 매니아들이 그정도로 머스탱과 카마로, 콜벳을 사랑하는지.. 이번 여행에서 톡톡이 알게 되었습니다.

키웨스트 가는길에 맞은편에서 지나가는 차량들 중 다섯대중 한대꼴이 이 세차종이였습니다.

 

후에 뉴욕에서도 꽤 자주 볼 수 있었지만,  휴양지에선 더더욱 이런차들을 많이 타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울나라에서 제네시스 쿱의 수요도와 비교해봄 굉장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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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길 중간에 두어번 쉬어주며,

영화 블리트의 주인공, 스티브맥퀸이 된 기분도 느껴보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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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웨스트에 도착할때까지 너댓시간을 계속 오픈하고 달렸더니,

썬블럭을 발랐음에도  얼굴이 까맣게 익었더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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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만봐도 머스탱의 디자인은 근래들어 최고로 꼽아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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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기능적이진 않지만, 복고풍의 스티어링 디자인도 맘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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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양옆으로 이어지는 섬들과 해변의 풍광이란..

말과 사진으로 스케일과 느낌을 어찌 전달할 방법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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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엄쉬엄 달려 4시간 반정도 지나, 예약해놓은 게스트하우스 메를린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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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풀자마자 선셋 광경을 놓칠까 부지런히 걸어나가 선셋코스트로 향했습니다.

키웨스트는 섬의 동쪽부터 서쪽까지가 2마일정도로, 걸어서 충분히 구경할 수 있는 거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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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앞에 좌우로 가로지르는 길이 가장 번화한, Duvall ST 입니다.

마트와 레스토랑, 카페, 쇼핑할 수 있는 특산품점과 구경할 거리가 젤 많은 곳이죠.

쿠바와 가까운 곳이라 씨가 파는곳이 많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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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대의 자전거 택시 앞에도 카마로가 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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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쯤 거리구경을 하며 걷다보니 해안이 나왔는데..

어지간한 호텔보다 더 큰 크루저가 바로앞에 다가와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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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낭만적이고 스케일이 커서 가슴이 벅차올랐는데,

그 스케일감을 사진에 담을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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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을 막..떠날 채비를 하고있었습니다.

뱃고동이 길게 퍼지고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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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웨스트의 유명한 선셋을 보려는 관광객이 정말 많았습니다.

동양인은 딱 서너명 봤는데.. 그나마 중국말을 쏼라 거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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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과 가족.. 부부가 함께온 사람들이 부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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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와 보트에 타고 선셋을 즐기는 무리들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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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전의 크루저도 선셋을 보려고 머뭇거리며 천천이 출발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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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크루저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더욱 낭만적인 그림을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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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많이 껴있어 제대로 볼 수 있겠나..했는데,

어느순간 갑자기 저녁노을이 구름사이로 빛을 뿜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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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앞에는 낭만적인 섬이 있었는데.. 줌으로 당겨봤습니다.

아..저런곳에 몇개월 만이라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물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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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분동안 펼쳐지는 빛의 향연이, 어떻게 말로 형언하기 어려울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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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이 뭉클하며 눈물이 흐르더군요.

공해와 복잡한 구조속에 살고있는 현실속의 삶과는 너무나 다르게..

때묻지않은 그곳의 자연과 자유로움.. 평화의 아름다움 때문이였을거 같네요.

 

 

 

키웨스트는 분방한 마이애미와는 달리.. 관광객들의 옷차림도 단정한 편이고,

헤밍웨이와 많은 작가들이 자연과 함께 집필생활을 했던 곳 답게..

흥청이지 않고,  지적이고 낭만적이며 차분한 분위기 같았습니다.

 

 

 

헤밍웨이 집과, 마이애미로 돌아오는 길

수퍼차지드 카마로와의 배틀중 사진이 몇장 남아있네요.

마저 올릴까요, 말까요..ㅋㅋ

 

 

깜장독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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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가장닮은 매체인 자동차를 통해,

사람과 자연, 이성과 감성, 문화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