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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째 타고있는 4세대 제타 1.8T 입니다.

작년 가을 불의의 사고로 아끼던 코라도를 보내고 별다른 욕심없이 이동수단으로서 구입한 녀석입니다.

 

사고 직후에는 운전재미에 대한 욕심도, 차에 대한 욕심도 별로 없었고,

그저 손이 덜 갈것같은 비교적 최근연식(?)의 차를 찾다가 구입하게 됐습니다. 그래봤자 올해로 10살이 됐군요.

 

GTI를 안사고 제타를 고른 이유는 그저 중고차값이 조금 저렴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완전히 순정상태를 유지해보고싶은 마음에서 마지막에 살짝 욕심을 내서 Wolfsburg edition 이란 녀석을 골랐습니다.

무사고에 메인터넌스 기록도 확실하고 주행거리도 짧은편이어서 별 고민 없이 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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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거창하게 Wolfsburg edition이지만 사실 일반 제타와 크게 다른점은 없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은 순정 BBS RX-Ⅱ 휠입니다.

그 외에는 스포츠 서스펜션, 스포츠 시트, 가죽 스티어링, 가죽 기어노브 가 일반 제타와 다른점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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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구입하고나서 미국 서부를 여행했는데, 2주동안 약 2천마일정도를 운전하면서 참 편안하다고 느꼈습니다.

 

일단 배기튜닝이 되어있던 코라도에 비하면 주행중 소음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90년대 초반의 차들보다는 확실히 방음이 잘 되어있는듯 하고, RPM만 높이지 않으면 거짓말 약간 보태서 하이브리드 차를 타고있는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승차감 역시 서스펜션 튜닝이 되어있던 코라도에 비해서 훨씬 편안했습니다.

하루에 3백마일 이상을 운전해도 피곤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동력성능은 역시 코라도에 비해서 떨어지는듯 합니다.

최고출력은 낮고 무게는 무거우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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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여행중에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보다 뛰어난 연비와 넓직한 트렁크였습니다.

 

주로 고속도로를 주행하다보니 연비가 평균 12~13km/L 정도 나와주더군요.

코라도로는 평균연비 10km/L를 넘기기가 힘들었었는데 이 부분은 참 좋은것 같습니다.

 

깊숙한 트렁크는 큰 짐을 싣기에는 불리하겠지만 작은 여행가방 여러개를 싣고다니기엔 아주 좋았습니다.

뒷 시트 폴딩기능이 있긴 한데 아직 한번도 사용해보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는 반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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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체크엔진 라이트가 켜졌습니다. 

써모스텟 고착으로 인한 냉각수온 문제로 비교적 간단한 문제였으나..

 

그 뒤로 온갖 고장을 다 겪고 있습니다.ㅋㅋ

한달이 멀다하고 정비소를 들락거리고 있네요.

오죽하면 정비소 사장님께서 제발 다음번 엔진오일 갈때까진 무사했으면 좋겠다고 하십니다.ㅎ

 

대충 적어보자면

 

써모스텟 교체

연료펌프/필터 교체

엔진 스피드 센서 교체

연료펌프 다시 교체 

허브베어링 교체

냉각수 누수로 인한 호스교체

 

이게 모두 6개월 사이에 있었던 일입니다.

적어놓고 보니 그다지 많은것 같진 않네요. 어찌보면 소모성 부품들이기도 하고..

모두 한번에 작업한게 아니라서 더 자주 고장나는것처럼 느껴지나 봅니다.

특히 연료펌프 교체 후 길에서 시동이 여러번 꺼지는 통에 아주 고생을 했었죠. 

 

차에 신경쓰지 않고 편하게 타려고 산 차인데 자꾸 고장이 나니까 차에 대한 신뢰도도 점점 떨어지고 속상하네요.

여태껏 타던 90년대 초반의 차들은 운이 좋아서 그랬는지 다들 큰 고장 한번 없이 탔었는데 말이죠. 

그렇다고 제타가 모든 고장을 용서할만큼 운전재미가 있는것도 아니고요.

 

하루 주행거리가 짧은 저에게 터보차저는 그저 애물단지입니다.

괜시리 예열 후열이 신경쓰이고 여러모로 아주 귀찮습니다.   

 

그래서 차를 바꿔볼까 중고매물을 검색하기도 했었지만, 마음을 고쳐먹고 그냥 정을 붙여보려고 합니다.

 

다음 엔진오일 교체까지 2천마일정도 남았는데 그때까진 제발 무사히 버텨주길 바래봅니다.ㅎ

 

 

마지막으로 예전에 타던 코라도가 살아있을때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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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미난 차였는데 아직도 많이 그립습니다.

 

와인딩로드 헤어핀에서 중앙선을 넘어 오는 차를 피하려다가 3바퀴 스핀하고 벽에 들이받았습니다.

그때 내가 조금 더 천천히 달렸더라면.. 노면에 습기가 좀더 적었더라면.. 반대편에서 오던차가 중앙선을 넘지 않았더라면.. 

이런 부질없는 생각들을 아직도 가끔 합니다.

 

한편으론 에어백도 없는 차인데 상처 하나 없이 저를 구해주고 간걸 생각하면 참 고맙기도 합니다.

충격이 꽤 심했는지 나중에 보니 룸미러가 어디론가 사라졌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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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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