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는 국산차에 소형 경량화 터보라는 트렌드가 적용되었다고 보기에 힘들만큼 디젤 차량들을 제외하고는 터보엔진이 장착된 차종들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반면 수입차중에서도 독일차들의 경우 터보가 장착되지 않은차들이 손에 꼽을 정도로 BMW나 벤츠만 해도 디젤은 100%터보 엔진화되었고, 가솔린 엔진도 대부분 터보엔진입니다.

 

터보엔진은 자연흡기 엔진에 비해 확실히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고, 고장확률도 늘어난 부품수에 비례해 높을 뿐더러 고장인지 아닌지 애매한 상태 즉 잘 굴러가지만 풀파워가 나오지 않는 그런 짜증나는 고장이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차종중에서 NA엔진을 탑재한 차종은 E34 M5와 E39 530is인데, 최근에 어머니차인 530is를 타면서 정말 단순한 엔진이 주는 마음의 평화가 이런 것이구나할 정도로 터보엔진들은 관리가 어렵다는 생각을 새삼 합니다.

 

터보엔진을 힘빠지게 하는 요소들을 실제로 제가 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번 살펴보았습니다.

 

<MAF>

Mass Air Flow meter라고 부르는 이 녀석은 흡입공기량을 측정합니다. NA엔진도 이 녀석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출력이 떨어집니다만 터보엔진의 경우 MAF의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safe mode가 작동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터보 부스트를 매우 낮게 사용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NA엔진처럼 밋밋해집니다.

문제는 MAF는 단선등의 완전고장이 아닌 이상 진단장비에 MAF이상 이런식으로 시원하게 표기가 안되기 때문에 다른 폴트코드가 전혀 없는데 엔진이 희매가리가 없으면 MAF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진공호스>

진공라인이 NA보다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보니 진공라인의 기밀성이 유지가 안되어 도둑공기가 들어가고 그로 인해 출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잦습니다.

 

우리나라도 어떻게 보면 수입차가 급증하는 시점에 터보엔진도 같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경우다보니 Trouble shooting을 할 때 터보 엔진에 특화된 문제해결에 익숙치 못한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의 정식 AS센터에서 터보엔진의 진공호스들의 기밀성을 점검할 수 있는 진공압력 게이지를 갖추지 않고 있다는데서 여실히 보입니다.

진공이 완전치 않을 경우 부스트가 제한되고 폴트코드는 산소센서와 관련된 혼합비가 농후하다는 식의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때문에 폴트코드에 혼합비와 관련된 메시지가 있을 경우 무턱대로 산소센서를 교환하기 보다는 먼저 진공쪽에 이상이 없는지 압력테스트를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산소센서>

요즘차들은 V형엔진의 경우 산소센서 4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산소센서의 문제인 경우 진단장비에는 Bank1인지 Bank2인지 표시를 해줍니다.즉 V형 엔진의 좌측블록쪽 문제인지 우측인지 가늠이 됩니다.

 

즉 Bank1,2에 대한 표시가 없는 경우 산소센서의 이상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이렇게 Bank에 대한 표시가 되는 경우 정확히 어떤 센서 한개가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근데 산소센서에는 예열 기능과 같이 냉간시에 자체 히팅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이렇게 히팅 기능만 고장이 난 경우에는 그대로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냉간시 연료보정에 살짝 문제가 있을 수는 있지만 어차피 열간시에는 히팅 기능이 작동안하고 열간시에 연비나 성능에 아무런 악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배기온 센서>

이 센서가 좋지 않으면 출력이 나왔다 안나왔다 합니다.

배기온이 너무 높으면 터보 엔진은 ECU에서 일단 부스트를 제한합니다.

즉 이 센서의 값이 정확하지 않은 경우 ECU는 보수적인 엔진매니지먼트로 바뀌게 되고 엔진이 무거운 느낌으로 돌게 됩니다.

시동을 껐다가 켰을 경우 다시 원래 파워로 일시적으로 되돌아오기도 합니다만 진단장비에 배기온센서의 오류가 뜨면 일단 교환을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Sporadic 즉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뜨면 보통 지우고 타는데, 제 경험상 한번 생긴 문제가 아무이유없이 자연적으로 고쳐지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Sporadic도 고장으로 보고 교환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다만 다른 센서의 이상으로 연결되어 뜬 Sporadic 폴트 즉 진공이나 MAF이상으로 공연비 이상이 있다고 뜨는 그런 상황은 원래 원인이 있던 문제의 센서를 교체하면 해결되는 경우도 많으니 Trouble shooting할 때는 폴트매시지에 해당하는 센서들의 상관관계를 이해해야 합니다.

 

<N75>

폭스바겐 아우디에서만 사용하는 부품명인데, 웨이스트 게이트를 관장하는 장치입니다.

터보의 최대부스트를 넘지 않도록 어느정도 부스트압이 올라가면 웨이스트를 열어줍니다. 근데 N75가 좋지 않을 경우 최대부스트가 차지도 않았는데 웨이스트를 살짝 열게되고 즉 차는 최대가속을 할 수 없게 됩니다.

N75가 좋지 않을 경우 부스트와 관련된 폴트가 뜨고 공기량이 연료량보다 부족한 경우고 작동되는 경우가 많아 공연비와 관련된 메시지를 띄웁니다.

N75가 완전히 맛이 가지 않는 이상 간헐적으로 파워가 나왔다 나오지 않았다 반복하게 되는 현상이 있습니다.

폭스바겐 아우디 차량들은 5만 킬로 이상된 엔진이 경우 N75가 언제든 나갈 수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만큼 고장이 잦은 부품입니다.

 

<터보 차져>

보통 정상적으로 잘 관리된 차들은 터보의 수명이 25만킬로 정도 됩니다.

부스트를 높여 과도한 튜닝을 해서 타는 경우 10만도 못버티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보통 KKK터빈의 내구성은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가레트 터보 보다 훨씬 좋습니다.

터빈의 베어링이 나가서 터보 자체에 의한 파워손실은 가장 큰 비용을 유발하는 고장이기도 합니다.

터빈을 오버홀해주는 업체가 있는데, 경험자들의 이야기로는 보통 신품 수준으로 내구성이 확보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입니다.

 

여기까지가 제 경험상 NA에 비해 문제가 발생시 엔진의 힘을 완전히 빼버리는 류의 고장들과 원인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겨울에는 호스류나 플라스틱류들이 쉽게 부서지기 때문에 수리할 때 에어호스류들을 탈거하는 경우에도 매우 조심해야 하며, 에어호스의 주름부분의 경우에도 알게 모르게 안쪽부분이 균열이 생겨 도둑공기가 들어가 파워가 떨어지고 연비가 나빠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터보엔진은 사실 애물단지이기는 하지만 겨울에 미친듯이 치고나가는 그 맛은 NA에서 느끼지 못하는 멋진 매력이기도 합니다.  어제도 밤에 RS4로 드라이브 하면서 가양대교에서 2단 풀가속시 4바퀴가 살짝 슬립을 하면서 가속해나가는데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겨울철 차량 관리에 만전을 기하시기 바랍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