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분히 일상적인 이야기지만,  지난 제 글에 대해 애정어린
댓글을 주신분들이 계셔서,  간력하게 후기를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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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는 나름 의미가 있는 드라이빙이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요양원의 면회가 일절 금지되면서,  할머니를 거의 
2년만에 보게 되었기 때문이죠 
 

평소에는 차를 거의 쓰지 않기 때문에,  먼지가 제법 쌓여있어서 
기름을 넣으러 가서 세차도 돌렸습니다 

그리고 지정시간보다 20분 먼저가서 대기를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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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면회가 전면 금지된 이후 거의 2년만에 만난 할머니
혹시나 걱정하실까봐, 저는 어젯밤 염색도 했습니다 

곧 100세인 분이지만,  어쩐일인지 점점 더 기억력이 좋아지는 할머니,  

하다못해 군인이 휴가를 나와도 사회를 보면 신기하고 들뜨기 마련인데
운전하면서 제가 계속 수다를 떨어보지만

"너, 요즘엔 차 얌전히 모냐? ㅋㅋ"  라고 


뭐, 당할수가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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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차를 가져갈 수 없던 이유는 바로 이겁니다 

기존 요양원의 앞 골목이 협소하고,  회전반경이 나오지 않아 
골프가 적격이라 생각했거든요 

큰차와 큰집을 마다할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만,  모든것은 그 용도와 
상황에 맞게 쓰는것이 좋다 라는 생각을 새삼 떠올리게 된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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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시 기존의 요양원에 들어가시는데 

쿨함 100단인 할머니는,  저랑 삼촌이 '조심해 들어가세요~' 하는데도
뒤도 안돌아 본체,  손한번 까딱 올리면서 '어, 들어들 가라' 고 하시니 

뭔가 굉장한 고수의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차라는건 생활에 밀접한 물건이고, 그래서 인생의 여러 기억마다 
함께하는 존재인듯 합니다 


차라는 물건을 받아들이는것에는 여러가지 방향과 정서가 있겠지만,

제 큰애가 출생했을때, 제 부친이 e46 3시리즈로 병원에서 집까지 태워다
주신것이나, 외할머니가 작고하셨을때, 제가 볼보 940GL로 콘보이를 했던것

그리고 다들 마찬가지시겠지만, 연애를 하고 결혼생활을 하며 함께해왔던
차라는 존재에 대해서는 굉장한 애착이 있으실거라 생각하며

삶의 여러 장면마다 함께하는 '차'라는 것은 이미 가족이나 친구와도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새삼 느끼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찌보면,  차라는 물건을 좋아하고 애착하게 된 것이 저에게는 큰 행운이자
삶의 활력이 아닐까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