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10시 쯤에 드라이브 하러 북악 팔각정에 다녀왔는데 정릉쪽 길이 공사중이라 무전기 가지고 차량 통행 통제를 하고 있더군요.

 

대향차들 지나갈 때 까지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 올라오던 로드 타던 사람들 중에 기다리는 사람이 오히려 적고 반대편에 차가 오거나 말거나 역주행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가던 방향쪽 차례가 돼서 진행하고 있을 때도 반대편에서 통제 무시하고 역주행하는 자전거들 때문에 깜짝깜짝 놀랐네요. 조수석 여친만 아니었어도 경적을 울리거나 하이빔을 켜 경고한 후에 그래도 멈추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싸우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거기다가 편도 1차로 오르막길에서 차로의 한가운데를 넘어서 중앙선까지 붙는데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네요. 설마 로드가 차보다 빠르다고 생각하는건진 모르겠는데, 남산 올라가는 경리단길에서도 이런 모습은 너무 자주보입니다. 경리단길은 그나마 일직선에 가까워서 뒷차가 짜증만 날 뿐이지, 블라인드 코너가 난무하는 북악에서 중앙선 가까이 붙어 다니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걸까요? 뒤에서 자기보다 빠른 차가 오면 사고 위험이 커지는 거는 생각조차 안하는건지...

 

작년에 남양주 길막, 소위 그란폭도 사태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자전거 동호인들 의식 수준은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 같아 참 씁쓸한 하루였습니다. 팔각정에 도착해보니 무슨 동호회 모임인 듯 비싼 자전거에 쫄쫄이까지 입고 엄청 몰려계시던데 의식 수준이 장비 가격 따라가려면 아직 멀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사고나서 자동차가 과실비율 잡히면 자전거 탑승자 치료비를 물어줘야 하니 조심은 하는데 차만 조심하는 것 같아 계속 짜증은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