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예전에 Q&A 게시판에 S2000와 박스터의 장단점에 대해 질문드렸었는데

드디어 말로만 듣던 S2000을 처음으로 시승을 해보게되었습니다.

2007년형 AP2버젼이라 아쉽게도 8천이 레드존이지만 AP1은 쓸만하고 깨끗한 놈 찾기가 

너무 어려워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99년에 나온 오래된 모델이기도 하고, 테드분들은 충분히 익숙한 차이겠지만, 

첫 시승의 흥분이 가시기전에 간략한 느낌을 먼저 써보고 싶어 글을 적어봅니다.


1. 기존의 변속 상식 붕괴

   변속하는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엔진의 소리, 등에서 느껴지는 토크감, 흘끗 곁눈질로 보는 타코메타를

   바탕으로 변속을 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단수에 맞는 적정 속도라는 개념이 박혀있지요. 

   근데 S2000은 이 모든 상식이 붕괴됩니다.

   일단 전자식으로 표시되는 알피엠 게이지는 뭔가 적응이 잘안되더군요. 한눈에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요.

   큼지막한 알피엠게이지가 가운데 떡하니 박혀있으면 훨얼씬 더 잼있는 차가 되었을텐데, LCD게기판은 너무 유치하고

   쉽게 인식하기도 힘들더군요. 

   더군다나 워낙에 기어비가 높은지라, 기존의 알고있던 속도-단수 상관관계가 안맞습니다. 2,3천알피엠에서 변속하려고 

   하다보면 신호등 사거리 건너는 와중에 4단까지 넣게되곤 합니다. 응? 벌써 4단?

   토크곡선이 기존의 몰던 차들과 너무 달라서, 등에서 느껴지는 토크감으로 변속하려고 하다보면 이질적이라 어색합니다.

   엔진소리로 변속을 하려해도 안됩니다. 이차는 출발하면서부터 시끄럽다가, 6천알피엠을 넘어가면서 괴성을 질러댑니다. 

   시프터가 무지하게 짧아서, 가끔가다 이게 몇단에 들어가 있는지 까먹습니다. 

   3단이나 4단이나 외관상 차이가 별로 없습니다. 거기에 속도-알피엠 상관관계도 상당히 괴이해서....


2. 엑셀로 조향가능

   턱인이란거 글에서만 봤지, 실제로 급격하게 코너에서 엑셀오프해봤자 차 앞머리가 급격하게

   안쪽으로 말려들어가는 느낌은 받아본적이 없습니다. 엑셀로 뭔짓을 해도 차는 그냥 덤덤..

   근데 S2000은 엑셀반응에 따라 차의 거동이 정말 아주 즉각적으로 반을을 해서 가끔 등골이 오싹해집니다.

   완만한 코너임에도 3-4천 알피엠 영역에서 엑셀을 살짝 가지고 놀자, 제가 원하는대로

   정확하게 차의 머리가 까딱까딱합니다. 

    심지어 급격하게 엑셀 오프하자, 낮은 속도, 낮은 알피엠인데도 차의 뒤가 스윽 밀려나는게 느껴지더군요. 

    마치 장난을 쳐도 되지만, 그 뒷감당도 니가 해야 할거야 라고 차가 애기하는거 같아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이런 극단적인 반응성을 가진 차는 BMW세단이나 AUDI 세단에선 느껴본적이 없었습니다.


짧은 시간동안의 테스트 드라이브였지만, 이 차의 매력에 빠지기엔 충분한 시간이였던 거 같습니다. 

박스터는 어떤 느낌일지 아직 모르지만, 아무래도 S2000으로 가야할 듯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