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기어의 스텔비오 패스 영상


(아래 사진들은 큰 사진들을 링크한 것이어서 간혹 잘려보입니다. 그 때는 "새로고침"하시면 됩니다.)

스위스의 플림즈(Flims)를 떠나 동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알프스 산맥을 지나가기 때문에 산들이 계속 보입니다. 해발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지만 그리 높지 않을 겁니다.


사실 운전하면서 정말 예쁘다고 생각한 곳은 많이 지나쳐버려 카메라에 담지 못했네요.




조금씩 고도가 높아지는 듯합니다.


산을 구불구불 두르는 길을 찍고 싶어서 차를 세고 길을 따라 걸어내려와 봤습니다.




잠시 커피를 마시러 들린 어느 동네에서 집들 사이로 보이는 산들의 모습


해발이 높은 곳에 오면 이렇게 나무가 없더군요. 이 정도면 해발 2,200m는 넘을 겁니다. 이런 산을 오르고 내릴 때 멋진 헤어핀 코너들이 많은데 모두 사진에 담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곳에 차를 댄 이유는... 이 산을 오르다 이 동네 아저씨의 경량 SUV에 쫓겨서입니다. 그래도 후륜구동 C 클래스를 운전하는데, 이 동네 아저씨가 좁은 코너들을 빠르게 돌면서 저에게 준 압박을 견디지 못해 리타이어한 거였습니다. 원래 이런 경우에는 길을 내주는 것이 예의지만, 저는 이런 조그만 SUV에 길을 내주거 싫어 가능한 대로 버틴 것이었습니다. 옆자리에 누굴 태우고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저의 뒤를 바짝 쫓던 그 아저씨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중앙선이 없기에 반대편 차의 사이드미러와 달락말락할 정도로 달리면서 코너링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고지대인 탓에 풀만 보입니다. 멀리 소들이 풀을 뜯습니다.




호텔이자 레스토랑. 일종의 휴게소입니다. 이런 길들에는 항상 바이커들이 있죠.


계속 동쪽으로...


어느 호텔 레스토랑 주차장에 제가 운전하던 C200을 세웠습니다. 아직 갈 길이 머네요.


Andermatt에서 산 미쉘린 지도를 펴놓고 보고 있습니다. 네비게이션의 지도는 지나치게 간략해서 이런 지도가 필요했습니다. 이 지역 사람들이 먹는 스프라는데 맛있었습니다.


이런 멋진 도로에는 어디든지 바이커들이 있습니다. 주유소의 위치를 이들에게 물어봤는데, 동유럽 억양을 갖고 있었습니다. 유럽 전역에서 알프스를 즐기러 온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위 사진의 산들을 당겨 찍어봤습니다. 마치 제가 지나가야할 곳처럼 느껴졌습니다.


위의 산들이 점차 가까와지는군요.


마침내 스위스-이탈리아 국경을 넘었습니다. 아래 표지판에 "Passo Stelvio"표시가 보입니다. 32km 남았다고 합니다. 이탈리아쪽으로 들어서니, 같은 알프스임에도 불구하고 국경을 넘자마자 스위스에서 봤던 깔끔한 모습들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표지판 부근에 서있는 C200. 스텔비오 패스가 저 멀리 보이는 산위에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햇볕으로 인한 역광 때문에 산봉우리들이 뿌옇게 보이네요.


만년설...




이제... 스텔비오 패스로 오르는 길입니다. 이런 곳에 바이커가 없을리가요.


끝없는 헤어핀 코너들. 지난번 글의 Furka Pass, Susten Pass와 달리 도로의 폭이 좁아 속도를 내기는 어려웠습니다.


만년설이 있는 거대한 알프스 산맥에서 헤어핀 코너들을 오르는 차들이 작아보이기만 합니다.


바로 저 위가 스텔비오 패스입니다. 가슴이 뛰더군요. 누군가가 이 도로의 모습을 보고 "산에 누가 낙서를 했나"고 했었죠.

드디어... 스텔비오 패스에 올라왔습니다. 올라온 길을 내려다본 모습입니다. 제레미 클락슨이 이곳을 "세계 최고의 드라이빙 도로 (the best driving road in the world)"라고 했었죠.


이 모습을 보기 위해 오래 기다렸습니다... 사실 운전 재미로만 보면 알프스에 더 재미있는 곳들도 있을 겁니다. 지난 글의 Furka Pass와 Susten Pass가 운전하기에는 더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스텔비오 패스만이 주는 감동은 드물 겁니다.






티벳 사원이 있더군요. 어찌보면 히말라야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로터스들과 바이커들. 스텔비오 패스에는 작은 호텔들과 레스토랑들도 있었습니다. 기념품들을 파는 상점들도 있어서 저는 Stelvio Pass가 적힌 모자를 하나 샀습니다.


이 곳에 페라리 430과 FF도 있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온 페라리들입니다. 모자를 쓴 이가 430의 주인이고 흰머리 신사분이 FF의 주인입니다. 430에 문제가 있어서 부근의 페라리 미캐닉(빨간 셔츠를 입은 분)을 불렀는데, 엔진오일 과다가 원인이라고 합니다.




페라리 FF. 스텔비오 패스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도로입니다.




소시지 샌드위치를 만드는 아저씨. 이 아저씨가 파는 제일 좋은 샌드위치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스텔비오 패스를 배경으로 한 저의 샌드위치


해발 2758m


남쪽으로 가는 길. 저는 이 길을 타고 베로나(Verona)로 갔습니다.


내려가는 길은 반대편의 올라온 길보다 훨씬 넓어 코너링을 즐기기에 좋았습니다.


더 머물고 싶지만... 베로나로...






밤에 베로나에 도착했습니다. 로마 다음으로 로마제국의 유적들이 많다는 곳입니다. Arena라고 불리는 베로나의 원형극장.


원형극장에서 오페라를 공연하고 있어서, 극장 앞 레스토랑 한 곳에서 오페라를 들으며 칼조네 피자와 맥주를 즐겼습니다.


부근의 중세에 지어진 다리 - Castelvecchio Bridge


이날 밤 C200을 베로나의 어느 곳에 주차했다가, 앞범퍼가 수백년 된 듯한 돌 바리케이드의 쇠사슬에 걸려 손상되었습니다. 다행히 보험을 full coverage로 들었기에, 다음날 베니스로 가서 C200을 Sixt에 별 문제없이 반납했습니다. 저는 베니스에서 며칠 머물다 기차를 타고 로마로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