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눈팅회원 양수봉입니다.^^; 눈팅만 하다 정말 오랜만에 글을 써 보게 되네요.


아래 김재한님께서 우회전 신호시 보행자 신호 끝까지 기다리기.. 라는 글을 읽고, 댓글을 보다 보니 제가 운전면허 시험을 볼 때가 생각이 나서 글을 써 봅니다. (재미도 없는 글이 쓰고보니 길기만 하니, 앞에 큰 단락 2개는 안보셔도 됩니다.)




2000년대 중반의 고3 때, 수능시험을 치자 마자 친구들과 제일 먼저 한 것이 운전면허 따기였습니다..


당시는 면허 시험 간소화가 되기 전이라, 일단 장내기능을 위해 학원에 등록을 하고, 친구들보다 하루라도 빨리 면허를 따고 싶은 마음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학원 가서 꼬박꼬박 2시간씩 타면서 열흘만에 20시간을 채웠습니다.


마찬가지로 면허에 열정적이었던 친구들과 같이 열흘정도 만에 다들 필기+신검+장내기능을 다 합격 하고, 여기서 전 친구들과 떨어져나왔습니다.  


친구들은 도로주행도 학원에서 하는 것으로 등록을 했는데, 저는 집에 91? 92년식 프라이드 베타가 놀고 있는게 있어서, 임시 면허증을 가지고 어머니와 함께 여기저기 여행 다니며 도로주행 연수를 했지요. (쌩초보에게 45톤 트레일러가 무작정 옆으로 밀어붙여서 운전시작 이주만에 염라대왕님과 소개팅 직전까지 갔다 온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여튼, 한 2주정도 그렇게 도로에서 연수(라고 쓰고 여행이라고 읽는..)를 마치고 나서, 제가 살던 지방 소도시에는 면허 시험장이 없어서 옆에 광역시의 면허 시험장에 시험을 보러 갔습니다.



비록 외갓집이 있어서 가끔 가긴 했지만, 길도 잘 모르고 어색한 도시이기에 전날 미리 시험장 홈페이지에서 시험 코스도 뽑아보고, 네비게이션도 없던 시절이라 인터넷으로 시험장 가는 길도 찾아보고 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시험 당일 아침, 시험이 9시부터 시작이었는데, 미리 아침 일찍 가서 A B C 코스를 어머니와 함께 돌아보고 시험을 치러 들어갔습니다. 


그날은 B코스가 시험코스로 뽑혔고, 시험은 1번 시험자가 운전석에서 시험을 치르고, 다음 시험 대기자는 뒷자리서 코스를 한번 보고, 1번 시험자가 시험이 끝나면 대기자가 시험을 치르는 방식이었습니다.


기다리다 제 차례가 되어 대기자 좌석에 탑승을 했는데, 왠걸.. 앞의 시험자 분이 시험장에서 출발도 못해보고 시동 3번 꺼트리곤 그대로 탈락을 하십니다..


 제가 간 면허 시험장을 출발하는 곳이 살짝 오르막입니다. 반클러치를 확실히 해서 출발하거나 1단 토크빨로 악셀 강하게 밟으며 출발해야 하는데, 앞의 시험자분은 누가, 경유차와 트럭은 2단 출발해야 한다고 알려주셨는지, 살짝 오르막인 길에서 2단놓고 출발하려고 하시다가 그대로 시동이 꺼져버린거지요..




그렇게 저는 코스도 못돌아본 채로 시험을 치게 됬는데.. 옆에서 채점을 하시던 경찰분이 저에게 2번의 낚시를 하시더군요.


첫번째 낚시는, 제가 코스를 못돌아보고 시험을 치게 되니 경찰분이 “한번 못 돌아보고 가시는거니 가다 코스 모르시면 말씀하세요. 알려 드릴께요.” 라고 말씀하시곤 시험을 쳤는데.. 아무래도 모르는 길이다 보니 한번 둘러본 정도로는 가다가 길이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좌회전인가? 다음 신호등에서 좌회전인가? 하다가 경찰분에게 물어봤죠. 


“저 여기서 좌회전 맞나요? 아니면 다음인가요?” 했더니...


경찰분 왈 “알아서 가세요. 코스 이탈하면 바로 실격입니다.” 


...


이건 무슨 장난인건지........


다행히 감으로 찍은 코스가 맞아서 코스 이탈은 안했습니다..





두번째 낚시는.. 아래 재한님의 글 내용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큰 길에서 우회전을 해야 하는데, 횡단보도 신호등이 파란불인데, 건너는 보행자는 아무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일단 보행자 신호가 파란불이니 저는 정차 상태로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서 경찰분이 “사람 없으니 그냥 지나가세요” 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네 알겠습니다” 하고 서행으로 슬슬 지나갔는데, 옆에서 채점지에다 뭔가 체크를 하시더군요?...


뭐에 체크하는지는 당시에는 몰랐습니다.



저 두번의 낚시를 넘어서, 코스를 다 돌고 다시 면허 시험장에 도착을 하고, 채점지를 저에게 주면서 사무실에 제출하라고 하더군요.


당연히 점수가 궁금하니 펴 봤습니다.


?????????????????????????????????????


뭔지 기억이 안나는 작은 항목 하나랑, 신호위반 에 체크가 되서 점수가 76점입니다.



신호위반? 신호위반을 한 적이 없는데 무슨 신호위반이지? 하고 곰곰히 생각 해 보니, 딱 그 횡단보도 파란불일때 지나가라고 한거랑, 지나가니 체크하던게 생각이 나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따지려고 했는데, 어머니께서 옆에서 뭐라고 하든 지킬건 지켜야 되는데,  꼬신다고 거기 넘어가서 신호위반한거니 니가 잘못한게 맞다고 말리셨네요..


그리고 어쨋든 70점은 넘어서 합격은 합격이라 그냥 넘어갔습니다.(아직도 그 때 그 채점하신 경찰분 생각하면 화도 나고 참 웃기기도 하지만요..)


어쨋든, 면허시험에서 이런 에피소드가 있었던지라 전 보행자가 있든 없든 횡단보도 파란불일때 차량이 통과하는 건 불법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테드에서 댓글들을 보다 보니 좀 충격받았습니다. 뒤에서 뭐라하든 파란불일땐 서서 기다렸는데, 그게 제가 잘못한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네요.


확실하게 어떤게 맞는걸까요?



ps. 재미 없는 길기만 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_ _ )


ps2. 너무 긴 것 같아서 하는 요약


- 면허 시험중에, 채점관이 보행자 신호에 사람이 없으니 지나가라고 하고선 신호위반으로 감점 체크.. 뭐가 맞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