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형, 내지는 이상향이라 함은 꿈속에 존재하는 그 무엇으로서, 마치 꿈 속에서 보더라도, 안개 속에 흐릿하게 보이는 존재와도 같아, 마음 속에 늘 존재는 하지만 사실 아마 평생 만나지, 또는 도달하지 못할 대상과도 같을 것입니다.


자동차에도 그런 것이 있을 것 같은데요, 제가 꿈꾸는 자동차지만 그 어떤 회사에서도, 과거로부터 이제까지, 그리고 앞으로 영원토록 나오지 않을 그런 차를 꿈만 꾸어봅니다.


1. 수동변속기&가솔린 + 전기모터 + 상황별 제어장치


수동변속기의 질결감이 너무나 좋지만 수동의 단점들이 있습니다. 배우기 힘들고 리세일 벨류 떨어진다는 그런 대중적인 문제들은 생각하지 않고요, 단순히 기계의 관점에서 제가 보기에 가장 큰 문제들은,


1.1.  드레그 레이싱같은 풀악셀 가속 시, 기어 변속 때 부스트가 끊어진다

이건 토크 컨버터 기반 자동변속기의 경우 끊임없이 부스트를 줄 수 있는 것에 비해 큰 단점 같습니다. 이 단점을 그 나마 줄일 방법을 생각해 보았는데, 

1.1.1. 클러치를 밟을 경우, 최대한 빠른 변속을 위해 엔진 회전수가 빨리 떨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환경 문제 때문에 엔진에 남아있는 잔유 가솔린을 태워야 해서 회전수가 빨리 못 떨어집니다.

==>그럼 스타트 모터를 이 순간에 연결해서, 잔유 가솔린으로 회전하는 엔진이 그 순간 발전기가 되게 하는 것입니다.

==>이러면 이 스타트 모터가 전기를 생산하면서 저항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엔진 회전수가 빨리 떨어질 것입니다.


1.1.2. 클러치를 밟고 있는 순간은 차가 공기저항, 구름 저항 등 때문에 속도가 오히려 떨어집니다.

==> 엔진이 전륜을 굴리고, 뒷바퀴는 전기모터가 굴리게 하는 사륜구동 시스템을 만듭니다.

==> 그러면 엔진이 전륜에서 끊어져있는 동안에도 뒷바퀴는 계속 토크를 가해서 차를 가속시킵니다.

==> 따라서 위에 이미 모터의 도움으로 엔진회전수는 떨어지고 있고, 속도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으니, 변속을 빨리 할 수 있습니다.


1.2. 저단에서 변속 시 차가 울컥거리기 쉽다.

이건 차마다 특성이 다르겠지만, 제 차만 해도 일단 2단-->3단, 3단-->4단 등은 전혀 문제 없이 아주 부드럽게 변속을 할 수 있습니다만, 1단-->2단은 아직도 "옆 사람이 변속 중인지 눈치채지 못하게" 변속하기가 어렵습니다. 정말 부드럽게 하려면 어느 정도의 반클러치를 감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1단에서 엔진회전수가 너무 늦게 떨어지고, 그래서 2단으로 일단 기어는 넣고 멍하니 기다리는 동안 차는 속도가 줄어듭니다. 즉 "1단가속-->저항에 따른 감속-->2단 가속"의 순으로 가속도가 변하다보니, 옆사람은 기어가 변속되는 것을 눈치채게 됩니다. 


이 문제도 앞서 스타트모터 이용한 엔진 회전수의 급격한 감속과, 뒷바퀴를 미는 전기모터의 가속을 통해서, "저항에  따른 감속" 단계를 삭제해버리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3. (특히 언덕길에서) 출발할 때 시동 꺼먹기 쉽다.

이건 이제 언덕길에서 밀리지 않는 수동차도 나오지 않나 싶습니다. (아마 래치 구조의 뭔가를 설치해서, 중립에서도 뒤로는 밀리지 않게 했던가요?) 하지만 그보다, 앞서 뒷바퀴 전기모터를 달면, 출발 시에는 (심지어 기어 중립 상황에서도) 뒷바퀴에 달린 전기모터만 이용해서 차를 출발 시키는 것입니다. 전기모터는 속도0일 때 가장 토크가 높으니 이런 역할에 제격일 것이고요, 따라서 출발 직후에는 반클러치니 뭐니 신경쓰지 않고 그냥 1단이나 2단 넣고 바로 클러치 연결해도 상관없게 하는 것입니다. 이러면 클러치도 더 오래 쓸 수 있을 것이고요.


1.4. 정체길에서 차가 밀릴 때 힘들다.

 저는 경험 안 해봤습니다만, 명절 때 고향 내려갈 때 수동차를 몰고 몇 시간 동안 계속 가다 섰다를 반복하고 나면 차를 당장 팔아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앞서 뒷바퀴에 연결된 전기모터를 쓰면 해결됩니다. 차는 그냥 중립으로 해두고, 전기모터 전용모드로 변경한 후, 악셀은 후륜의 출력만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그냥 자동변속기 차처럼 악셀과 브레이크로만 차가 가다 섰다를 반복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상황은 후륜만의 브레이크를 쓸 수도 있을 것이고, 왠만하면 회생 제동만으로도 차를 정지시킬 수 있을 테니까, 전기 소모도 별로 없을 것입니다. (모터는 역부하가 걸리면 늘 발전기로 쓸 수 있으니까요.)


1.5. 레브매칭이 힘들다

제가 지금도 수동 초보다보니, 아직도 레브 매칭을 완벽하게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단수 하나씩 변경하는 것은 이제는 곧잘 하겠는데, 가령 5단-->2단 이렇게 팍 건너 뛰어 기어변경을 하는 경우,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엔진회전수를 찾아서 클러치를 연결하는 것은 많은 연습을 해서 익혀야 했고요, 아직도 완벽하다고 말을 못 합니다.


그런데 만약 계기판에 "이 속도에서 이 기어에서 몇 알피엠이 정확하다" 라고 하는 인디케이터가 타코미터 주변에 뜨면 어떨까요? 람보르기니 아반타도르나 혼다 NSX컨셉, 혹은 보다 대중적인 테슬라 모델S등을 보니, 이제는 계기판이 아예 액정 스크린입니다. 어떤 장면이라도 뛰울 수 있게 되었는데요, 그러면 이제 계기판은 완전히 액정으로 만들고, 거기다가 이 "정확한 엔진회전수" 정보를 인디케이터, 화살표 등으로 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초보 시절이나, 많은 단을 건너뛰어 레브메칭을 하는 경우, "정답을 보고" 변속하고 있으니 훨씬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닛산370Z등에서 선보인 싱크로매치를 쓰면 이런 과정조차 건너뛰고 아예 차가 정확한 엔진회전수로 엔진을 돌려버리겠지만요, 이건 수동차를 모는 가장 큰 즐거움 중에 하나를 제거한 것 같아 그리 반기는 기능은 아니고요. 하지만 이것도 달려있으면 간혹 오직 속도와 편안함만을 위해 운전할 경우에 쓸모 있는 기능도 되겠죠. 마치 크루즈컨트롤 처럼 말이에요. 


2. 기타 첨단(?) 기능들 


2.1. 일단 볼 때마다 눈에 거슬리는 양쪽 사이드 미러를 걷어내고, 작은 카메라로 대체하는 것입니다. 사이드미러는 공기저항을 많이 발생시키는 것 같아요. 또 사각도 어쩔 수 없어 생기고요. 대신 더 나은 위치에 카메라를 달아 사각도 제거하고,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좌우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양쪽 상황을 대쉬보드에 영상으로 쏘는 것이죠. 이런 것은 컨셉카로는 참 많이 나왔는데, 언제쯤이면 양산형 차에 적용될까요.


2.2. airless tire

이것도 많이 소개되었는데, 타이어가 터질 요소를 아예 원천 제거하고, coaster drive가 훨씬 더 나은 airless tire를 쓰는 것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iOSAQjCbXZE


2.3. 인공위성과 연결해 내 차를 중심 주변 360도의 모든 상황을 다 알려주는 것입니다. 대시보드 우측에 큰 액정을 달고, 거기다가 상황을 표시해도 될 것 같고요.


2.4.  윈드싈드 전체를 투명 스크린으로 쓸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미 HUD가 있지만 너무 제한적인 것 같고요, 그 광활한 윈드쉴드 전체에 온갖 정보를 다 표시할 수 있잖아요. 증강현실도 될 수 있고요. 주변 건물들의 정보도 다 표시할 수 있고, 앞으로의 기상 상태나 앞으로 갈 노면 상태에 대한 정보 등도 표시할 수 있고요. 


2.5. 적외선 카메라가 차 곳곳에 장착되었으면 해요. 이게 운전 시에는 주변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는 용도로 쓰고 (앞서 사이드 미러 대체 카메라에도 적외선도 감지하도록 할 수 있고) 그래서 특히 야간 운전 시, 비 오는 날 검은 옷을 입고 가로동 하나 없는 산 길에  뛰어드는 사람도 멀리서부터 감지할 수 있게 하고요. 뛰어드는 동물이 있는 경우는, 이미 그 동물이 도로에 접근하기 전부터 적외선 카메라로 멀리서부터 감지할 수 있지요. 이런 것은 차에서 멀리서부터 레이더로 관측하듯 확인할 수도 있어요.


그 밖에 여러 생각들이 들고 하는데요, 다른 것은 몰라도 적어도 저 수동변속기+전기모터 조합에 제가 원했던 다양한 컨트롤을 다 갖춘 차는 절대 세상에 안 나올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