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터블도 하나 있어야겠고, m 로고 새겨진 녀석도 하나 있어야겠는데,,, 이러면 친구는 m3 컨버가 정답이라며 놀리곤 했습니다. 터보차징된 차량을 타면서 나름 밟고 다니기도 하면서 간뗑이도 제법 커졌었는데, 2년 반전의 어느 겨울날, 한 순간의 슬립으로 커졌던 간뗑이는 토끼에게 줘버리고 말았습니다. 암튼,,, 날도 화창하고 스트레스도 좀 풀어야겠다 싶어 어제는 m3로 출근을 했습니다.

 

일반인-적어도 제게는-들과는 다른 출퇴근 시간인지라 화성 봉담에서 출발해도 대치역까지 넉넉 4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라인입니다. 시간 찍어서 확인했더니 34분 소요되더군요. ... 밟아봤자 5분이라던 이야기는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철부지 시절에는 24분을 기록했던 적도 있긴 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달렸는지,,,

 

일 마치고, 사람들 만나고, 재미난 수다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지내다 친구 내려 준다고 분당을 거쳐 퇴근하게 되었습니다. 판교에서 청계산 쪽으로 지나는 길로 길을 잡았습니다. 차량은 하나도 없네요. 갑자기 엔돌핀 비스무레한 것들이 쏟아지기 시작하나 봅니다. 그냥 밟았습니다만,,, 예전과는 다른 것을 느낍니다. 속도감을 마구마구 느끼면서,,, 무섭다는 생각도 들고,,,

 

이내 꼬랑지 내리고 조신하게 지나갑니다. 과천-봉담간 도로를 따라 2차선으로 주행합니다. 길이 열리고 잠시 생각을 해봅니다. 한 번 더 밟아볼까? 참을까? 다시 한 번 밟아보기로 마음을 먹고, 6단에서 4단으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쭈욱,,, 계기판을 보니 바늘이 숫자 2 근처를 지납니다. 근데 왜 그리 무서운지요. 속도감? 불안감? 그런 것으로 인한 무서움은 아니구요, 이렇게 달려서 뭐할까 싶은 그런,, 어쩌면 공허함 같은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에라이... 결정적으로 서스펜션은 왜이리 단단하게 느껴질까요?

 

그냥 발 떼버리고 제한 속도인 90에 맞춰두고 크루징해버렸습니다. ,,, 늙어가는거야,,, 이제 내게 최고속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게야,,, 이런 기분 드실 때도 있으신가요? 암튼 재미나다고 표현하기도 좀 뭣하고 그렇다고 서럽다고 할 수도 없는 복잡 미묘한 퇴근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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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한달 쯤 전에 찍은 겁니다. 05년 산 치고는 많이도 달렸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