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4년은 자동차의 전동화와 관련 그 어느때보다 급격한 변화가 있었던 기간이었습니다.

큰 변화의 골격은 일단 많은 브랜드에서 내연기관의 추가 개발을 잠정 보류 혹은 취소하여 연구소 내의 파워트레인 관련 개발부서의 대대적인 개편이 있었고, 몇몇 브랜드는 내연기관을 단종시키는 일자까지 발표했습니다.

 

전동화를 부추기는 정치권의 입김으로 천문학적인 보조금이 우후죽순으로 풀려 초기에 전기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비정상적일 정도로 큰 역차별성 보조금 혜택이 돌아갔습니다.

현재 큰 폭으로 지급되던 보조금이 축소되는 상황에서도 자동차세에서 1억이 넘는 테슬라가 연간 12만원밖에 내지 않아 아반테의 일년 세금보다 훨씬 적은 금액으로 유지되는 등 비정상적인 역차별은 여전히 만연해 있습니다.

 

이런 비정상적인 보조금은 많은 국가에서 그 혜택을 언제 그랬냐는듯이 줄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에서도 2022년도 말에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했고, 구입시 세제헤택만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며, 유럽의 대부분 국가에서도 보조금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습니다.

 

이런 보조금 축소는 어느정도 예견되어 있었습니다만 일반 패밀리형 전기차가 중심에 있던 것이 스포츠 모델로 확대되어 그 중심 파이가 커져가는 추세는 아무래도 전동화 적용 모델이 늘어나니 어쩔 수 없는 현상입니다.

전통적으로 브랜드에 있어서 고성능 모델은 자사의 기술력을 홍보하는 수단으로서 하이라이트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고, 전기차가 내연기관 탑재 스포츠카나 수퍼카를 대체할 수 있다는 하나의 바람잡이 역할을 맡고 있는 경우로 보면 됩니다.

 

전동화의 가장 큰 무기는 출력을 높이기 쉽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0->100km가속시간이나 400m 쿼터마일 초를 말도 안되게 단축시킬 수 있는 기적과 같은 순간토크인데, 최근에 발표된 아이오닉 5 N은 원활한 트랙주행 능력을 갖췄다고 홍보하며, 내연기관 차량이 보여주는 변속충격이나 사운드까지 인공으로 만들어 어떻게 보면 현대가 미래의 전기 스포츠카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트랜드 리더가 되어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렇다보니 스포츠카의 생명인 파워를 바탕으로 한 가속력에서 내연기관보다 수치적 우위를 점할 수 있음은 쉽게 활용가능한 마케팅 포인트이고 고성능 브랜드들 역사 앞 다투어 고성능 전기차를 출시하거나 예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동화 모델 확장 전략이 장기적으로 원활하게 진행이 될까요?

글로벌오토뉴스 717일자 기사(전기차 판매부진과 재생에너지의 현재 그리고 친환경 연료)

에 따르면 전기차 공급이 수요를 추월하는 것으로 인해 미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의 판매 증가세가 꺽였다는 분석입니다.

 

기준은 90일 즉 3달 이상의 재고물량을 안고 있는 브랜드들이 급증하며 폭스바겐의 경우 120일치 재고를 안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합니다.

 

포르쉐에서는 타이칸의 경우 2022년도 전년 대비 16% 판매가 줄었고, 올 상반기 기준으로도 4.7% 감소되어 판매의 탄력이 이미 1년반 이상 줄어든 상황입니다.

반면 911의 판매는 20%가 상승했다니 대조적인 반등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국내의 상황을 잠깐 살펴보면 벤츠의 경우 EQS등에 이미 15%이상의 할인을 적용해 판매하고 있는 것은 물론 중고차 시장에 나온 아우디 E트론이나 폴스타, 타이칸 등 감가상각이 그 어떤 내연기관 모델들보다 큰 상황입니다.

즉 전기차로 얻을 수 있는 유지비에 대한 이점이 엄청난 감가상각에 의해 상쇄되고도 손해를 보는 그런 상황인것이지요.

 

포르쉐 딜러사들은 현재 신차로서 타이칸 판매가 원활하지 않아 다양한 할인 혜택이나 프로모션을 걸고 있지만 초반에 줄서서 구입하던 그 분위기는 이미 꺼진지 오래입니다.

 

롤스로이스 최초의 전기차 스펙터 역시 초기 계약분은 상당수 해약으로 거품이 빠졌고, 고급에서 초고급영역으로 갈수록 소비자 입장에서 느끼는 프리미엄 전기차의 종합적인 매력이 낮아짐이 뚜렷해진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결국은 전기차에 가장 어울리는 영역은 신차기준 6000만원 전후의 일반 패밀리형 승용차를 벗어나는 영역에서 구매가치가 작다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입증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오닉5,6EV6, 테슬라 모델3와 같은 모델들은 중고차 시장에서 상당히 견고한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프리미엄 브랜드 전기차의 그것과 아주 대조적입니다.

이러한 전기차의 판매 양극화 현상은 전기차의 실체가 종합적인 매력도에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게 되는 것이 뚜렷해질 것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이기 때문에 더욱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즉 전기차가 주는 이점이 있지만 반대로 불편한 점과 단점 사이에서 맹목적으로 전기차에 쏠렸던 관심이 겪어 본 유저들의 기호와 취향에 따라 극과극의 평가가 나올 것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그동안 여러 차례 아이오닉5,6 혹은 EV6와 같이 완성도가 동급에서 전세계 최강인 모델들이 패밀리형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이들보다 고가의 프리미엄 영역이나 스포츠 모델 영역에서 전기차는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을 했었습니다.

 

두가지 점을 주목해야 하는데 현기차의 전기차들의 종합적으로 매우 높은 경쟁력은 이보다 몇 천만원이 더 비싼 유럽산 전기차의 가치를 뛰어넘다보니 유러피언 프리미엄 전기차들은 현기차 전기차 이상의 종합만족도를 주기 힘든 상황입니다.

 

두번째는 프리미엄 모델이 가지는 Exclusive라는 핵심 가치는 전기차 영역에서 결국 차별성에 큰 애로사항이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독일차를 바라볼 때 은연중 존중하는 엔지니어링에 대한 부분은 전기차에서는 크게 부각이 되지 않고 오히려 Range나 충전속도 등에서 국산 전기차에 비해 밀려버리고, 최근 폭스바겐 id4는 전비가 맞지 않다고 국토부 명령으로 일시 판매중지까지 되어버리는 등 소비자 층에서 이미 몇몇 브랜드들은 큰 외면을 맞고 있습니다.

 

폴스타도 그 중에 대표적인 모델로 작년과 올해의 성과는 반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져 전기차 시장에서 고르게 다양한 모델들이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자칭 전문가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 버렸습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전기차로 재미를 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상황은 단기간에 그 수치적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자동차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라인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생산계획을 정교하게 짜지 못할 때 벌어질 수 있는 천문학적 손실은 자동차가 규모의 경제를 상징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어떤 대량생산 제품보다 높습니다.

 

워낙 많은 부품이 모여 차 한대로 제작되며 차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인원과 시간 등을 생각했을 때 생산대수를 정하면 그 계획된 생산대수에 변경을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때문에 어떤 라인은 잉여대수로 인해 재고가 쌓이고 어떤 모델은 모자라서 공급을 늘려야 하지만 공급을 늘리는 것 역시 잉여로 차가 남는 것과 마찬가지로 쉽지 않은 것이 이미 부품 발주를 받은 부품 공급사에서 정해진 물량을 납품하는 생산계획이 정해져 있으니 부품 한 개라도 없으면 출고를 시키지 못하는 자동차의 특성상 모든 부품 회사에서 메이커의 이러한 즉흥적 요청에 대응을 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다시말해 늘리기도 줄이기도 위와 같은 현실속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는 뜻입니다.

 

잉여로 재고가 쌓이면 본사에서는 각 나라에서 이러한 잉여 재고를 처리하는데 골머리를 앓는데 예를 들어 유럽에서 소화 못해내는 잉여를 떠안을 나라를 물색하고 이러한 잉여를 Model year(연식)변경 이전에 처리하는 해외 현지 Sales company(, BMW코리아, 폭스바겐 코리아 등등)에서 큰 할인으로 처리를 하든 선등록으로 중고차 시장에 내 보내건 아무튼 재고 떨이를 잘하는 현지 법인 사장은 영웅이 되어 승진기회를 얻거나 자신의 자리를 견고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해외 현지법인에서는 본사의 프로덕션을 지키기 위해 재고를 소화해내는 것이 그들의 역량평가의 핵심입니다.

 

요악하자면 자동차 회사에서는 생산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변경이 힘들다는 점, 그리고 해외 현지 세일즈 법인들에서 이러한 본사의 애로사항을 처리하기 위해 부작용을 감수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할인판매 등을 해야한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나타날 수 있는 착시는 판매대수의 변화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그저 판매 마진에 대한 건전성을 떠나 손해를 보더라도 밀어내기만 하면 판매대수는 충족이 되니 점유율이나 판매대수는 결국 생산계획시 수립한 것과 비슷하게 당분간 유지된다는 점입니다.

즉 실제는 인기가 식어 과도한 할인으로 밀어내더라도 수치적인 판매숫자가 유지되면 잘 팔리는 것처럼 보인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중간에서도 언급했듯이 90일 이상의 재고가 쌓이는 문제는 결국 어느 임계점을 넘기 전에 큰 폭의 할인 판매 등의 프로모션이 들어가야 소진이 가능해지는데 이렇게 되면 MSRP(Market Suggested Retail Price)의 신뢰성은 깨지게 됩니다.

 

쉬운 예로, 할인 판매를 하게 되면 언발의 오줌누기로 그 달이나 분기는 마감이 원활하지만 분위기가 이렇게 흘러라면 사람들이 더 큰 할인이나 프로모션이 없으면 차의 구매를 늦추거나 혹은 다른 대안으로 돌아서게 되는 것이지요.

 

제가 수입차 판매 회사에서 경영 총괄과 영업본부장 역할을 같이 수행하면서 이렇게 한번 MSRP에 대한 신뢰성이 무너지면 이것을 회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거나 엄청난 부작용을 감수해야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에 이러한 생태계의 특성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제 전망은 국내에서 현기차 출신 전기차들은 아이오닉 5,6 등이 중심이 되어 견고한 판매나 중고차 가격이 유지될 수 있지만 그 밖의 유러피언 전기차들은 시간이 갈수록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봅니다.

 

고성능과 프리미엄의 영역은 전기차가 추구하는 환경이나 유지비 등의 키워드와 궁합이 맞추기 어렵다는 것이 입증될 것입니다.

 

포르쉐에서 전동화된 마칸의 출시를 계속 미루고 있는 것도 내부적으로는 타이칸이라는 고성능 전기차의 상징과도 같은 모델이 기대보다 빨리 식어버린 것으로 인해 생산계획을 보수적으로 해야하지 않나하는 고민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근 미래에 메이커에게 닥칠 고민들을 정리해보면
 

1.     전동화라는 것 자체가 국가 차원의 정책적 드라이브라는 뒷받침이 없이는 탄력을 받기 힘들다는 한계성

2.     보조금의 지속적 축소와 불공평한 연간 전기차 보유세 개편에 대한 예고

3.     고성능 전기차가 내연기관 스포츠카를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한 전망

4.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일반 승용 패밀리 전기차에 집중될 경우 제한된 세그먼트내에서 치열한 경쟁에 대한 부담감

5.     전동화로 인해 브랜드별 정체성(아이덴티티)의 희석화

 

모두가 한 방향을 보고 맹목적으로 걸어가는 중간에 실제로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바탕으로 제 나름의 분석을 펼쳐보았습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