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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8일 레이스 당일은 예보대로 매우 화창한 날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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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못쓴 레이스 일기를 적는 것으로 레이스 당일을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릴 수도 있고 전날 연습한 내용을 한번 되뇌이면서 글로 적는 것은 레이스를 준비하는데 분명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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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은 무조건 많이 탄다고 느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매 주행때마다 뭔가 하나씩 배우면서 다음번 주행때는 조금씩 업그레이드 시키려면 분석과 기록이 필요한데, 아이들의 바쁜 중학교 2학년의 생활을 생각하면 부족한 주행연습을 커버할 수 있는 또다른 지도와 노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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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슈트를 입고 출발하는 오준, 슈트는 트랙에서 갈아입겠다고 하는 오탁
쌍둥이이지만 참 다른 성격입니다.
전 이런 자신들의 선호도에 알아서 하라는 입장입니다. 레이스를 준비하는 아이들이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고 선호하는 바에 그 어떤 코멘트도 하지 않는 것이 레이스를 준비하는 기간동안 제 마음 가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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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에 팀내에서 가장 먼저 도착해서 트랙워크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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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들과 합류해 코너에 대해 연석을 어느정도 타야하는지 등등 의견 교환하는 것은 레이스 당일날에도 멈추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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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는 9번코너를 어느정도 깊이로 공략하는지에 대해 트랙워크때 마치 카트를 타는 것과 같이 시뮬레이션 했습니다.
7~10번코너는 오준 오탁이의 연습 때 주행은 흠잡을데 없이 라인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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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체크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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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기부터 출발 신호가 신호등이 아닌 깃발로 바뀌었고, 검차장에 드라이버 이외에는 출입이 금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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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직전 오준이 카트와 드라이버 몸무게는 155.8kg
155kg규정에서 800g밖에 차이가 없어 부득이 웨이트를 추가해야했습니다.
참고로 경기중에 소진되는 타이어의 무게 감소는 타이어 한개당 약 300g정도 입니다.
4개이면 1.2kg그리고 경기중 땀을 흘리면서 빠지는 몸무게는 2~3kg정도를 봅니다. 
거기에 소모하는 연료의 양도 생각해야 합니다.

레이스1을 마치면 중식을 먹기 때문에 중간에 드라이버의 몸무게가 약간 늘어날 소지가 있지만 최소 2kg이상의 무게의 여유를 두어야 안전합니다.

이번경기부터 1g이라도 미달되면 실격처리되는 규정이 적용되어 지난경기 때 계측기 오차 500g을 인정하는 룰이 없어졌습니다.

이번경기를 준비하면서 오준이의 몸무게가 2kg정도가 줄어든 것으로 머신의 웨이트를 달아야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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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는 157.8kg으로 계측을 마쳤는데, 오준이와 달리 몸무게가 1.5kg정도 늘어서 경기를 치르기에 무게는 신경 안써도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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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 카트의 시트 밑에 1.4kg의 무게를 장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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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을 준비하는 과정속에서 항상 마지막 타이어 공기압은 감독님이 직접 맞추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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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압은 0.02바 단위로 조절하는데 경기당일의 온도와 습도 그리고 드라이버에 따라 약간씩 차이를 둡니다.
여름에는 타이어의 온도가 급격하게 오르기 때문에 목표로 하는 랩에 따라 초반에 약간 적게 넣고 출발하는 경우 중반이후에 유리하고, 반대인 경우에는 초반에 약간 유리합니다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내용이고 실전에서는 드라이버가 타이어 열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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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는 예선을 앞두고 자신이 가장 잘 탄 주행을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습니다.
분석형 드라이버로 머신의 상태나 노면 그리고 주행기술을 연마하는 과정속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여러 변화중에서 어떤 것이 좋은지 스스로 찾아내는 장점이 오탁이가 레이스를 거듭할 수록 부각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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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는 공격성과 과감한 도전으로 항상 저속코너에서 그 누구보다 빠른 코너링 스피드를 발휘합니다.
말수가 적고 표현을 잘 하지 않지만 원포인트 레슨을 해주면 그 부분을 빠르게 습득하고 실천해서 잘못된 부분을 한개씩 고치고 이번 레이스를 준비하면서 머신 세팅 때문에 약간 고전했지만 게의치 않고 덤덤하게 받아 들이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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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은 10분간 젠틀맨 클래스의 8명, 노비스 클래스 7명이 같이 달리면서 베스트랩을 뽑아내야 합니다.
오준이는 예선이 시작되자 마자 트랙에 들어갔고, 오탁이는 자기가 상황을 보면서 들어가는 시점을 결정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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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레이스는 여름의 한복판에 낮기온 31도가 예상되는 나름 폭염에 가까운 날씨속에서 치러지는 만큼 금요일과 토요일 연습주행 때 경험한 바로는 타이어의 마모가 2전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따라서 예선랩을 충분히 잘 뽑으면 타이어를 아끼기 위한 주행도 고려해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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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는 오준이가 1랩을 다 돌 때 까지도 트랙에 안들어가고 있다가 자신이 생각하는 타이밍에 맞춰서 트랙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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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주행 때 오준이와 오탁이가 연습할 때 타팀에서 오준이와 오탁이의 랩타임을 측정하는 모습을 목격하는데, 아빠로서 매우 기분좋은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연장된 코스에서 노비스 클래스와 젠틀맨 클래스 통합으로 베스트랩은 오준이와 오탁이가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경쟁 팀에서 가장 빠른 선수들의 연습랩타임을 측정해 자기 팀 선수들의 랩타임이 어느정도인지를 비교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한 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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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는 이전 세팅으로 바뀐 카트로 아주 좋은 리듬으로 초반부터 페이스를 높였습니다.
제가 손가락으로 1번이라고 가르키면 P1이라는 뜻으로 페이스를 조절하라는 표시를 했는데, 앱에 찍힌 실시간 랩타임에서 오준이는 5분여가 지났을 때 압도적으로 빠른 랩타임으로 예선 1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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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는 6랩을 달리는 동안에도 전방에 선수들에 막혀 제대로 플라잉랩을 찍을 수 없었습니다.
딱 한번의 플라잉랩은 7랩에서 낼 수 있었는데, 이때 오준이보다 0.16초가 빠른 랩으로 P1을 마크했습니다.
오준이는 자신의 베랩 이후 조금 일찍 이미 피트에 들어와서 상황을 지켜보는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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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기록을 보면 오탁이가 7랩에서 클래스 베랩을 뽑았는데, 한번 더 도전하는 과정속에서 경쟁선수와 너무 가까워져 그 선수와 갭을 벌리려고 피트에 들어왔다가 나갔는데, 공교롭게도 그 경쟁선수가 마지막 코너에서 스핀을 하는 바람에 오탁이가 트랙에 들어갔을 때 또다시 그 선수에 막히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오탁이는 사실 이미 P1이었는데, 그 선수를 2번코너에서 추월하고 마지막 플라잉랩에 도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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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는 피트에서 대기중 한번의 플라잉 랩을 더 시도했지만 트래픽에 막혀 자신의 기록을 넘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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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는 이 마지막 도전으로 자신의 이전 기록을 0.2초가까이 줄여 58.168초로 오준이가 가지고 있던 베랩을 깸과 동시에 생애 첫 폴포지션을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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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가 이전으로 바뀐 세팅으로 전날 기록에서 배랩 기준 0.6초를 당기고 4,5,6랩을 달리면서 3번의 랩타임이 0.1초차이도 안되는 0.09초 내에 3번의 랩타임을 찍으며 매우 높은 수준의 집중력을 발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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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는 6랩을 도는 동안 플라잉랩을 제대로 찍을 수 없어서 마음이 급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집중하고 체커기 직전 9랩에서 자신의 기록은 물론 클래스 베랩을 깨는 집중력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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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아래 오준이와 오탁이가 사용한 연료량을 고려하면 오탁이가 300cc정도 연료를 더 사용했습니다.
그만큼 타이어의 마모도 조금 더 진행되었다고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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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을 1위로 마치고 오탁이는 약 한시간 뒤에 펼쳐지는 레이스1에 대비해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자신만의 휴식을 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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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 10분과 레이스 1,2는 11랩, 레이스3는 13랩을 달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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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선수들과 다른 클래스에 출전하는 팀원들을 응원하는 것도 레이스 데이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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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가 나란히 P1, P2포지션에서 출발하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 좋은 장면입니다.
경기장의 특성상 1,3,5번 위치가 2,4,6번 포지션에 비해 유리합니다.
그래서 1번 코너에 들어갈 때 오탁이는 자기의 자리를 잘 잡아야하고 오준이는 2위자리를 놓치지 않게 안쪽을 잘 잡고 1번코너를 빠져나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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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 P4를 차지한 고3 이현빈 선수와 오준이가 인사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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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메이션 랩을 달릴 때 1열에 있는 선수들의 움직임은 매우 중요합니다. 대열을 잘 유지해야하는 책임이 있지요.
하지만 그동안 총 6번의 레이스중 거의 대부분 1열에서 포메이션랩을 달린 오준 오탁이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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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 오탁 둘다 레이스1의 첫 포메이션 랩을 마치고 가속할 때 리듬이 아주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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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상황을 정리하면 1번코너때 예상, 아니 저의 바램대로 1번 코너에서 3위 선수에서 자리를 빼앗기지 않고 2위 오준이가 자리를 잘 잡으면서 1번코너를 빠져나왔습니다.

오히려 오탁이보다 1번코너 탈출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서 오탁이와 잠시 사이드 바이 사이드를 하는 상황이었는데, 오준이가 오탁이의 2번 코너 공략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2번 우측 코너를 들어가기 전 오탁이 뒤에 붙어서 포지션을 양보했습니다.

사실 이런건 누가 가르칠 수도 없는 레이스 센스인데 자기들이 알아서 경쟁선수들을 방어하면서도 자신들의 레이스 포지션을 서로에게 유리한 위치를 만들면서 달린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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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의 뒤를 오준이가 바짝 쫒아가는데, 이렇게 형제가 앞뒤로 달리는 상황은 워낙 많이 경험해서 둘다 이런 상황에서 큰 긴장은 하지 않고 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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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간의 역주는 약 7랩까지 이어졌고, 오준이가 오탁이 뒤를 바짝 쫒으며 안정감 있게 원투 피니쉬가 예상되었고 3,4위 선수들과 오준 오탁의 거리가 많이 벌어져 제가 페이스를 조절하라는 사인을 주어서 오준이는 타이어를 아끼면서 오탁이와 약간 거리를 두면서 체커기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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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에게는 지난 경기 오준이에 이어 생애 첫 폴투윈을 차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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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는 2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면서 검차장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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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는 오탁이의 뒤를 쫒으며 자신의 예선 베랩인 58,520랩과 동일한 랩타임으로 3랩을 역시 0.1초의 차이로 도는 정확한 드라이빙을 구사했습니다.
보통 예선 때 기록을 레이스 때 내기가 어려운데 오전이는 예선때와 동일하게 타주었고, 7랩 이후에는 저의 사인에 의해 페이스를 약간 낮추어 타이어도 아끼고 엔진도 보호하는 주행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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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는 예선때와 마찬가지로 중반에 베랩을 내고도 욕심으로 막판에 자신만의 도전을 했는데, 이번에도 라스트랩 바로 직전랩에서 58.22로 자신의 예선 베랩에서 0.06초차이의 랩을 내면서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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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게만 제공되는 F1 도시락을 먹는 모습
물론 경주를 두번이나 더해야하기 때문에 많은 양을 먹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형제가 원투피니쉬를 하고 나서 먹는 식사이기 때문에 좀 더 맛있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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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시계방향으로 도는 영암 서킷에선는 우측 앞바퀴의 마모가 심합니다.
매 주행마다 타이어 4개를 관찰해 마모 정도를 관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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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식 후 레이스2도 역시 P1, P2자리에서 형제가 나란히 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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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기 역시 출발이 나쁘지 않았는데, 오탁이가 1번 코너를 완벽하게 빠져나가는 사이 항상 우려하듯이 P3 선수가 이번 경기는 스타트를 매우 잘 끊어서 P2위치의 오준이보다 1번코너를 빠져나올 때 오준이보다 탈출속도가 미세하게 빨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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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코너를 들어갈 때 오준이가 우측코너에 대비해 좌측 아웃라인으로 붙어야하는데, 경쟁선수가 오준이보다 앞서나가는 상황이라 아웃 인 아웃을 못잡고 인인으로 코너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오준이가 기가막힌 braking 컨트롤로 불리한 라인으로 2번코너 들어가면서도 접촉없이 경쟁선수를 완전하게 따돌렸습니다.

이때 불리한 라인이고 코너 조향이 크니 코너 중간에 드리프트에 가까운 오버스티어가 있었는데, 카트의 방향이 직진 상태에서 벗어나지 않게 컨트롤하면서 카운터 스티어링으로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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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2 역시 오탁 오준 원투피니쉬로 마무리했지만 오준이가 레이스 초반에 타이어 온도가 좀 많이 올라가 레이스 중반에 3위선수와 한두번 경합이 벌어졌을 정도로 페이스가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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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는 첫랩부터 단독으로 거의 연습주행하듯이 경기를 마쳤고, 오준이는 출발하면서 부터 어려운 추월을 하고 중반에 3위 선수의 공격을 받느라 나름 까다로운 레이스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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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2를 종합해보면 오준이는 9, 11랩에서 이번 레이스의 베랩을 찍었습니다.
레이스1때의 베랩과 비교하면 8랩까지는 59초대 이내에 못들어오는 상황으로 페이스가 레이스1에 비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마지막 3랩을 잘 달려주어 3위의 추격을 따돌리고 안정감 있게 레이스2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타이어 온도가 오르고 체력이 떨어지는 레이스 종반에 베랩을 찍었다는 점은 막판 집중력과 체력이 받쳐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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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는 이번에도 10랩에서 베랩을 찍었는데, 오탁이 역시 7랩 이후에 랩타임을 더 줄이면서 막판 스퍼트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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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의 레이스를 마치고 나서의 오준이 카트의 우측 앞바퀴 사진인데 타이어 관리를 잘해서 아직 마모에서는 여유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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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오탁이인데, 레이스2 체커기 이후 너무 저속으로 들어와 트랙에 있는 타이어 똥들이 오탁이 타이어에 달라붙어 버린 것이지요.

타이어 똥은 레코드 라인에도 제법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체커기를 받고도 빠르게 달려 타이어 똥이 달라붙지 않게 계속 타이어를 마찰하면서 달려야 합니다.
그런데 오탁이가 손이 너무 쓰라려 천천히 달린 것이 타이어가 지저분해진 원인이 되었습니다.

관건은 포메이션 랩 때 이 타이어 똥들을 없애야하는데, 이렇게 똥이 많이 달라붙어 있으면 그립이 매우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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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3를 준비하면서 신발끈을 다시 매는 오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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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의 손바닥에 물집이 점점 커지고 손바닥 밑에 장갑과의 마찰로 심하게 쓰라리다며 상당히 아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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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오탁이가 구급차로 달려가 응급처치를 했는데 제가 원하는 테이프가 없어서 얇은 종이 테이핑 밖에는 할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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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이 아픈 것은 오준이도 마찬가지여서 저와 팀 동료 선수들이 오준이 오탁이 손을 마사지해주었습니다.
사실 오준이 손바닥도 엉망이라는 것은 두번째 레이스를 마치고 알았습니다.
아프다는 내색을 안해서 모르고 있었는데, 넌 괜찮니? 하면서 손을 만지는데 얼굴을 찡그리며 너무 아파하길래 계속 마사지를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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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 한경기만을 남겨두고 헬멧을 착용하는 쌍둥이 형제 레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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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챔피언십 공식 Press가 오준이 오탁이 사진도 멋지게 찍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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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구름이 많이 끼었다가 정말 화창한 하늘로 바뀌고 아이들의 순위를 결정할 파이널 레이스가 시작되기 직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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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클래스 파주 스피드파크 에이스인 강진 선수가 아이들을 출발직전 응원해주었습니다.
고맙다 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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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레이스는 피트 출발이 아닌 그리드 정렬 후 포메이션 랩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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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1분전 시동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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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메이션 랩을 마치고 결승선 앞에서 가속하는데, 오준이가 스타트를 너무 잘 끊었습니다.
1번코너를 빠져나올 때 오탁이를 재치고 2번 코너를 먼저 들어가게 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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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는 이렇게 오탁이를 제치고 선두로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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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는 선두를 탈환하기 위해 몇 차례 추월을 시도했는데, 오준이가 코너의 안쪽을 잘 지키고 있어서 여의치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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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억에 5랩부터 12랩까지 오탁이가 결정적으로 서너번의 추월 시도가 있었는데,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레이스2를 마치고 파이널 레이스 직전에 오준이에게 레이스때 페이스가 떨어지는 것은 때론 생길 수 있고 리듬이 깨지는 것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니,

1. 랩타임을 신경쓰면서 달리지 마라,
2. 그리고 가능하면 직선구간이 아닌 코너 직전에 뒤에 붙은 선수를 보기 위해 고개를 돌리지 말라.
3. 어떠한 경우에도 Apex를 놓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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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때 페이스가 떨어지면 공통적으로 주행이 거칠어지고 코너를 오버스피드로 들어가면서 Apex를 놓치게 되는데 카트경주는 워낙 찰라에 추월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방 선수가 미세하게 Apex에서 벗어나는 틈에 뒤에서 안쪽으로 내리 꼽듯이 머리를 쑤셔 박으며 추월이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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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추월은 연습때와 경주때 오준이 오탁이 모두 수도없이 했던 추월이며, 오준이나 오탁이 둘다 3랩 이내에 대부분 추월을 성공해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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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오준이는 무려 13랩을 오탁이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고 1위를 방어했고, 오탁이는 자신의 카트 인생에서 처음으로 추월을 성공하지 못한 주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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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치고 오준이가 쓴 레이스 일기에 보면 달리면서 "아빠가 말씀하셨던 말을 입으로 내뱉으면서 탔다"
라는 대목이 있는데, 제가 했던 지도가 오탁이와의 경쟁을 염두해서 말한 것이 아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본인의 레이스를 잘 마무리하고 1위를 지키는데 역할을 했던 것이지요.

둘간의 주행은 정말 멋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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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선수가 오준이의 우승을 축하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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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는 파이널 레이스에서도 예선 베랩에서 0.1초정도 밖에 벗어나지 않는 완벽한 주행을 해냈습니다.
레이스2때 3위 선수의 압박을 받았던 것도 파이널 레이스 때는 결승선을 5초나 벌리면서 들어왔을 정도로 오준 오탁의 경주는 압도적인 원투피니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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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이에게는 레이스1,2를 1등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아쉬운 파이널 레이스였지만 돌이켜보면 2전 파이널 레이스 때 오준이가 거의 마지막랩까지 리드하다가 같은 팀 젠틀맨 클라스 선수와 부딪치면서 1위를 내주고 아쉽게 2위로 경기를 마감한 것을 생각하면 이번 경기 역시 둘중 누가 우승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레이스였고, 오준이가 스타트를 너무 잘했고, 경기를 잘 풀어나간 점에서 충분히 우승 자격이 있었습니다.

중요한 점은 1등 자리를 놓치고도 오탁이는 오준이를 축하해주고 경기 자체를 재미있게 즐긴것에 만족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레이스에서 결과보다 형제애가 더 중요하다는 것 역시 가르쳐서 아는 것이 아니라 본인들 스스로 판단하고 깨닫는 과정도 레이스를 통해서 배우는 중요한 것들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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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기는 검차가 엄청 빡세게 진행되었습니다.
포디움에 서는 선수들 차량의 엔진을 분해해서 불법적인 튜닝이나 조정이 없는지를 철저히 검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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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전 때 오준이와 불미스러운 사고가 있었던 종인이가 형제들의 원투피니쉬를 축하해주러 우리팀에 방문했습니다.
모두 같은 마음으로 경주하는 사이이니 경주때는 빡세게 치고 받아도 경주가 끝나면 사이좋게 지내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한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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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주도 무사히 마쳤고, 경주차에 데미지 없이 3일간의 주행을 마친 것도 아주 중요한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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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는 우승을 놓쳤지만 폴포지션과 예선과 모든 레이스에서 베스트랩은 오탁이가 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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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디움을 향해 달려가는 발걸음은 항상 가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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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전 3위, 2전 2위
그리고 3전에서 생애 첫 우승을 달성한 오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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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 오탁이가 1,2위를 할 자격이 있는 경주였습니다.
그리고 둘의 표정이 너무나 밝아 경기를 지켜보며 조마조마했던 아빠의 마음도 너무나 편하고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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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레이스 시상식 때는 샴페인 세리모니 대신 어린 아이들의 워터 세레모니가 있어서 오준이가 흠뻑 젓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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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원투피니쉬로 장식한 이번 경기는 1,2전때와 마찬가지로 정말 박진감이 넘치는 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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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식을 마치고 슈트를 벗고 옷을 갈아입는 오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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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영암에서의 3일을 마치고 스피트파크 트럭은 파주를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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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휴게소에서 모여 팀원들과 식사를 했습니다.
휴게소로 오는 길에 M4와 박진감 넘치는 주행도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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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한 후 우리는 300km를 달려 서울로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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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믿음직한 A8 4.2TDI는 이번에도 완벽한 주행을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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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마리의 벌레들에게는 미안했지만 서해안고속도로는 유독 벌레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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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있었던 6월 18일 12,000보 이상을 걸었습니다. 대략 7km넘는 거리일 것입니다.
이중에서 절반은 거의 달린 거리입니다.
트랙에서 검차장으로 검차장에서 피트로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지나간 하루 저 역시 2kg 감량이 된 3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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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의 레이스 일정을 마치고 현관앞에 도착하니 긴장이 풀리고 몸이 정말 나른해지는데 태어나서 이렇게 기뻤던 적이 있었을까? 그런 기분으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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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에 알러지약 그리고 손바닥 물집과 싸웠던 오탁이도, 아픈손을 내색 없이 참고 달려주었던 오준이도 너무나 대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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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경기 갈비뼈 골절로 둘다 가슴 통증이 상당했었는데, 아무래도 아직 카트 주행경력이 짧다 보니 몸의 곳곳이 단련이 안되어 통증이 있었지만 이것도 레이스를 치르는 과정의 하나이며, 극복하는 것을 배우고 이겨나간다는 차원에서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하는 운명과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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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는 레이스가 긴장보다는 재미가 더 큰 것 같습니다.
경주에 들어서면 실수가 적어지고 더 빨라지는 것을 보면 레이스 멘탈은 충분히 훌륭한 것 같습니다.
아직 배워야할 기술들이 많지만 하나씩 다듬으면서 경쟁자들도 따돌려야하니 매 경주 자체가 큰 배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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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경주에서 원투피니쉬가 확정될 때 체커기가 휘날리면서 전 박수치고 있습니다.
누가 찍어주셨는지 모르겠는데 아이들이 인스타에서 찾았다고 합니다.

파이널 레이스 때 형제가 사이드 바이 사이드 상황이 있었을 때 정말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오탁이가 워낙 사냥하는 스타일로 뒤에서 기회를 보다가 순간적으로 치고나가는 추월을 잘하기 때문에 오탁이 입장에서도 최선을 다한 레이스였던 것은 분명합니다.

오준이는 2전때의 아쉬웠던 2위를 잊고 생애 첫 우승을 위해 이를 악물고 달렸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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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풀고 샤워를 하고 마신 맥주 한모금이 이렇게 달콤하고 시원하다니...
경기의 결과보다 더 중요한 점은 레이스를 준비하면서 나름대로 어려운 순간이 있었고, 이를 극복하면서 여러가지 상황들이 있었지만 아이들이 잘 풀어헤쳤다는 점,

확실히 이번 경주때 경쟁선수들이 빨라져서 격차가 줄었다는 점에서 오는 나름의 압박감을 이겨내야했던 점

경기 운영을 아이들에게 맡기고 순위와 관련해서는 그 어떠한 코멘트도 하지 않았던 점

파이널 레이스 때 형제간 피튀기는 혈전이 있었던 상황에서도 둘간 접촉이나 무리한 주행없이 아주 수준 높은 공격과 방어실력을 보여준 점

우승에 집착하기 보단 오준이가 오탁이에게 포지션을 양보했던 레이스1때처럼 상대방의 주행라인을 꿰뚫고 정확한 포지션 플레이를 해주었던 점

이번 레이스를 통해 참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으며, 더불어 가장 뜨거운 기온에서 펼쳐질 4전을 준비해야하는 숙제도 함께 생겼습니다.
 
코칭을 하면서 이번 처럼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했던 적이 없었을 정도로 주행라인 수정과 영상분석 그리고 새로운 시도와 리뷰하는 과정은 제게도 더없이 소중한 순간입니다.

영암에서 경주를 준비하면 연습하는 경쟁선수들에 비해 시합때만 영암에 내려가서 바로 적응해야하는 불리한 조건에서도 빠르게 본인의 페이스를 만들었던 것도 성과중에 하나입니다.

또 2전에 이어 한번의 원투 피니쉬를 가져다준 오준 오탁에게 축하와 아빠로서 최선을 다해준 것에 대해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이번에도 항상 세심한 지도해주신 스피드파크 팀의 김태은 감독님 권순일 감독님 그리고 본인 레이스 하기도 바쁜데 아이들 챙겨준 강진선수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늘 한식구처럼 아껴주는 팀 선수들과 가족들, 응원해주신 테드 회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P.S. 이번에 트랙에서 인사드렸던 테드 회원이신 자동차경주협회 최용준 사무국장님께 좋은 경주를 만들어주신 점 감사드린다는 말씀 전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경주를 위해 애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