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일본에 와서 부품업체 몇군데에서 어설픈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최철식입니다.
이번주부터 일주일간 일본의 휴가철이라서 1년 반만에 한국으로 잠시 들어습니다.
(토요일 되돌아갑니다.)

현대에 대한 글이 몇가지 있어서 저도 그간 듣고 봤었던 두가지 사례를 잠깐 글로 남겨볼까 합니다.

처음 일본에와서 일을 시작한 곳이 토크컨버터및 머플러를 제작하는 혼다의 자회사 'Y'모사였습니다. (간부급들의 얘기로는 현대에도 컨택을 했었다고 하는데....)

이곳에서 일할때 사내 강연으로 혼다에서 프레스 가공으로 잔뼈가 굵으신 분을 초빙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가공에대한 이론부터 실무 사례 등 많은 좋은 경험을 들을수 있었는데 그 와중에 혼다에서 2000년대 초반 포스코의 강재를 써보려 포스크와 접촉했었던 적이 있었는데 책임자는 강연하시던 그분이셨고 여러가지 실험과 분석결과

'ANSY에는 적합하지만 혼다가 사용하는 신일철의 제품보다는 부족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봐서 크레임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포스코의 물건은 적합하지 않다.'

란 결론으로 포스코의 물건을 쓰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고 하더군요.
(약 2년전 강의 내용이라 지금은 어떨런지...)

그리고 몇군데 회사를 거쳐 지금은 닛산계의 유명한 'C'모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파란색 GTR로 유명한 회사입니다.ㅋㅋ)
이곳에서 약 한달전 새로운 비젼에 대해서 전직원을 불러놓고 강연을 하던 도중 개발/생산 분야의 최고 책임자가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닛산이 요구하는 원가절감을 맞추기 위해선 우리도 그에 맞춰 재료부터 다양한 루트를 개척해 원가 절감을 할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가

'새로운 철강 도입선으로 한국의 포스코를 검토중이다. 하지만 포스코의 저렴한 강재들은 우리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혼다의 프레스 담당자와 비슷한 이야기..) 물론 포스코가 우리의 품질 요구에 맞춰줄수도 있지만 그렇게하면 지금 사용하는 신일철의 강재와 가격 차이가 거의 없어진다.'

라고 해서 결국 신일철을 그대로 쓰겠구나라는 분위기로 몰아갈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책임자의 얘기로는

'한국의 현대는 포스코의 강재를 잘쓰고 있고 북미지역에서도 현대가 포스코 강재로 인해 문제를 겪고 있다는 이야기는 없다고 한다. 그리고 현대는 지금 잘 나가가고 있다. 이런 상황을 볼때 우리가 너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건 아닌가? 불필요한 부분까지 세세하게 신경쓰고 있어서 낭비를 하는건 우리가 아닌가?  우리는 이점에 대해 분석하고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신일철보다 저렴한 포스코 강재의 사용가능성에 대해 더 검토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겠다.'

라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저역시 일을 하면서 닛산의 원가 절감 요구 때문에 단품 공급업체에 원가 절감에 대해 문의 한적도 많았고 그럴때 마다 단품업체들의 대답은 '중국제를 쓰면 싸긴합니다만..'이었습니다만 솔직히 중국제에 대한 신뢰도가 아직은...

제가 중국제를 바라보는 시선과 마찬가지로 일본사람들 역시 포스코를 보고 있었을 것입니다.
못미더운 시각에서 이제는 가능성은 있는것 같다 라는 시각으로 변하는 것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군요.

일본에서 일한지 이제 2년반이고 그 동안의 겪어보지 못한 한국차에대한 개인적인 평가는 귀동냥으로 들어서인지 긍정보단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큽니다.(국내와 해외의 차별이라던가...) 하지만 잘나가는 국산차의 이미지가 다른 분야에도 그 영향을 미치고 있는것을 보니 웬지 국산차 밀어주기 운동에 저도 동참해야할것 같은 기분도 드네요.

앞으로 일본에서 얼마나 더 일할지 아님 일본에 눌러 앉게 될지 기약이 없습니다만 국산차와 한국산에 대한 좋은 소식이 더 들려오길 바랍니다.

아쉬운 것은 아직도 국산차는 일본에선 '듣보잡' 취급을 받는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