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직업이 덤프운전을 합니다.
직업상 하루종일 운전을 하고 기름도 거의 하루에 한번꼴로 넣게되죠.
요즘 날로 오르는 국제유가때문에 기름값이 장난 아닌건 여러분 모두가 느끼실터..
그닥 소문이 날정도로 마니 싸진 않지만 2~3년정도 꾸준히 거래를 해오던 주유소가 있습니다.
제가 그 주유소를 가게 된것도 그 주유소에 일하시는 나이많으신 할아버지 때문이었습니다.
처음 그 주유소를 갔던날..
그 할아버지는 손자같다며 기름을 넣으러 온 저에게 힘든일하는데 굶지말라며 빵과 우유를 주셨습니다.(주유소에서 주는 경품이나 기름넣는다고 주는 상품이 아닌..)
요즘같은 각박한 시대에서는 전혀 찾아볼수 없는 훈훈한 정을 느꼈습니다.^^
그후로 저는 그 주유소만 그후로 3여년 정도를 거의 매일 가게되었습니다.
주유소를 가면 제차는 항상 그 할아버지께서 주유를 해 주시더군요..
간혹 맛있는 간식거리를 주시기도 하고.. 날씨 더운 날에는 지치지 말라며 미숫가루도 타다 주셨습니다.  너무너무 고마운 분이시죠.^^
추석이나 설날때는 제가 되려 감사해서 선물을 사들고 찾아 뵌적도 있습니다.

이러한 관계를 지금까지 쭈욱~ 이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얼마전에 기름넣으러 주유소에 방문하게 되었는데..
저는 기름을 12만원 어치 넣어달라고 하고 계산을 마친후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에 주유를 마친 주유기에는 10만원만 주유가 되어있었습니다. 분명 계산은 12만원이 되었는데요.
(저는 항상 기름값을 현금으로 받아 계산합니다)
여지껏 이런일이 없었는데 이상하단 생각을 하다가 이 얘기를 하게되면 할아버지께서 민망하고 저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지게 되실까봐 말도 못하고 그냥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3일전...
또 주유소를 방문하고 12만원 넣어달라 주유를 하고 그때 그 일이 생각나서 주유가 마친후 주유기를 보니.. 또 "10만원" ...
안되겠다 싶어 2만원어치를 왜 덜넣었냐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께서 아무 말씀을 안하시는겁니다.
그마침 주유소 사장이 나와 저에게 왜 그러느냐고 묻길래..
사실대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더니 충격적인 사장님의 한마디를 듣게 됩니다.

이 영감이 안그러더니 또 그런다고...ㅡ.ㅡ

그렇습니다.
그 할아버지는 수차례 그런일을 계속 벌여오고 있었던 겁니다.
주유소 사장은 연신 저에게 죄송하다며 어쩔줄 몰라하고..
그 할아버지는 저에게 죄송한 나머지 아무말씀 안하시더군요..
그다음날 그 주유소를 가보니 사장이 짤라 할아버지 그만 두셨더라고요.

여태까지 저에게 몇번이나 그런식으로 돈을 띵겨 드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돈이 아깝다는 생각보다는 속았다는 생각이 너무 화나게 합니다.
이제 그 주유소는 안가지만..
그할아버지 생각하면 마음이 찡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