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4 M5와 처음만난 것은 2003년 봄경이었습니다. 매물로 나온 차를 타보고 역시 좋은차라는 생각을 했지만 너무 비싼 가격에 맘속에만 묻어두고 시간이 상당히 흘러 결혼을 하게되고 나서 몇달 있다가 아직도 팔리지 않은 것을 알고 적극적으로 딜을 시작해 초기보다는 많이 저렴한 가격에 E34 M5를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매물로 거의 10개월 동안 있는동안 아무도 구입하지 않던 녀석을 제가 구입하고 나니 다시 자기한테 되팔라는 전화를 수도없이 받았고, 그중에는 지인들의 질투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시승들도 많이 해봤으면서도 상태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는지 제가 구입했다는 소문이 돌고나니 그래도 그 매물을 까다롭기로 소문난 입맛에 구입했으니 틀림없는 물건이라는 확신을 뒤늦게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잊어지지 않는 것은 차를 구입한 저녁날 와이프와 신공항을 가면서 무심결에 밟았는데, 5단으로 272km/h 7200rpm까지 순식간에 솟구쳐서 rpm리미터에 부딪치는 모습에 둘다 깜짝 놀랐었습니다. 340마력의 힘을 가감없이 그대로 뿜어내 주었던 건강한 엔진과 변속기 그리고 상당히 깨끗했던 실내의 상태는 지금 생각해도 아주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약간은 촌스러운 테일램프도 아래처럼 앞뒤 클리어 타입으로 교체했습니다.





구입당시 59000km를 달렸고, 5년동안 15000km를 달리는 동안 정말 많이 고치고 다듬었습니다. BMW를 관리하면서 역시 오래된 폭스바겐과 아우디를 동시에 관리하면서 느낀 점은 BMW의 부품의 내구성이 일반적으로 폭스바겐이나 아우디보다 떨어진다는 점이었습니다. 요즘차들에는 해당이 안될 수도 있겠지만 BMW는 Ultimate driving machine이라는 타이틀에 아깝지 않은 즐거움을 주지만 견고하지 못한 부품들이 많이 실망도 많이 했습니다. 차를 구입하고 느낀 가장 눈에 띄는 문제점은 스티어링이 헐겁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체를 들여다보니 스티어링 휠 엔드볼 부싱이 좋지 않았고, 관련된 부품을 모두 교환하면서 스티어링 기어박스를 조이는 작업도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구형차들은 스티어링 기어박스를 조일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이녀석을 너무 많이 조이면 유턴후 복원이 안되는 문제가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얼라인먼트를 볼 때마다 스티어링에서 기어박스로 가는 유니버셜 조인트 부분도 자주 풀리기 때문에 항상 점검을 해야 합니다.


요놈의 링크를 교환하고 나니 스티어링쪽에 유격을 발생시키는 모든 원인을 잡게 되었습니다.


조수석 컨트롤암 부싱 하나도 사망한 관계로 신품으로 교체했는데, 좋은 점은 부싱만 따로 교환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요즘차들은 컨트롤암을 한번에 함께 교환해야하는데, 구형차들은 따로 따로 나오는 개별부품덕에 수리비에서 유리합니다.


차를 구입하기 전 하체를 보았을 때 멀쩡하던 EDC(Electric Damper Control)이 차를 구입하고 얼마 안되서 떠보니 뒤쪽 쇽 업소버에서 누유가 있는 것입니다. EDC는 실내에서 스포츠와 노멀을 선택할 수 있는데 스포츠를 두면 상당히 단단해집니다. 성능도 좋을뿐 아니라 뉘르브르그링에서 세팅된만큼 상당히 완성도가 높은 세팅이었습니다. 여기서 오리지널을 고수할까하는 고민이 있었는데, 앞차고를 조금 더 낮추고 싶다는 욕심과 KW에 대한 워낙 좋은 기억 때문에 높낮이와 감쇄력을 조절할 수 있는 Variant2 제품을 장착하게 되었습니다.


88도로를 달리다가 도로에 떨어져있던 트럭용 프로펠려 샤프트라 차의 촉매를 그대로 떼리면서 머플로도 손상이 되어 이참에 신품 촉매와 수퍼스프린트 캣백 머플러도 장착하게 되었는데, 순정과 거의 비슷한 음색으로 시끄럽지 않고(E36 M3용은 상당히 소리가 큼) 부밍음이 적어 지금도 아주 만족합니다. 다만 수퍼스프린트는 내구성이 별로입니다.


자동차 검사 받으러가는 어느날 벨트가 끊어지면서 견인차를 신세를 진 후에 호스류를 모조리 갈기로 결정했습니다. 상태는 그런대로 좋은 상태였지만 차가 퍼질 수 있는 모든 원인들을 미리 교체하는 것이 당시의 목표였습니다.


멀쩡한 줄 알았던 가속패달 케이블이 마침 모 튜닝샾에서 끊어져서 임시로 작업해둔 것을 당시 이웅걸 부장님이 워낙 견고하게 잘 만들어 주셔서 아직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동일한 차종을 타시는 민준호님의 애마도 이 가속케이블을 교체하신 적이 있습니다.


하만 휠과 OZ이렇게 두세트의 휠 타이어를 가지고 있는데, 전 스페이서를 대는 것을 실어해서 적당한 옵셋의 휠을 찾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 투자합니다. 앞에 9J, 뒤에 10J휠의 앞에 옵셋 9, 뒤에 16이 E34와 E39바디에는 차체에 닿지 않는 마지선입니다.


엔진주변에 있는 작은 개스킷들에서 누유가 있었는데, 이런 것들을 단품으로도 교환할 수 있지만 엔진블럭 뒤쪽에 있는 개스킷은 엔진을 내리지 않으면 교환할 수 없답니다. 거기서 센 오일이 다운파이프쪽으로 떨어지면서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는데 짜증나서 오버홀을 하기로 결정하고 부품을 독일에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오버홀은 완벽히 끝났고, 모든 개스킷을 다 교환해서 완전 새엔진으로 거듭났습니다. 엔진 내부 피스톤이나 실린더 상태 모두 최상이었습니다.


선루프를 닫았을 때 차체와 완전히 라인이 일치하지 않아서 얼마전에 수정했습니다.


차를 구입할 때부터 있었던 본넷의 칼자국 비슷한 상처와 차의 높이가 너무 낮을 때 어느 주차장을 올라가다가 앞타이어가 휀더안쪽에 걸려 상처가 난 휀더를 얼마전 AUBEN에서 도색하고 판금을 해서 현재 아주 깨끗해진 상태입니다.





E34 M5에 전동 선블라인드가 장착되어 있는데, 이놈이 한번 켜면 소리가 아주 요란합니다. 내부 기어가 좋지 않아 발생하는 이 시끄러운 소음은 결국 몽창 갈아야하는 비합리적인 수리로 이어집니다. 민준호님께서 이미 한번 경험이 있으셔서 제차도 손수 교환을 해주셨습니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기능인데다가 교환을 했지만 내구성이 워낙 허접할 것이 뻔해 교환후 시험조작한 이후 한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습니다.





내부 벤틸레이션 날개가 헐렁헐렁했는데, 이 부품도 민준호님께서 직접 교환해주셨습니다.





내부 날개의 설계가 워낙 허접하고 견고하지 못한 디자인이라 이런 자질구레한 것에서 고장이 많습니다.


E34의 고질적인 문제점이기도 한데 도어와 맞닿는 바디쪽 고무라이너가 상처가 나거나 닳는 현상이 많습니다. 심하면 고속에서 바람소리가 커지는데, 이 부품도 교환했습니다.


대충 그동안 했던 작업들을 요약하면

쇽업소버 : KW 코일오버로 교체

스티어링 기어박스 조임 : 시계 방향으로 90도를 조여서 느낌이 많이 조아짐

스티어링 엔드볼 : 조수석만

스티어링 중앙 링크 교체 : 이 중앙 링크의 상태는 직접 뜯어서 확인해야하고 엔드볼만으로 해결이 안되면 주로 이 중앙 링크가 문제입니다.

스파크 플러그 : 차량 구입후 얼마 안되서 교환

산소센서 : 구형 엔진이라 한개밖에 없고, 그냥 노파심에 교환

로우엄 부싱 : 조수석 한쪽만 문제가 있어 교환

촉매, 머플러 : 순정 신품 촉매와 수퍼스프린트

벨트 끊어져 교체 : 2004년 검사 받으러 가다가 끊어짐

호스류 모두 교체 : 벨트 끊어진 것에 충격받아 호스류도 모두 교체

액셀 케이블 : 태백 서킷 가기 바로 전날 튜닝샾에서 끊어지는 바람에 고생안하고 해결함

엔진 오버홀 : 엔진 하부 베어링류와 피스톤 링을 제외하고 모든 개스킷 및 가이드 라이너 교체
운전석 도어 라이너 : 운전석쪽만 교체, 조수석도 조금 닳았지만 아직 상태 양호

히터코어 : 미세하게 새는 곳이 있어서 2008년도에 신품으로 교체

추진축 리데나 : 변속기에서 나오는 프로펠러 샤프트 시작되는 지점 리데나에서 누유로 교체

선루프 수정 : 위에 사진 참조

연료캡 고정 : 연료 넣는 도어가 흐느적 거려 내부 스프링 교체

팬벨트,써모스탯,논 리턴밸브,워터밸브,에어컨 개스 : 벨트가 한번 더 끊어져서 견인차 신세, 냉각라인쪽에 있는 밸브들 모두 교체하고 오버홀 할 때 못했던 에어컨 개스 주입

리어 선블라인드 : 신품으로 교체

벤틸레이션 교환 : 신품같은 중고로 교체

타는 시간보다 고친 시간이 더 많았을 수도 있겠지만 5년동안 계획했던 연간정비 스퀘줄대로 진행해 서둘러서 진행한 것은 몇개 안되고 나머지들은 차분히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워낙 희귀한 엔진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공부를 하면서 요즘 엔진보다 훨씬 단순한 구조와 몇개 안되는 센서로 인해 메인트넌스 자체는 별로 어려울 것이 없었습니다.

파워트레인은 결과적으로 별로 까다로운 것이 없고, 냉각부분과 자질구레한 전기부분 그리고 여러가지 디테일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오히려 까다로웠습니다.
1만킬로도 안되서 끊어져버린 팬벨트도 이해가 안되고, 연료도어의 스프링이 날라가버린 것도 이해가 안되지만 그래도 평균적으로 E34는 아주 어려운 차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언젠가는 완벽해질 것을 기대하고 티클하나 없이 완벽한 모습으로 복원시키는 과정속에서 가장 까다로운 것들은 모두 해결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하나하나 디테일들을 가꾸고 복원하는 작업을 통해서 완벽한 모습으로 승화시키고 싶고, 언제도 언급했지만 수년안에 식구들과 일본에서 있는 M미팅에 차를 배에 싣고 가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차말고 유일하게 한대 더 있는 M5의 오너이신 민준호님도 동행하기로 했구요.

민준호님의 엄청난 DIY실력으로 인해 선블라인드와 벤틸레이션 교환등에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전기 테이프 감으시는 솜씨를 봐서는 분명 예사 손놀림이 아니었고, 자질구레한 수리 경험이 저보다 많으셔서 여러가지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이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제차도 함께 신경써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Young timer축에 속하는 이제 15년밖에 안된 애마지만 요즘차들과 비교해 기능면에서 주행 감각면에서 오래된 차의 느낌을 주지 않습니다.

차에 녹도 전혀 없고, 보관을 잘해서 상태는 만족하고 아주 가끔 좋은 길에서 몰고 넣어두는 편이기 때문에 당장 급하게 교환해야할 부품이지 않으면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는 여유도 있습니다.

아직 이것저것 할 것이 많고 또 그것을 즐기려고 합니다. 아니 그게 제 카라이프에 가장 즐거운 부분입니다.
모든 것이 하나하나 정상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희열 궁금했던 것을 알아가면서 배우는 지식들 모두 소중한 것들이라 생각합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