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카는 메이커의 기술력을 집약한(뽐내는) 자동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엄청난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뛰어난 성능의 엔진과 첨단 소재와 기술을 총동원하여 차를 구성합니다.
판매 타켓은 당연히 세계의 부호들입니다만, 수퍼카의 존재 자체로도 마케팅에 좋은 영향을 주므로 과감하게 도전하기도 합니다.
수퍼카를 만드는 것은 레이싱 카를 만드는 것과는 약간 다르죠.
부호들이 고객인만큼 당연히 럭셔리가 따라다니며 공도에서도 안전하게 달릴 수 있어야 합니다.
배기가스 배출 기준 및 충돌 안전 기준은 물론이고 기타 교통 관련 법규를 모두 만족시키는 합법적인 로드 카로서 승차감도 어느 정도는 좋아야 합니다.
엔진음과 변속감도 성격에 따라 세심하게 튜닝을 하며, 조작성에 있어서 드라이버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습니다.
어떤 차는 오로지 달리기위한 컨셉트로 만들고, 또 어떤 차는 초호화 럭셔리 옵션에다가 엄청난 파워트레인을 매칭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성격이 메이커의 철학과 관계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최고속도 좋지만 이런 것도 눈여겨 보아야 할 점이지요.
하지만 누가 타봤어야 알겠지요....
개인적으로 재규어 XJ220 멋있다고 좋아하지만 몰아보긴 커녕 직접 본 적도 없습니다.
아마도 대다수는 저 같은 경우일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야기하기 좋은 것이 바로 디자인과 성능인 것이죠.

그런데, 디자인과 성능이 좋으면 좋은 차인가.....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일단.... 내가 타는 차는 본인이 타 봐서 좋으면 됩니다.
즉, 일단 타보고 차를 평가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대리 만족을 얻으면서 상상의 나래를 펴는 재미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시승도 해보지 않고 스펙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환상은 피해야겠지요.
성능뿐 아니라 스티어링, 핸들링, 라이드, 브레이킹 필과 메인티넌스, 가격대비 가치도 골고루 고려해서 차를 평가해야하지 않을까요.
수퍼카라면 소유하는 것 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성격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다른 것들을 등한시해선 안되겠지요.
하지만... 누가 말해주는 사람이 있나요.
누가 타보더라도( 잡지) 오로지... 성능과 스펙만 침튀기며 떠들뿐이죠.( 모터 저널리스트들도 그런 차를 타면 당연히 흥분되시겠지만.... ^ ^;;)

스포츠 카는 달리고, 서고, 도는 즐거움을 위한 차입니다.
바로 스포츠 드라이빙을 위한 차입니다.
스포츠 세단은 세단이지만 스포츠 드라이빙의 재미를 추구하는 차입니다.
세단의 미덕은 적절한 짐칸과 쾌적하고 안전한 캐빈, 우수한 핸들링과 승차감입니다.
스포츠 카라면 짐칸은 별 문제가 안되고 캐빈도 좁아 터져도 상관 없으며 승차감 안좋아도 불평하지 않습니다.
GT 카라면 조금 달라집니다.
스포츠 카 못지않은 성능 + 장거리 여행에서 편안함을 제공해야합니다.
이 것이 의미하는 것은 여유로운 성능입니다.

수퍼카는 여유로움 이상의..... 극단적인 성능과 sophistication, 그리고 럭셔리를 추구합니다.
레이싱카는 아니지만 직발 성능은 레이싱 카 보다 빠르기도 하죠.
수퍼카를 만들 때 가장 목표로 하는 것은 속도입니다.
속도를 그냥 높이는 것이 아니라 높은 속도에서 일반 드라이버도 몰 수 있도록 안정감있는 핸들링을 제공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어려운 기술이겠고, 최고 속도가 높아질수록 제동력이나 섀시 컨트롤에 있어서 요구사항도 많아지고 나아가 발열에 견딜 수 있는 특수한 소재를 필요로하며 충돌 안전에 대한 대비도 더욱 엄격해지고, 타이어도 엄청 비싸집니다.
( 20년 전만해도 높은 속도 등급의 타이어가 없었기 때문에 속도 높이는 것이 부담스러웠다죠.)
즉, 제작단가가 엄청나게 높아지겠지요.
신형 니싼의 GT-R의 차량 가격에 비해 메인티넌스는 페라리와 비슷한 것은 바로 이런 것 때문이겠지요.
동급의 성능을 보이려면 단순히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능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못지않게 잘 서야하고, 잘 돌아야합니다.
그렇다면 비슷한 기술과 소재를 써야겠지요.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면 어떤 차를  전략적으로 완성해서 어필하느냐일 것입니다.
과거 닛산 GT-R이 수퍼카가 될 수 없었던 것은 바로 그 것이 성능 이상의 아이덴티티가 부족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빠른 것 만으로는 수퍼카의 범주에 포함시키기엔 생산대수가 너무 많고, 가격도 싸고, 쓰인 소재나 기술도 그다지 하이- 엔드( high-end)가 아니었다는 것이겠지요.
지금의 GT-R은 수퍼카에 넣을 수 있을까요?( 저는 그렇다고 봅니다만.... 가격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하고...ㅎㅎ.. 하지만 대중성 있는 디자인도 아니고... 닛싼의 기술력이 집약된 것은 맞지요? 단지 가격이 더 싸다고 수퍼카가 아니란 것은 좀....  아마도 메인티넌스는 수퍼카랑 비슷할 것입니다.)

수퍼카들이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일차적으로는 그 엄청난 성능과 멋진 외관 때문일 것입니다.
양산차 엔진과는 비교가 안되는 성능의 엔진, 심지어 금으로 도금을 하기도 하고..... 찍어내기 좋도록 만든 양산차의 바디와는 차원이 다른 디자인을 수퍼카를 통해서 감상할 수 있는 것이지요.
사람들은 메이커의 기술과 철학을 보여주는 멋진 수퍼카를 만들어내길 바라고, 수퍼카라면 당연히 일단 성능면에서 양산차에 비해 크게 뛰어나야한다는 기대를 갖습니다.
뉘르부르크링에 대해서는 랩타임은 참고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랩타임이 빠른 차가 성능이 좋다는 것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다른 써킷이나 공도에서는 결과가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은 인정해야하고 차마다 특색이 있지요.
로드 카는 레이싱 카가 아닙니다.
성능은 하나의 일면일뿐 사실 더 중요한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메이커가 성능에만 매달린다면 레이싱 카를 만들어야겠지요.
수퍼카가 레이싱 카일까요.
달리는 것 이상의 가치가 바로 수퍼카에 있겠죠.
소유욕을 부추기는 그 무엇..... 엄청난 성능과 최첨단 기술을 동반한 메이커의 아이덴티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뉘르부르크링 노르드슐라이페가 유명한 것은 고저차가 큰 도로 설계에 각종 코너가 운집해있고,  거기를 빨리 달리려면 써스펜션을 비롯해서 차량에 부하를 많이 주기 때문에 차량을 내구성있게 튜닝을 하기에 적합해서라고 알고 있습니다.
특히 써스펜션 튜닝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써스펜션 튜닝의 목적은 승차감이 편안하면서 동시에 안정된 핸들링을 확보하는 것입니다만 차량 성격에 따라 어디에 더욱 비중을 두는가는 달라지겠죠.
거기를 빠르고 편안하게 달릴 수 있다면 좋은 차가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가장 빨라야 가장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느린 차를 좋아하진 않지만, 나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면이 많다면 설사 경쟁차보다 더 빠르지 않더라도 실망할 것 까지야 없지 않을까요.

수퍼카는 이래야한다고 누가 정해놓은 것도 아니고...
메이커가 수퍼카를 만들면 우리 회사가 잘될 것 같아서.....혹은 기술력을 뽐내고 싶은 욕심에.... 혹은 경영진의 의지로...  만든 것일 뿐입니다.
만들고나서 망해도 좋다고 만든 메이커는 아마도 없을 듯 하고요.
레이싱에 치중하다가 경영이 어려워지기도 하지만 레이싱하는 이유 역시 그 것이 회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들의 열정이 계산기 보다 앞섰을 수도 있다 것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뭔 말인지....ㅎㅎ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다보니 제 생각도 나누고 싶어서 올려봅니다. 벌써 시간이... - -;;
쓰다보니 긴 글이 되었네요.
이상은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틀린 것이 있다면 허심탄회하게 지적해주시고 다른 의견이 있으시면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