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희미 사진은 애니메이션 판에서 궁딩이를 너무 과도하게 내밀었던 타쿠미님)

트랙데이.. 늦은 후기를 좀 써볼랍니다 ^^;;;

아는게 없어서 이번 트랙데이에 가볼까말까 많이 망설여졌는데... 저번 중미산 번개때 익렬님이 제 소나타 1.8 완순 AT로도 대충 가능하다는걸 보여주셨던 것에 용기 퍼먹고 일단 가보기로 했습니다.

토요일부터 참석하지 못했던 저는 일요일 아침 일찍 서울에서 출발했습니다. 예정보다 약간 늦잠을 자서 쵸큼 서둘러서 가느라고 고속도로에 민폐도 끼치고 ^^;;; 겨울에 보드타러 자주 가던 하이원 스키장 가는길과 정확히 겹치기에 헤메임 없이 잘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정확히 9시에 도착해서 강병찬님께 전화를 드리고... 인사 건내고 안내 받아서..

맨끝 사무실에 부랴부랴 들어가서 신청 접수하고서는 2층으로 올라가서 라이센스 교육을 받았습니다. 총 4명에 저빼고 3명은 일행.. 강사분이 뭐 여러가지 막 설명해주는데 - -;;; 제가 개념자체가 없어서 뭐 잘 모르겠더군요. 열심히 필수 포인트만 외우다가 교육이 끝나는데, 억장이 무너지는 얘기를 하더군요.

"오늘 트랙은 RV팀 등 일정이 바쁠 듯 하여 라이센스 드라이브는 생략됩니다. 알아서 앞차들 따라가며 아까 강조해서 말씀드린 3곳 위험 포인트에서 안전을 상기해주세요."

혀겨! 전 이런거 아예 난생 처음이라서 개인 인스트럭터가 필요할 지경인데!! 어쩌라능!
사무실에 내려와서 너무 얼떨떨해서 몇가지 개념없는 질문 막 하고 있자니 그분들도 이사람 개념없다 싶었는지 "동호회 잘 아는분 계시면 따라가며 좀 배우세요" 하더군요.

제가 조금 안심할 수 있었던 것은 트랙에 제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선준님의 보라M3가 눈에 띄었다는 점이고, 포스 좔좔 흘러내리는 빨간 엘란도 보이길래 "제발 석철님이셨으면"하는 바램도 가져봤습니다. 병찬님께 계속 전화도 드려보고 그러다가 선준님 석철님 두분 찾아서 뵐 사이도 없이 정신차릴 새도 없이 "C조 준비하세요" 하길래 일단 차 몰고 들어가봤습니다  - -;;;

토요일 팀이 A조와 B조로 구성되어 있고, 일요일 교육받은 팀이 C조가 되었나본데 차량수가 4~5대 밖에 안되었습니다. 그중 두분은 용인에서 뛰어본 분이라고 하고 다른 한분은 안산인지 어딘지 뛰어본 분이라고 하더군요 - -..

땀뻘뻘 흘리면서 스타트 하는데... 앞에 분 따라 가야지 하는 생각 자체가 삭 사라지도록 빠른 가속력으로 다들 가버리시더군요 - -;;; 3번 코너쯤에서야 시야에 좀 들어오길래 좀 따라가보려고 했더니 역시나 완순이인 제 차로는 그 라인 따라가기가 힘들었습니다.

이제까지 평생 차 뒤쪽을 날려본 경험이라곤 사고 위험 상황밖에 없었기에, 막 뒤가 날라가면서 제가 바라보는 방향이 아닌 어딘가를 향하는 상황에 막 기침하다 심장 튀어나올 듯 가슴이 벌렁대는데, 뭐 설레이고 신이나서 두근대는게 아니라 사고날까 스트레스에 의한 심장 뜀박질이었습니다 - -;;;;

한 두바퀴 돌다보니 다들 저를 피해가고 저만 혼자 트랙을 도는 느낌이더군요. 차가 적은데다가 다른 분들이 뭉쳐다니니 저는 뭐 혼자서 트랙 전세내고 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에라 혼자니까 이런거 저런거 다해보자 싶어서 오버/언더 다 내보고, 패달도 여러개 같이 밟아보기도 하고, 평소에 많이 한 앞뒤로 가기를 배제한 옆으로 가기 운동을 연습했습니다 - -;;; 한 6바퀴째 돌다보니 뭐 좀 알게된 것 같기도 하고 오히려 막 개념이 다 없어진 것 (태극권 첨 배우는 장무기 ^^???) 같기도 한데... 타이어가 좀 이상한 느낌도 나고 황색인지 적샌인지 깃발도 스쳐지나 본것 같아서 일단 갈비뼈 사이로 비집고 나간 심장 좀 다시 우겨 넣으려 피트인해봤습니다.

그랬더니, 타임끝 3분 전이니 다시 못들어간다고 하데요 - -;;;;
패독 주차장에 차 세우고 심장 좀 우겨 넣은 후 다시 병찬님께 전화를 드리고 같이 계신 테드/까로마니 분들 드디어 만나뵙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점심 시간 직후 사무실에서 저에게 안내를 해주더군요. 일정이 조정되어 라이센스 드라이브를 1시반에 다시 하기로 되었으니 준비하라고 - -... 아무래도 제가 너무 개념없이 개판치는 모습을 보고 "안되겠다. 사고치면 우리도 말린다" 싶어서 그런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백차 닮은 BMW를 졸졸 쫓아가며 보니... 권장 브레이크 포인트와 레코드라인을 잘 알려주더군요. 처음 2바퀴는 너무 천천히 가더니 점점 빨리가면서 마지막에는 그 차를 따라가려니 바퀴가 일정한 신음 및 괴음을 내면서 살려달라고 애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뭐 1.8에다가 기어도 자동이고 해서 그저 턴 구간에서 적절히 브레이크 밟은 후에는 그냥 계속 엑셀 밟고 조지게 되더군요.. 자동이지만 기어변속를 해보려고도 했는데 역시나 평소 버릇이 있어 이건 뭐 원하는대로 되지도 않고 어색하기만 해서 결국 마지막엔 그냥 D에 놓고 페달질만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결국 운전석측 앞 타이어는 걸레가 되었다는 - -;;;; )

라인 인스트럭션을 받고나니 '이제 민폐는 좀 덜 끼치겠다.' 싶은 감을 가지고 다시 트랙에 오를 때에는 조배치가 재구성되어 선준님, 재훈님 등등 많은 아는 분들과 함께 달리게 되었죠. 민폐 안끼쳐야겠다는 광박관념과 피박관념에 휩싸여 오히려 첫째 둘째 랩에서는 더더욱 엉망치다가 헤어핀에서 스핀내고 난리 났습니다 (외롭지 않게 재훈님과 함께 듀오 스핀 ^^).

돌고 나오니 수많은 분들께 열화와 같은 평가를 들어야 했습니다.
"어쩜 그렇게 완벽하게 옆으로 가세요?"
"궁딩이 모션이 참 예뻤어요"
"완전 게걸음이야. 끝까지 굴하지 않아"
"오버도 언더도 아닌데 정상런도 아냐"
"바퀴가 남아나세요?? 서스 빨리 하셔야겠어"
"유튜브에서만 보던 아랍 마구 드리프팅을 직접 보게 된것 같군"

선준님께서는 친히 인캠으로 다 찍었으니 UCC공개처형만을 기다리라고 하셨는데 ^^; 아 다행히도 그 순간 베터리가 나가서 UCC공개만은 피할 수 있었습니다 ^^;;;;

그 다음랩.. 이번엔 트랜스폰더도 장착을 해봤습니다. 좀 더 정신차리고 충고 받은대로 좀 해보는데... 하면할수록 더 모르겠고 더 꼬이는게 1번 헤어핀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그랜드코너 탈출시 110 정도로 탈출하는게 물리적 한계던데 직선 구간에서 왜 그리 가속이 안되는지? 아무리 노력해도 140을 못가더군요 T-T. 고속도로에서 110~160 가속할 때랑 완전 느낌이 틀리도록 가속이 더디더라고요? 뒈췌 이유가 뮝미??

3시쯤 넘어 정신 좀 차리고 차를 살펴보다보니 운전석 앞타이어가 걸레가 되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서울에서 저녁 일정에 영동고속도로 막힐걸 생각하니 걱정이 앞서서 4시 정도에 회원분들께 인사를 드리고 하산하였습니다.

암튼 뿌듯하면서도 얼떨떨하고 가슴뛰는 경험이었습니다.
다음엔 차를 좀 제대로 된놈 만들고서 참여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p.s. : 폰터 데이타는 트랙 사무실에 전화해서 메일로 보내달라고 하니 보내주더군요. 대충 이렇던데... 뭐 숫자가 좀 어떤건지 개념이 없어서;;;; 뭐 암튼 당연히 제가 꼴찌였던 기억입니다 ^^;;;

Event:  2008테스트 / Run:  5월25일 1차 B조 / Date:  2008-05-25 / Time:  오후 1:59:00
Laps 안종연  
0 -  
1 01:28.154  
2 01:28.068 -0.086  
3 01:27.683 -0.384  
4 01:27.158 -0.525  
5 01:28.979 1.821  
6 01:27.717 -1.263  
7 01:27.101 -0.615  
8 01:26.607 -0.494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