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앉는 자리 입니다. 발이 놓이는 부위에 ECU 가 있습니다.


바닥재를 걷어 내면 알루미늄 재질의 ECU Cover가 보입니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몇가닥의 전선은 속도리밋 해제를 위해 설치한 장치로 가는 배선입니다.


울산으로 돌아온 후에 다시 ECU Cover 를 열고 열고 전연테입을 벗겨 손상 부위를 사진 찍었습니다. 안쪽으로 배선이 참 많기도 합니다.


2년반 동안 꾸준히 눌려온 배선의 손상된 부위 입니다. 조금 눌렸기로서니 이렇게까지 되다니...


년식이 좀 된 일본차 (내수) 들은 거의 속도계가 180 km/h 에서 끝이 납니다.
제 임프레사도 마찬가지이고 너무도 쉽게 도달해버리는 허무한 속도제한을 풀기 위한 DIY 가 차를 손에 넣은지 한달도 채 안되어 이루어 졌었습니다.
그러니까 약 2년반쯤 전이네요...

이니셜 디에 보면 엔진 블로우를 맞고 레이싱 엔진으로 교체한 후에 타코메타를 바꾸지 못하여 RPM을 다 못쓴다... 라는 대목이 나오지요.  대부분의 일본차들은 타코메타나 속도계 자체에 리미트 기능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내수용 차의 계기판을 수출용 차의 계기판으로 교체하면 리밋이 해제되는데 계기판 가격이 있다보니 아무래도 다음의 방법이 널리 사용되는가 봅니다.

좀 더 저렴한 방법으로 리밋을 풀려면 ECU 로 부터 속도계로 전달되는 속도 신호를 가로채서 속도계로 180 km/h 를 넘어서는 속도 신호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싸게는 몇만원짜리 부터 이런 기능을 하는 장치들이 보급되어 있으며 물론  ECU 의 속도 신호는 이 장치의 Display 창에 제 속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나타내어집니다.

약 2년반쯤 전에 저도 성냥갑만한 장치를 하나 장만하여 ECU 배선에서 몇가닥 따서 핸들 뒷쪽에 달아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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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는 두달여만에 대전에 계시는 부모님을 뵈러 다녀 왔습니다.
그런데 대전 톨게이트를 지나 시내로 접어든지 10여분 만에 차가 멈추어 버렸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통행량이 그리 많지 않은 곳이어서 차를 밀어서 길 옆으로 세운 후 보험회사 긴급출동을 이용하여 차를 견인했습니다.

난생 처음 운행중 차가 멈추어버린 탓에 속이 많이 상해 있었지만 무엇보다 함께한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했고 택시에 태워 떠나보내는 마음이 착잡했었습니다.

지인에게 전화로 문의하여 씨X젼으로 차를 옮기면서 이것 저것 생각해 보았는데 너무도 살그머니, 꺼졌는지도 모를 정도로 얌전히 시동이 꺼졌고 아무리 크랭킹을 해도 전혀 엔진이 살아날 기색이 안보이는 점으로 보아 연료 공급이 안되는것이 가장 의심스러웠습니다.

차를 내려 놓자마자 가장 처음에 확인을 부탁한 것이 연료펌프의 작동상태 였는데, 예상대로 펌프가 돌지 않았습니다.  아예 펌프로 전원이 공급되지 않더군요.

그 다음엔 퓨즈와 릴레이를 모두 확인했는데 안타깝게도 보닛에 있는 퓨즈박스에는 각각의 퓨즈에 대한 설명이 없이 번호만 쓰여져 있어서 끊어진 한개의 퓨즈가 담당하는 기능을 확인하지 못하여 많이 헤멨습니다.
어디에선가 Short Circuit 이 발생한 것은 확실한데 문제는 그 곳이 어디인가 하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저는 그 때 까지 함께 있다가 형님네와 부모님을 모시고 저녁식사 하러 갈 수 밖에 없었는데, 정말 기분이 거지같았습니다.

밥을 먹는둥 마는둥 두어 시간을 보낸 후 떨리는 손가락을 진정시키면서 전화를 걸었더니 다행스럽게도 수리 다 끝났다고 하시는 말씀에 속이 뻥 뚫리고 한순간에 먹은게 다 소화되는듯 했고, 비록 절연 테이프 5 cm 로 해결하였지만 시간과 노력이 있었기에 적지 않은 액수의 작업비를 감사한 마음으로 지불 하였습니다.

합선된 부분은 바로 제가 허접하게 설치한 속도리밋 해제기의 배선이었고, ECU Cover 의 날카로운 면에 쓸리면서 아주 오랫동안 조금씩 조금씩 전선 피복 안쪽으로 금속 재질의 커버가 파고들어가다가 피복 안의 구리선과 만난 싯점이 바로 연료펌프가 멈춘 순간이었습니다.

아주 간단한 작업이라도, 작은 위해 요소라도 방치해두면 언젠가는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절실한 경험을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