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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한국에서 디젤차는 왜 비쌀까?
기사입력 2008-05-01 04:39 |최종수정2008-05-01 04:40  

유럽에선 휘발유·디젤차값 거의 비슷하게 팔면서 국내 판매는 프라이드 22.6%, i30 17.5% 더 비싸 현대차 등 업체들, 국내 소비자에게만 비용 전가

국내 시장에서 판매 중인 국내 디젤차 가격이 휘발유 장착 차량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디젤차와 휘발유차 간 가격차가 유럽에 수출하는 디젤차와 휘발유 차량 가격 차이보다 무려 3배나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디젤엔진은 휘발유엔진보다 20만~80만원 정도 비쌌다. 디젤차의 가격은 엔진가격 차이보다 최소 3배에서 10배나 비싼 것이다. 이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디젤 승용차 값이 동급 휘발유차보다 200만~300만원 비싼 이유는 제조원가가 그만큼 비싸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크게 다른 것이다. 유럽에서는 휘발유차와 큰 차이 없는 값에 디젤차를 팔면서 국내 판매가격만 높인 것은, 디젤차 제조원가 상승분을 국내 소비자에게 전가한 것으로 보인다.

◆디젤승용차, 유럽에선 휘발유차보다 5%, 국내에선 15~23% 비싸

한국시장에서 현대차의 준중형 해치백 i30 1.6 디젤 디럭스(자동변속기 모델) 값은 1745만원으로, 같은 사양의 휘발유 모델(1485만원)보다 260만원 비싸다. 디젤차량이 동급 휘발유차보다 17.5% 비싼 셈이다. 그러나 독일에서 시판 중인 같은 모델 디젤차량은 1000유로(156만원·5.1%)만 비싸며, 영국에서는 5.5% 비싼 수준이다. 국내 소비자가 유럽 소비자보다 디젤 승용차 구입 시 휘발유차 대비 부담이 훨씬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형차의 경우는 차이가 더 심하다. 기아차 프라이드는 1.5 디젤(1312만원)이 동급의 휘발유 모델보다 242만원, 22.6% 비싸다. 반면 독일에선 505유로(78만8000원) 3.6%만 더 비싸다. 디젤 승용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가격부담이 6배나 더 크다는 얘기다.

현대·기아차에 디젤엔진 부품을 공급하는 한국보쉬의 권숭 부장은 "해외시장의 휘발유차 대비 디젤 승용차 값이 4~5% 비싼 것에 비하면 국내 디젤차 값이 비싼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국내 디젤승용차 값이 비싼 것은 투자비 회수, 생산규모 부족에 따른 단가부담, 완성차업체의 가격정책 등 다양한 변수가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메이커 정책에 따라 디젤차 값 내릴 수 있어"

현대차 관계자는 "디젤 엔진은 연료를 고압분사하기 위해 사용하는 고압펌프·노즐 등 핵심부품을 보쉬·지멘스·델파이 등 해외업체들에서 공급받는데다, 엔진도 고온·고압에 견디기 위해 휘발유엔진보다 견고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비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엄격한 환경규제를 만족하기 위해 배기가스의 미세먼지를 다시 걸러주는 '후처리 장치'를 달아야 하기 때문에 가격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디젤엔진의 추가비용이 현재의 휘발유·디젤 승용차의 가격차만큼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현대·기아차의 부품판매를 대행하는 현대모비스가 정비업소에 판매하는 i30용 1.6 휘발유엔진은 139만원, 1.6 디젤엔진은 225만원이다. 소비자가로 따져도 86만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데, 이 엔진을 장착한 디젤차는 휘발유차보다 260만원이나 비싸다.

또 GM대우의 경우도 중형세단 토스카의 엔진 소비자 판매가는 휘발유엔진이 300만원, 디젤엔진이 324만원이다. 24만원 차이밖에 나지 않지만, 완성차는 디젤차가 246만원이 비싸다. 엔진 값의 10배에 달하는 것이다.

폴크스바겐코리아 상품·전략기획팀의 권용주 과장은 "디젤엔진의 생산량이 많은 유럽업체들은 디젤엔진 원가가 휘발유 엔진보다 별로 높지 않다"고 말했다.

◆환경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선 디젤승용차 보급 확대해야

최근 경유 값이 휘발유 값과 1대1 수준으로 크게 오르고 있어, 기존에 기름값을 아낄 수 있다는 이유로 값 비싼 경유 승용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결국 차값이 떨어져야만 국내 디젤 승용차의 보급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디젤차를 싫어하기 때문이라는 국내 메이커들의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디젤차의 가격이 휘발유차와 비슷하거나 판매전략상 더 낮은 수입차의 경우 판매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국산 디젤승용차는 4709대가 팔려 작년보다 102대 줄었지만, 수입 디젤차는 같은 기간 2823대가 팔려 작년보다 1000대 이상 늘었다.

산업연구원의 전재완 연구위원은 "한국도 CO₂배출규제 강화에 따라 휘발유차보다 연비가 좋은 디젤차 보급을 늘릴 수밖에 없다"면서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값을 내리고 디젤차에 대한 홍보·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ws-cho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