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볼트 스테빌라이져와 접지선들을 결국 걷어냈습니다.

생각해서 보내준 친구에겐 미안하지만, 막상 며칠 쓰다보니 제 성향과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고, 부작용도 발생해서 결국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군요.

일단 작업 후 밝아졌다고 생각했던 램프, 그리고 좋아졌다고 생각했던 오디오 음질은 플라시보 효과였구나 싶습니다. 별반 차이가 없는 듯 하고, 오디오는 며칠 전 제가 세팅을 살짝 건드린 탓이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노이즈도 처음 작업했을 때와 달리 돌아다니며 라디오를 청취해 본 결과 별반 차이가 없었습니다.

원래 뉴프라이드가 최고출력은 6,000rpm에서, 최대토크는 4,500rpm에서 나오도록 되어 있는데 그 즈음되면 오히려 엑셀을 밟고 있어도 힘이 붙는다는 느낌이 없어지더군요. 오히려 최초 스타트부터 약 3,000rpm 정도의 구간까지 꾸준히 토크감이 늘어나다가 넘어서면서 확 떨어져버리니 정말 우울한 느낌이었습니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저속, 저알피엠 구간에서 토크가 나와주면 운전은 더 편하겠지만, 제 취향은 올라가면서 쥐어짜내는 토크를 즐기는 타입이라 전혀 안맞는 세팅이 되는 것이죠.

결국 고속에서의 가속력까지 손해를 봐서 암만 풀엑셀로 엑셀 페달을 짓눌러봐도 눈에 띄게 가속력이 떨어져서 고속도로에서는 바로 스트레스가 되어 버리더군요. 정말 갓길에 세우고 쥐어 뜯어버리고 싶어지는 것을 겨우 참았습니다.

그리고 한 차례의 부조와 아이들시의 진동이 결정적인 탈거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없었던 아이들시의 잔진동으로 인해 계속 신경이 곤두서게 되더군요. 아무래도 알터네이터와 엔진블럭으로 연결된 접지선을 타고 알터네이터의 노이즈가 전달, 진동을 일으키는 듯 합니다.

안그래도 처음 접지 포인트를 잘못 알고 알터네이터의 접지선을 차체에 연결했다가 엄청 놀랐는데, 그것이 황남원님께서 지난 번에 댓글로 말씀하셨던 알터네이터의 노이즈 때문인가 보더군요. 결국 그 노이즈로 인한 진동이 엔진의 진동과 합쳐져서 더욱 큰 진동을 일으키고, 결국 한 차례 부조현상까지 일으켜버린 것이 아닌가 싶네요.

어찌됐든 볼트 스테빌라이져와 접지선들을 탈거하고 시운전해 본 결과 이전의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왔습니다. 진동도 사라졌고, 이전처럼 알피엠을 따라 꾸준히 올라가는 토크감에 역시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어정쩡한 무언가는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뉴프라이드 구입 후 갖가지 튜닝 유혹에 시달리면서도 초심을 잃지 말고 순정의 한계를 끌어내보고, 거기서 부족한 부분을 찾아 기초부터 차근차근, 천천히 해나가자고 했던 저의 생각이 별 희한한 것에 휘둘렸으니 아직 제가 철이 덜 들었나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