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 보강킷을 장착한 후 확연하게 달라진 뉴프의 느낌이 너무 좋은 것도 있었고, 상대적으로 더욱 약하게 느껴지는 프론트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하고 싶어서 안달이 났던 프론트 보강킷을 어제 드디어 했습니다.

X손에 다녀오신 분들은 다들 느끼시겠지만 제품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자부심이 대단하신 분들입니다. 그런 만큼 실제로 제품의 완성도도 높고, 정말 좋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비해 너무 저렴해서 오히려 그 가격에 장착해주신다는 것이 죄송해질 정도의 제품이죠.

처음 뉴프의 부족한 리어 강성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고, 그 해결책에 목말라 했지만 마땅한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없어 실망하던 중 깜독형의 슈퍼이엡을 통해서 X손 보강킷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투스카니 클럽을 통해서 화제가 된 제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제 정보력이 늦은 것이었죠. ^^;

그러나 그 당시에는 X손에서 뉴프라이드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없어 범용으로 장착이 가능한 프론트 보강킷만 가능한 상태였고, 리어는 2일 정도 차량을 맏겨서 작업해야 한다는 점에 망설이던 즈음 정식 제품이 발매되었습니다. 제가 장착할 때는 5번째로 장착하는 차량이라고 하시더군요.

이전에 장착후기를 올렸던대로 장착을 하자마자 느껴지는 엄청난 변화에 입이 귀에 걸려버렸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강력해진 리어로 인해 밸런스가 흐트러진 것인지, 스트럿바 하나로도 그럭저럭 버틸만 하구나 했던 프론트가 너무 느슨해졌다는 감각을 떨치기가 어렵더군요. 어쩌면 상대적으로 그런 것 보다는 실제로는 프론트도 그다지 강하지 않았지만 리어 강성의 부족에 제 온 신경이 쏠려있어서 프론트에 대해 제대로 생각할 겨를도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당장이라도 하러 간다 하고 마음먹었던 것이 이래저래 시간이 안맞아서 차일피일...... . 그러던 중 마음먹고 달려가지 않으면 할 수 없겠다 싶어 며칠 전 예약하고 어제 X손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두 번 이상 가지 않으면 길을 헤메는 타고난 길치인지라 용인에서 다시 뱅글뱅글...... . 결국 예상보다 조금 늦게 도착해버렸네요. 에구...... . -_-;;;;;

상현씨가 볼 일이 있어 늦으신다고 하시더니 결국 사장님께서 작업을 다 해주셨는데 작업하는 내내 보강킷에 대해서 사장님과 많은 대화도 나누고, 이런저런 재미있는 얘기들을 들으면서 X손의 제품과 작업에 대한 신뢰가 더욱 깊어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 보강킷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계신다면 제가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서서 보강킷 전도사가 되어 드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보강킷 천국 불신지옥!!!' ^^;;;;;

물론 보강킷은 출력튜닝 후 느껴지는 '목이 제껴지는' 변화와 같은 아드레날린이 뿜어져 나오는 튜닝에 비하면 그 체감은 작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그 목적을 이해하고, 그 목적을 위해 장착하는 사람에게는 긴 갈증 끝에 마시는 한 모금의 시원한 물처럼 정말 만족스러운 아이템이죠.

서스펜션이나 스테빌라이져와 같은 부분을 튜닝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없는, 정말 근본적인 기초가 되는 섀시를 직접 튜닝하는 것인 만큼 당장 느껴지는 변화와 체감의 여부를 떠나서 정말 기본이 되는 튜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 아무리 좋은 서스펜션, 높은 출력의 퍼포먼스 튜닝을 한다고 하더라도 태생적으로 부족한 섀시라면 그런 튜닝으로 얻어지는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기는 어려운 것 일 테니까요.

그렇다고 보강킷 장착 후 체감이 없다는 얘기도 아닙니다. 정말 둔한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라도 보강킷 장착 이후에 달라지는 차량의 특성은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와인딩이나 서킷에서의 하드한 주행이 아니더라도,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그 변화를 충분히 즐기고, 체감할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일단 프론트 보강킷을 장착한 이후의 느낌을 표현하자면 스티어링 반응이 정말 쫀득해진 느낌입니다. 특히 한 방향으로의 코너링보다 급격하게 S자로 변화하는 와인딩같은 곳을 공략할 때 손 끝에 전해지는 그 절묘한 느낌이 쫀득한 반응이라는 말 이외에는 달리 마땅히 떠오르는 표현이 없네요.

스티어링 휠의 조작에 대한 반응이 무척 민감해져서 정말 한 클릭, 한 클릭마다 반응한다는 느낌이 전해지면서 팽팽하고 예리하게 반응하는 감각에 즐거운 아드레날린이 뿜어져 나옵니다. . 이전에는 스티어링 휠의 조작과 함께 프론트가 그 방향에 맞춰 틀어지면서 코너를 적당히 휘어감고, 적당히 풀어주면서 달렸다면, 이제 같은 곳을 스티어링 휠의 조작 그대로 돌아나간다고 할까요? 단단해진 프론트의 강성 만큼 덜 뒤틀리기 때문에 반응도 민감해지고, 타이어의 그립도 더 많이 쓰면서 달리는 느낌입니다.

거기에 먼저 리어만 보강했을 때는 살짝 오버 성향이던 순정 상태에서 더욱 오버의 성향으로, 특히 후륜의 경우 타이어의 한계가 오기 전에 리어가 흘러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물론 그걸 컨트롤하는 재미도 쏠쏠했지만, 프론트까지 보강킷을 장착하고 났더니 이제는 그 성향이 다시 뉴트럴로 변화하면서, 슬쩍 도둑 맞았던(?) 접지력도 이제는 그 한계점까지 제대로 끌어내며 쓸 수 있게 되더군요. 덕분에 리어를 흘리는 잔재미는 사라져서 아쉽습니다만, 뉴트럴한 차량을 생각대로, 원하는대로 조작하며 달리는 큰 재미를 얻었으니 더욱 만족해야죠.

이전에는 상대적으로 약한 프론트를 리어가 받쳐주며 밀어주는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프론트와 리어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 한 몸으로 달려가는 느낌이 확실히 전해져 옵니다. 그 때문에 전륜에서 구동하며 달린다는 느낌이 몸으로 좀 더 자연스럽게 전달되고, 스티어링의 반응 뿐 만 아니라 그립이나, 트랙션의 체감도 조금 더 높아지는 느낌이네요.

이렇게 달라진 체감은 단순히 와인딩에서만 크게 느껴지는 것이 아닙니다. 차체의 불필요한 뒤틀림을 막아주는 만큼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도 훨씬 좋아지고, 고속에서의 풀브레이킹시에도 노즈 다이브가 확연하게 줄어들어 훨씬 더 효율적인 브레이킹이 가능해진 듯 하네요.

마지막으로 저희 동네에 과속 방지턱이 정말 많은데다, 규격화 되어야 할 과속 방지턱들이 유달리 크고, 넓고, 높은 것들이 많습니다. 속도를 제대로 줄이지 않고 무심코 넘거나, 살짝 오버해서 넘으면 요동치는 차체에 마음이 아플 지경이죠.

이런 과속 방지턱을 넘나들 때 마다 보강킷 장착 이후로 한 번에 묵직하게 넘는 리어와 달리, 요동치며 넘는 프론트에 늘 불안해서 긴장을 하곤 했는데, 보강킷을 하고나니 이제 프론트도 리어처럼 묵직하게 한 번에 넘어가는 느낌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만족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보강킷 했다고 무식하게 넘어다니면 오히려 그 데미지가 더 커질 듯 해서 조심조심하는 것은 마찮가지입니다만, 언젠가 곡괭이랑 삽들고가서 다 부숴놓던가 해야죠...... . -_-+

보강킷은 '튜닝=출력증대' 라는 인식이 좀 더 크게 작용하는 한국의 시장에서는 정말 그 이유와 가치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매니아가 아니라면 크게 와닿는 아이템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구성의 향상은 물론, 다른 튜닝들에 의한 변화와 성능향상을 위한 기초공사의 개념으로 생각한다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아이템이 아닌가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혹시 아직도 보강킷에 대해서 의구심이 드신다면 과감히 지르셔도 후회하지 않으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보강킷이야말로 '보강킷 천국 불신지옥' 이라는 문구가 딱 어울릴 정도로 큰 만족을 가져오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하니까요. 더불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그 이상의 변화와 만족을 얻은 듯 해서 더욱 즐겁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