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새벽 여인영님의 993터보와 새벽 드라이브를 다녀왔습니다.
이제 노면도 미끄럽지 않고 해도 길어져서 드라이브하기에 좋은 여건이지만 반면에 6시를 넘어서 출발하면 국도에 차량 통행 및 보행자들이 많아서 일찍 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 VR6는 그동안 미뤄두었던 여러가지 잡다구리한 작업을 마치고 처음으로 드라이브를 나온 것이라 내심 기대가 컸고, 잘 달려주어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993T는 현재 부스트를 높여 출력을 40마력 가까이 더 높여놓은 상태였고, 배기를 손봐 기존에 너무 조용하던 배기음이 좀 더 확실한 공냉음색으로 바뀌었습니다.

옆에서 가속을 할 때 뚜렷하게 들리는 저음의 공냉 노트가 정말 멋지면서 지나치게 남성적이라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로코 갤러리를 찍기가 무섭게 사진 몇컷 찍고 서울로 귀경했습니다.
여인영 원장 병원 오픈 시간에 맞추기 위해 곰탕 한그릇씩 먹고 헤어졌으며, 삼성동 주변에서 테드 스티커를 붙인 IS250을 봤지만 서로 제대로 인사를 나누진 못했습니다.
신호대기에 서있는 저를 추월할 때 제가 손을 들어 인사를 하긴 했습니다만 그분이 보셨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KWV3킷이 장착된 제차로 거의 2년만에 와인딩을 타면서 느낀 점은 현재 프론트 댐퍼압이 워낙 허당이라 지속적인 긴 턴에서 언더가 너무 심한 편이었습니다.
코너진입전에 제동을 강하게 한 직후 릴리스를 통해 무게중심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체중이 원상복귀되는 시간도 길어서 생각을 돌이켜보니 독일로 떠나기 전 가을 겨울 나야하기 때문에 댐퍼압을 약한쪽에서 두번째로 맞추었던 것이 기억나더군요.

앞뒤가 어느정도 단단하게 조여진 상태에서 미세조정을 통해 앞의 댐퍼압을 살짝 낮추면 언더가 주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절대적으로 강한 프론트 평형성이 이미 유지될 때 즉 롤이 지나치게 단단한 서스로 인해 억제될 때의 이야기이지 너무 약한 감쇄력으로 댐퍼의 수축이 심한 상태에서는 댐퍼압을 높여주어야 언더스티어가 줄어듭니다.

V3의 특성상 리바운스는 본넷을 열고 조절할 수 있지만 댐퍼압은 차를 떠놓고 쇽 업소버의 하단부분에서 조절해야하기 때문에 당장 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튼 두대의 애마를 몰고 와인딩을 탔던 즐거운 기억과 너무 더워지기 전에 또가고 싶다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즐거운 드라이브였습니다.
-testkwon-